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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네티컷/ 기자의 눈:‘왜 (Why)’ 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라!

2015-02-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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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고 푹 빠진 책 한권을 소개하고자 한다. ‘Start with Why’라는 책인데 너무 좋아서 한국어로 번역을 하고 싶어 알아봤더니 ‘나는 왜 이일을 하는가?’라는 제목으로 몇 해 전에 이미 출간되어 시중에 나와 있었다.

Ted 강연으로도 유명한 이 책의 저자 사이먼 사이넥은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위대한 리더들이나 소비자로부터 각광을 받는 위대한 기업들은 바로 이’왜 (why)’라는 질문을 먼저 시작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즉, 보통 사람들이나 기업은 ‘무슨 일(what)을 하는가?’에 대해서는 너무나 잘 알고 그중에 몇몇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how)’도 알고 있지만 ‘왜(why)’ 이 일을 하는가? 에 대해 아는 기업과 지도자는 드물다고 한다.

그가 말하는 "왜"라는 질문은 그 무엇보다 ‘본질’을 캐고 있다. 일에 있어서 목적이 무엇인가를 끄집어내고 일을 시작한 계기나 원동력을 묻는 질문이다. 예컨대, 두 석공이 일하고 있다. 첫 번째 석공에게 이 일이 즐겁냐고 물었다.


그는 땡볕에서 하루 종일 벽돌을 쌓는 일이 뭐 즐겁게냐고 불평을 하며 살기위해 할 수 없이 한다고 대답한다. 두 번째 석공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한다. 그는 놀랍게도 그 일이 즐겁다고 한다. 자신이 하는 일은 역사에 길이 남을 ‘대성당’을 짓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힌다. 똑같은 일을 하지만 첫 번째 석공은 더 많은 보수를 준다고 하면 그 일을 버리고 언제든지 떠날 것이다. 반면 목적의식이 뛰어난 두 번째 석공은 그 곳에 남아 더 오랫동안 그 일을 할 것이다.

저자는 ‘왜’라는 질문으로 출발해서 성공한 사례를 애플, 라이트 형제, 사우스 웨스트 항공사 등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지만 나에게 가장 강렬하게 남아 있는 메시지는 마틴 루터 킹의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문이다. 마틴 루터 킹은 인터넷도 없었던 그 시절에 그토록 수많은 군중을 어떻게 모을 수 있었을까? 똑똑한 사람이라서?

세상에는 똑똑한 사람은 많다. 하지만 똑똑한 사람이라고 해서 그렇게 세상을 바꾸지는 못한다. 그는 미국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되고 어떻게 해야 된다고 말하지 않았다. 대신 그가 가지고 있는 꿈을 이야기 했다. 나는 믿는다! 나는 믿는다! 이렇게 계속 그의 신념을 밝혔다. 그는 흑인이든 백인이든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사는 사회를 만들고 싶은 꿈이 있고 그가 가진 꿈은 반드시 이루어 질 것이라는 확신을 전했다. 바로 ‘왜’라는 이슈에 집중해서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러 일으켰던 게 성공의 관건이었다는 저자의 분석은 설득력이 있다.

우리나라에도 역사를 바꾼 위대한 리더들이 있다. 그 중에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이야말로 우리들의 영웅 중에 영웅이다. 그럼 그는 왜 한글을 만들었던가? 그는 훈민정음에서 어린 백성이 불쌍해서 그 일을 했다고 이유를 분명히 그리고 제일 먼저 밝히고 있다. 세종대왕의 ‘한글 창시’도 위대한 일에 시작은 바로 분명한 이유와 목적에서 비롯된다는 또 하나의 강력한 실례임에 틀림없다.

지금 세상은 온통 ‘왜’라고 묻지 않는다. "당신은 왜 이일을 하냐?"고 개인에게 물으면 남들이 다 하니까 혹은 그냥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 지역사회에 많은 한인 단체들도 행사를 기획하고 사람들을 끌어 모을 계획은 세우지만 그 조직의 궁극적인 존재 이유나 비전에 대해서는 별로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같이 평범한 사람들도 우리만의 고유한 존재 이유를 찾아내고 자기 자신보다 더 큰 목적이나 대의를 향한 뚜렷한 신념대로 행동한다면 이 책의 표지에 작은 글씨로 써 있는 것처럼 "꿈꾸고 사랑하고 열렬히 행하고 성공하기 위해서"라는 대답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송용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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