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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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트리스 레그 신드롬

2015-02-1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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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현 / 내과 전문의

십여 년전 필자가 내과 전문의 과정을 마치고 하와이 대학에서 노인의학과 전문의 코스를 밟을 때의 일이다. 당시 매주 화요일은 보훈병원에서 퇴역군인 출신들의 외래 진료를 하였다. 하루는 한국전 참전 용사 출신인 할아버지 환자가 오셨다. 당시 그는 70대 후반의 백인 환자였는데 수년간 밤만 되면 다리에 설명하기 힘든 불편함과 함께 다리 경련이 일어난다고 호소하였다.

이 환자는 고혈압과 양쪽 무릎의 퇴행성관절염이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특이한 병력이 없었다. 일단 기본적인 혈액검사를 하였는데 체내 철분이 부족한 철결핍성 빈혈 소견이 보였다. 철분 제재를 처방받고 환자의 중세는 점차 호전되었다. 빈혈의 원인을 찾기 위해 위 및 대장 내시경을 실시하였는데 십이지장 궤양과 대장 게실의 소견이 있어서 이에 따른 치료도 병행하였다.

이 환자에서처럼 하지에 불편함을 동반하며 편측 혹은 양측 다리 부위에 반복적 경련성 운동이 일어나는 것을 ‘레스트리스 레그 신드롬’(restless leg syndrome)이라고 한다.


이 질환은 전체 인구의 약 5% 정도에서 볼 수 있으며 중년에 첫 증상이 나타나고 연령이 높아지면서 증상이 심해진다. 가족력이 강하며 우성으로 유전하므로 가족 중에 한 명이 그 증상이 있으면 자녀들에게 이환될 확률이 높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파킨슨병에서처럼 도파민 계열 약물에 반응이 있는 것으로 보아 뇌신경 호르몬중 하나인 도파민 신경계의 문제가 아닌가 여겨진다. 또한 철분 결핍, 요독증, 말초신경염, 당뇨병, 류마치스 관절염 환자나 임산부에서도 유병률이 증가된 것을 볼 수 있다. 실제로 이 환자분의 경우에서도 철결핍성 빈혈 소견이 나타나서 철분 치료 이후 증상이 호전된 것을 볼 수 있다.

일반적인 증상은 쉬거나 잠들기 직전 다리에 가렵고 따갑거나 저린, 설명하기 힘든 아주 불편한 증상과 함께 다리를 움직이거나 걷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다. 치료로는 Bromocriptine이나 Pramipexole과 같은 도파민 항진 약제들이 1차 치료제이고, 근육이완제나 신경안정제도 효과가 있는 경우가 있으나 약물 의존성이 생길 수 있는 단점이 있다.

커피, 차, 탄산음료 등 카페인 함유 음료는 저녁시간에는 피하는 것이 좋으며 흡연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금연이 중요하다.

또한 앞서 언급했듯이 당뇨병, 요독증, 류마치스 관절염 등 기존 질환의 치료와 함께 반드시 혈액 검사를 실시하며 철분 결핍 소견이 있는지 확인하고 결과에 따라 치료를 시작해야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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