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석<소나타 다끼에자 음악감독>
■ 음악의 겉모습
위의 이야기와 전혀 관계없을 것 같은 이야기, 좀 딱딱하고 어려운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음악의 삼 요소는 선율(Melody), 화성(Harmony), 박자(Rhythm) 이다. 이론에 이자만 나와도 머리가 아프다는 분도 계시리라, 하지만 아래에 나오는 글은 쉽고도 쉬운 이야기이니 걱정을 붙들어 매시라.
■선율(멜로디)은 무엇일까?
우리는 지나온 세월 속에서 수많은 선율을 만났다. 그중 하나 아무거나 하나 불러보자. “학교종이 땡땡땡” 도 좋고 “애국가”도 좋다. 그저 단순하게 울려 퍼지는 짧은 노래, 그게 선율이다. 혹은 피아노의 앉아 두 손이 아닌 오른손만으로 짧은 노래를 뚱땅거리며 쳐보자. 그게 선율이다. 선율 혼자서 음악이 될 수 있을까? 물론이다.
어린 시절 나는 일요일이 무서웠다. 일요일만 되면, 아버지는 나에게 목욕탕에 가자고 하셨고 나는 늘 이리 빼고 저리 빼다, 결국에는 호되게 야단맞고 팔목 잡혀 끌려가기가 일수였다. 목욕탕 가운데는 뜨거운 물이 정 가운데서 콸콸 쏟아져 나오고, 때를 불리려면 그 안에서 최소한 100은 세고 나와야 했는데, 그런데 신기한 것은 할아버지들이셨다. 그 뜨거운 물 안에서 시원하시다면서, 이상한 소리를 내셨는데 타령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음----음----음---“ 선율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고.
이와 아주 비슷한 음악이 있는데, 그게 바로 그레고리안 찬트란 것이다. 음악의 시조 쯤 되는 음악이다. 이 음악은 리듬도 없고 화성도 없이 멜로디만으로 이루어진 음악이다. 이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마음이 편하여 지는 것이, 은근히 중독성이 강하다.
■ 화성은?
신동이라 불리는 모차르트가 아주 어린 나이에, 아마 세살쯤, 피아노를 치고 있었다. 전혀 피아노를 배운 적도 없는 아이였으니 어른들은 너무 신기하여 그에게 물어보았다. 지금 뭐하고 있어? 어린 모차르트는 이렇게 대답했다. “어울리는 음들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 에요.” 이러니 천재와 보통은 게임이 되지 않는다.
다시 피아노에 앉아보자, 또 학교종이 땡댕땡을 쳐보자. 이렇게 솔솔라라 솔솔미 솔솔미미레……. 오른손이 이 선율을 연줄 할 때 왼손이 아무 음이나 쳐보자. 당신이 피아노를 별로 잘 치지 못하고 음악 교육도 받지 않았는데 모차르트처럼 어울리는 음을 찾아 낼 수 있다면 당신은 천재임에 틀림없다. 아니라도 상관없지 않은가, 세상은 천재보다, 보통이 편한 법이니 말이다. 자, 본론으로 돌아가서, 어울리던 안 어울리던, 이렇게 같이 동시에 울리는 음 그들이 바로 화성이다.
조금 설명이 어렵다면, 이렇게 해보자, 아는 사람과 돌림 노래를 해보자, “퐁당 퐁당 돌을 던지자" 두 선율이 이 겹쳐지는 부분이 있다. 그렇게 두개 이상의 다른 소리가 겹쳐져서 나는 소리 이것이 화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