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에서 한인 뮤지컬 시장이 커지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루씨앤 마일즈, 신춘수 프로듀서, 배우 레이몬드 이씨.
뉴욕 브로드웨이 뮤지컬에서 한인들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들어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한인 프로듀서와 한인 배우들이 속속 참여하는가 하면 한인 관객들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브로드웨이가 한인 시장을 겨냥한 홍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내달 27일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첫 선을 보이는 ‘닥터 지바고’의 공동 프로듀서(Lead Producer)에는 한인이 합류했다. 바로 신춘수씨다. 신씨는 한국에서 ‘그리스’, ‘맨 오브 라만차’, ‘지킬 앤 하이드’ 등 10년 이상 장수 히트작을 만들어낸 오디 뮤지컬 컴퍼니 대표다. 공동 프로듀서인 신씨는 지난 2014년 힙합음악의 전설 ‘투팍’의 음악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내 소리 들리면 소리쳐 (Holler if Ya Hear Me)’의 프로듀서로 브로드웨이에서 데뷔했다.
한인 배우들도 활약 중이다. 레이몬드 이(한국명 이장우)씨는 ‘허니문 인 베가스’에서 여러 역할을 연기하는 앙상블로 출연중이다. 2006년 ‘맘마미아’와 애니씽 고우즈‘ 등에 참여한바 있지만 오리지널 캐스트로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르기는 ‘허니문 인 베가스‘가 처음이다. ‘왕과 나‘에는 한인 배우 두 명이 공연 중이다.
한인 여배우, 루씨앤 마일즈는 왕의 부인인 왕비, 레이디 티앙으로 출연중이며 애쉴리 박씨는 비중 있는 조연 ‘텀팀‘으로 연기하고 있다. 이중 루씨앤 마일즈는 지난해 ‘히어 라이즈 러브(Hear Lies Love)에서 이멜다 마르코스를 완벽하게 소화, 평단의 뜨거운 호평을 받은바 있다.
이외에도 지난 연말에는 브로드웨이 마술공연 ‘더 일루져니스트’에 유호진씨가 캐스팅되기도 했다.
뮤지컬 티켓 판매 전문 업체 ‘오쇼’에 따르면 한인 관객들의 수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오쇼의 조안나 대표는 “약 1300석의 극장을 기준으로 봤을 때 한인 관객의 수는 100~130명 선으로 약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10년 전에 비해서 한인 관객의 수는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한인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 뮤지컬 ‘라이언 킹’의 관계자들은 한인관객의 비중이 크게 높아진데 대해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년 사이 한인들을 겨냥한 뮤지컬 티켓 판매 업체가 2~3개 늘어났으며 동부관광과 푸른투어 등 여행업체들도 뮤지컬을 이용한 여행 홍보에 최근 뛰어들고 있다. 오쇼는 브로드웨이의 1년 동안의 뮤지컬들이 총망라해 소개되는 VIP초청 이벤트 ‘브로드웨이 쇼케이스’에 지난해 말 한인 업체로는 이례적으로 초청받기도 했다.
한인을 포함 아시안 시장을 겨냥한 홍보 행사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라이언 킹’에 이어 25일에는 ‘맘마미아’의 공연장인 브로드허스트극장에서 한인 언론들과 중국 언론들을 상대로 배우들이 직접 참여한 홍보 이벤트가 펼쳐졌다.
조안나 오쇼 대표는 “한인 관객들의 반응이 뜨거워지면서 한인 시장은 모든 뮤지컬들이 최근 관심을 갖고 있는 시장 중 하나”라며 “한국에서 뮤지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뉴욕까지 뮤지컬을 보러 오는 관광객이 늘어난 것도 한인 시장이 커지는 요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최희은 기자> A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