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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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크라이스트 더 티쳐 인터파로키얼 가톨릭 스쿨 3학년 강노아 군

2015-02-1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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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 꿈 그리는 의사 될래요

▶ 매직트리하우스 책표지 그림 전미 탑10 영예

“도화지는 제 머릿속과 연결된 창문과도 같아요. 매일 그 창문을 열고 상상의 나래를 펼칩니다.”

뉴저지 포트리 소재 ‘크라이스트 더 티쳐 인터파로키얼 가톨릭 스쿨’ 3학년에 재학 중인 강노아 군은 올해 ‘스콜라스틱’(Scholastic) 출판사가 주최한 ‘매직 트리하우스 책 표지 그리기 대회’에서 전미 ‘탑10’에 뽑히는 영예를 안았다.

미 전역의 초등학교에서 선별된 2, 3학년생 6,000여명이 참가한 이 대회에서 강 군은 이야기의 주인공인 잭과 애니를 각각 ‘거대한 매머드와 함께 동굴 앞에서 서 있는 소년과 소녀로 표현해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얻었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그림인 동굴 벽화에서 책 표지 아이디어를 얻어 빙하기 때부터 사람과 함께 살았던 매머드를 함께 등장시키게 됐습니다.”

사실, 강군의 그림 실력은 이미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인정을 받아왔다.
바로 뉴저지 허드슨 카운티에서 주최한 ‘2013년 지구의 날 포스터 경시대회’에 참가해 2등상을 수상하면서다.

어린시절 인형과 장난감 대신 스케치북과 크레용을 한시도 손에서 때지 않은 강군에겐 그림 그리기란 세상에서 가장 재밌는 놀이이다. 이런 강군에게 가장 훌륭한 그림 스승은 바로 아버지와 어머니이다.

맨하탄 소재의 명문 사립 미술대 ‘뉴스쿨’에서 인포메이션 디자인을 강의하는 아버지와 유명 패션잡지 ‘코스모폴리탄’의 아트 디렉터로 일하는 어머니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강군의 부모들은 아이 스스로가 선택할 권리를 주고 싶어 일부러 그림을 따로 가르치지 않았지만 타고난 재능을 감출 수는 없었다고.

강군이 하루 중 가장 즐거운 시간은 아버지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갖가지 기발한 물건에 대해 상상한 뒤 디자인하고 스케치하는 시간이다. ‘늦잠꾸러기를 위한 알람 배게’, ‘발목 삠 방지 부츠’ 등이 강군의 상상력과 함께 만들어진 산물이다.

이렇듯 탁월한 상상력과 그림실력을 자랑하는 강군이지만 ‘장래희망’에 관해서는 다소 엉뚱한 ‘외과의사’라는 대답을 내놓았다. 어릴 때 미숙아로 태어나 잔병치례를 많이 겪은 경험 때문이다.

“어릴 적부터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오늘 건강한 모습으로 지낼 수 있게 됐어요. 그래서 나도 꼭 아픈 어린이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치료해주는 의사가 꼭 되고 싶습니다. 그래도 그림은 계속 그릴 거예요.”

의사의 꿈이 헛되지 않기 위해 학업에도 열심이다. 전과목에서 항상 A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일찍이 건강의 중요성을 깨달은 탓에 요즘은 ‘태권도’를 통한 체력단련에 재미를 붙였다. 태권도를 배우며 한국인에 대한 정체성과 애정도 점차 키우고 있다.

강군의 장점은 타고난 재능보다 오히려 성실함이다. 나이에 걸맞지 않게 신중하며 맡은바 일에 책임을 다하는 성격이다. 학교에서 실시하는 미사에도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다. 재능은 곧 노력에서 나온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벌써 깨우친 셈이다.
아픈 아이들을 위해 행복한 꿈을 그리는 외과의사가 되고픈 강군은 아버지 강지훈씨와 어머니 이지언씨 사이의 2남중 장남이다. <천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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