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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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불안·분노조절장애...화 부른다

2015-02-0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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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중진단: 사춘기자녀 ‘이상행동’

교내 폭언·폭행 연루 청소년 법정 서기도
왕따·약물남용… 전문가 상담 서둘러야

#9학년 아들을 둔 한인 김모씨 부부는 요즘 한숨만 늘고 있다. 김씨는 아들 제임스(가명)군이 친구와 말다툼을 자주하고 어른에게 반항심을 드러낼 때 별 것 아닌 일로 치부했던 것을 크게 후회하고 있다.

제임스는 사춘기에 접어든 후 학교 성적이 떨어지고 이상행동이 잦았다. 급기야는 최근 학교에서 친구와 말다툼을 하다가 화를 참지 못해 주먹다짐을 벌였고 학교 경찰에 이끌려 교장실로 불려갔다. 교장은 제임스에게 자초지종을 묻고 통상적으로 소지품 검사에 나섰다.


그러나 제임스는 이에 응하지 않고 학교 경찰과 교장을 죽이겠다고 협박했고 결국 경찰에 체포됐다.결국 제임스군은 청소년 법원에서 재판을 받아야 했고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진단을 받아 겨우겨우 보호관찰로 형량을 낮췄다”고 전했다.

#초등학생인 브라이언(가명)군은 화가 나면 물건을 집어던지는 버릇이 있어 주의를 받아온 상황에서 친구와 싸우던 중 책을 집어 던져 폭력성을 의심받아 차일드서비스국으로 신고가 접수되기에 이르렀다. 이후 브라이언군은 2년간의 상담치료 끝에 학교에서 ‘폭력적 아동’이란 꼬리표를 뗄 수 있었다.

이처럼 한인 부모들이 청소년기 자녀의 정서불안 치료와 분노조절 교육에 소홀할 경우 자칫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부모가 자녀의 이상행동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증상을 제때 파악해 도움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10대인 제임스는 그마나 청소년 문제 전문 변호사 도움을 받아 형량을 낮췄다.
청소년 상담 전문가들은 10대 청소년이 ADHD, 적대적 반항성 장애(ODD), 과잉공격성, 사회성 저하 증상을 보이면 부모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를 방치해 제때 상담치료를 받지 못한 아이일수록 학교 내 왕따 등으로 인해 마리화나 등 약물남용, 갱관련 범죄 등에 빠질 위험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의 말이다.
청소년 선도기관인 유스앤패밀리포커스의 이상숙 전도사는 “청소년 법원에 출두하는 10대 상당수가 정서불안 장애 또는 분노조절 장애를 보이는 경우”라며 “학업 스트레스와 부모와의 대화단절 가정환경 등이 사춘기 정서불안과 분노조절 장애를 낳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녀의 이상행동이나 폭력적 행동을 발견 시 상담치료와 함께 부모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하 기자>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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