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베 미 의회 연설반대 청원운동 이정실 회장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연방의회 연설 계획에 반대하는 청원 운동을 이끌고 있는 워싱턴정신대대책위원회의 이정실(사진) 회장은 "아베 총리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놓고 솔직하게 토론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연방하원 외교위원장 앞으로 보낸 서한을 22일 공개하면서 "우리는 아베 총리의 의회 연설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아베 총리로부터 진정한 사죄와 반성을 끌어내려는 것"이라며 "앞으로 연방 상·하원 의장과 백악관에도 서한을 보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조지 워싱턴 대학 미술사학과 교수인 이 회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활동을 전개해 왔으며 올해 1월부터 워싱턴 정대위 5대 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청원 운동은 어떻게 시작됐나?
▲청원 운동은 단순히 워싱턴 정대위 차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뜻을 같이하는 모든 한인이 전개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과거사와 관련해 아베 총리의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데에는 한인사회 에서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가장 먼저 미주 한인 풀뿌리 운동을 하는 뉴욕의 시민참여센터(KACE·대표 김동찬)가 주도했고<본보 2월24일자 A2면> 여기에 많은 한인단체가 동참하고 있다. 특히 2대 정대위 회장이었던 서옥자 여사가 적극적인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서한의 초안은 캘리포니아 코리안아메리카 포럼에서 작성했다. 지금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짧은 기간에 청원에 참여하는 숫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아베 총리의 미국 의회 연설을 막을 수 있다고 보는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이번 운동은 단순히 아베 총리의 의회 연설을 막는 목적이 아니다. 아베 총리가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진정한 사죄와 반성을 하도록 이끄는데 있다. 일단 미국 전역에서 서한이 모이면 이를 정대위 차원에서 에드 로이스 위원장에게 전달하겠지만 앞으로 상·하원 의장과 백악관에도 서한을 보내는 등 활동 범위를 계속 넓혀나갈 생각이다. 과거를 사죄하고 반성하지 않는 한 의회 연설을 수락해서는 안된다는 뜻을 분명히 전달할 것이다.
-아베 총리가 과거사 문제와 관련한 태도를 바꾸지 않을텐데…
▲솔직하게 아베 총리와 위안부 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싶다. 아베 총리가 거부한다면 다른 경로를 통해서라도 우리 정대위의 분명한 입장을 전달할 것이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지속적으로 우리의 뜻을 전한다면 반드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 우리와 일본 정부 사이에서 도움을 주겠다는 일본 인사들도 많이 있다.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국제적 자료를 더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전문가들은 자료가 많지만 아직 캐지 않은 상태라고 말하고 있다. 미국내 주요 문서기록소에서 역사적 고증 자료를 찾아내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다. 논란의 여지가 없는 역사적 사실임을 밝히는 것이 급선무다. 이를 위해 전문 인턴과 연구원을 고용하고 필요하다면 자금도 모금할 계획이다. 워싱턴 정대위 홈페이지를 개편해 여성가족부와 KOWIN, 한국 정대협, 나눔의 집 등 관련 단체들을 하나의 링크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생각이다.
-올해 활동계획을 소개해달라.
▲지금까지 해오던 풀뿌리 정치운동에 더해 문화, 교육, 정보기술(IT), 예술 등 이른바 ‘소프트 파워’를 이용해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공감대를 넓혀나갈 것이다. 세미나와 전시, 출판, 그리고 필요하다면 영화 제작에도 나설 것이다.
올해 5월 초에는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KOWIN)와 함께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포럼도 개최한다. 5월말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카운티 정부 청사의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 평화가든’ 제막식 1주년에는 한국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초청할 계획이고 8월에는 한인 1.5세와 미국인을 상대로 포럼 개최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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