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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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전체가 살아 있는 ‘현대 건축의 교과서’

2015-03-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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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혹적인 마천루의 도시, 현대 건축의 메카

[가장 미국적인 도시, 시카고]


하늘과 담수호의 경계, 수평선이 길게 늘어진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호수인지 모를 파랑과 초록의 중간인 청록(blue green)이 연상되는 도시.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는 마천루, 그 옆으로 바다처럼 드넓은 미시간 호수가 펼쳐져 있고 병풍처럼 솟은 건물사이로 유유히 강물이 흐르는 도시.


뉴욕 그리고 로스앤젤레스 다음가는 미국 3대 도시 시카고(Chicago)의 도심 풍경이다.

시카고는 대서양·태평양 해안선에서 멀리 떨어진 내륙 깊숙한 곳에 자리한 탓에 해외 문화가 범람하는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해안도시와 달리 미국문화를 비교적 잘 간직하고 있어 ‘가장 미국적인 도시’로 알려져 있다. 미슐랭 스타 31개를 획득한 미식 타운이면서 야구, 축구, 농구, 아이스하키 등 전종목의 프로 스포츠 구단이 터를 잡고있는 스포츠 도시. 여름밤 내내 블루스와 재즈, 클래식, 브로드웨이 못지않은 연극무대가 펼쳐지는 예술의 도시, 축제의 도시 등 양파껍질의 겹만큼이나 다양한 별명(30여 가지)을 지닌 시카고는 도심 전역에 걸쳐 일 년 내내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방문자에게 제공하는 매력적인 도시다.


▶취재협조

시카고 통합 관광청 Choose Chicago
웹사이트 www.choosechicago.com


⊙ 시카고 도심 건축투어

시카고 관광의 핵심이자 가장 인기 있는 어트랙션은 ‘건축투어’다. 세계적인 건축물과 야외에 설치된 공공 예술작품을 발견할 때마다 도심 속 보물을 발견한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건축투어는 시카고 건축재단에서 운영하는 보트투어, 가이드투어에 참가하거나 무료 지도를 구해 직접 찾아다니는 방법이 있다.

독특한 생김의 쌍둥이 옥수수 빌딩을 시작으로 한때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으로 알려진 시어즈타워(현 월리스타워), 일리노이주 주청사, 시카고 트리뷴 타워, 로맨틱한 호변 전망대 잔 행콕 빌딩 등 유명 건축물과 야외 조각상 등을 차례로 방문하면 된다. 시카고스 퍼스트레이디(Chicago’s First Lady) 보트투어는 미시간 호수와 이어지는 시카고 강을 따라 이동하며 약 90분간 진행된다.


매년 봄,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St. Patrick’s Day)가 되면 시카고 강에 진녹색 물감을 풀어 축제를 기념하며 대형 요트나 유람선이 강을 오갈때면 강철로 만든 도개교가 마치 양팔을 벌려 하늘로 솟구치는 진풍경을 연출한다.

또한 2차 세계대전 당시 해군기지였던 네이비 피어(Navy Pier)에서 출항하는 크루즈의 경우 미시간 호수를 떠다니며 시카고 마천루를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인기 투어로 프로그램에 따라 런치, 디너(부페식)가 제공되기도 한다.

● 시카고 건축재단 Chicago Architecture Foundation
● 주소 224 S Michigan Ave. Chicago, IL 60604
● 전화 (312)922-3432
● 웹사이트 www.architecture.org/tours


⊙ 스카이 데크와 시카고 360

짜릿함을 선사하는 ‘스카이 데크’와 미시간 호변과 인접한 ‘시카고360’에서는 3개주(인디애나, 미시간,일리노이)에 펼쳐진 지평선과 수평선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다. 돌출형 전망대 레지(ledge)가 설치된 스카이 데크는 1973~1998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알려진 윌리스타워(시어즈타워)의 103층에 자리한다. 레지는 강화유리로 제작된 투명한 사각형 박스로 건물 외벽 밖으로 1.3m 돌출, 지면에서 1,353피트(412m) 높이에 위치하며 레지에 오르면 발아래 시카고 도심 풍경이 아득하게 펼쳐진다.

‘시카고 360’은 낭만파 여행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전망대로 잔 행콕 타워 94층에 위치한다. 2013년, 사각형 유리박스를 외벽으로 밀어내는 탑승장치인 틸트(tilt)를 도입하여 로맨틱한 풍경과 짜릿한 스릴을 동시에 접할 수 있게 했다. 스카이 데크보다 한수 위란 평가를 받고 있다


⊙ 밀레니엄 팍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심 공원 프로젝트의 대표적 성공사례다. 올해로 11주년을 맞이하는 24시간 연중개방되는 야외 시민공원으로 공원에는 강낭콩 모양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조형물 ‘클라우드 게이트’(CloudGate), LA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과 스페인 구겐하임 미술관을 설계한 프랭크 게리의 야외 공연장 ‘제이 프리츠커 파빌리온’(Jay Pritzker Pavilion), 시원하게 물을 뿜어대는 ‘크라운 분수’(Crown Fountain) 등 볼거리가 많다.

그 중 클라우드 게이트는 사진을 촬영하는 사람들로 항상 붐비며 무게만110톤에 달하는 거울처럼 매끈한 표면을 지닌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조형물로 시카고를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매년 6~8월, 이 기간에 밀레니엄팍과 그랜트 팍에서 다채로운 야외공연이 펼쳐지며 누구나 잔디밭에 앉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 박물관 순례, 뮤지엄 캠퍼스

가장 미국적인 도시라 불리는 이유, 그 궁금증을 풀 수 있는 장소 가운데 한 곳인 뮤지엄 캠퍼스. 매년200만명이 방문하며 상상을 초월하는 1,500만점의 인류사, 광물, 유물, 광물 등이 전시된 필드 뮤지엄(Field Museum), 해양수족관 쉴드 아콰리엄(Shield Aquarium), 미국 최초의천문관 애들러 플라네타리엄(Adler Planetarium) 등이 밀집해 있다.

특히 도심 남쪽에 위치한 미국 최고로 평가 받고 있는 시카고 과학&산업박물관에는 지금껏 봐왔던 박물관과는 차원이 다른 규모와 시설을 자랑한다. 탄광갱도 체험, 무시무시한 토네이도 재현관, 2차 세계대전 당시 포획된 독일 U보트 잠수함 승선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밀레니엄 팍 남단에 위치한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는 트립 어드바이저(www.tripadvisor.com)에서 선정한 2014년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미술관. 고대 유물에서부터 고흐, 고갱, 르노아르 등 천재 미술가 작품이 대거 전시돼 있고 미국 현대미술과 흑인 예술에 이르는 25만점의 미술작품이 전시된 미국 3대 미술관 가운데 하나다.


⊙ 시카고 오버뷰

현지 원주민의 ‘야생 양파’라는 뜻의 시카아과(Shikaakwa)에서 시작했다. 이후 시카코(Shikako), 세카구(checagou)로 불리다가 현재 지명인시카고(Chicago)가 되었다.

미 대륙 중북부에서 가장 큰 도시로 연간 4,600만명이 찾는 미국 내 9번째 관광도시다. 3대 도시 치고는 상대적으로 방문자 수가 적은 이유는 관광도시로서 잘 알려지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혹독하리만큼 춥고 긴 겨울 때문이다. 시카고 방문 최적기는 4~11월로 겨울을 피해 방문하는 것이 좋다.

5대호와 미시시피강과 연결된 운하, 그물망처럼 이어지는 철길과 도로를 통해 광물, 곡물, 가축 등이 모여들며 일찍이 전 세계 곡물 선물거래의 80%를 담당하는 상품거래소 CBOT(Chicago Board of Trade)와 금융과 농축산물 상업거래소 CME(Chicago Mercantile Exchange)가 들어서 있어 뉴욕, LA, 도쿄에 이은 세계 4위의 경제도시다.

‘현대 건축의 메카’로 알려진 시카고는 1891년 시카고 대화재(GreatChicago Fire)로 도심 건물 대부분이 전소되었고 폐허로 변해버린 시가지는 세계적 건축가들의 활동무대가 되어 바둑판 모양의 도로망, 500개가 넘는 크고 작은 공원, 야외 공연장, 공공박물관 등 세계에서 보기 드문 쾌적하고 매력적인 계획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글·사진 정철 여행작가>

www.acrossthesea.org
acrosstheseaor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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