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형 당뇨병·치매·부정맥·뇌졸중·피부암 위험 줄여
▶ 나쁜 콜레스테롤·혈압 높여 심장질환에 부작용 ‘상반’
[약이냐 독이냐]
커피를 즐겨 마시는 한인들이 많다. 커피는 건강에 어떨까? 커피에 들어 있는 항산화 물질은 블루베리나 브라컬리보다 더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커피의 트리고넬린(Trigonelline) 성분은 충치위험을 줄여준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했을 때 제2형 당뇨병, 파킨슨병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낮았던 것으로 여러 연구 결과 나타났다. 가장 최근의 연구보고에 따르면 피부암 예방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커피가 마냥 건강에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커피 추출방식에 따라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을 높이기도 하고, 커피의 카페인은 혈압상승 요인이 되며, 위장환자에게는 해가 될 수 있다. 또 여러 질병위험을 줄인다는 연구들이 나왔다 해도 확실하게 증명된 것도 아니다. 커피의 장단점을 한 번 체크해 본다.
# 커피와 제2형 당뇨병
하버드 공중보건 대학원 연구팀이 지난 2005년 커피와 제2형 당뇨병에 대한 9개 논문을 분석한 결과 하루 6~7잔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2잔 미만으로 마시는 사람보다 제2형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35%나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하루 4~6잔으로 마시는 사람들도 28% 정도 제2형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낮았다.
또 다른 연구에서도 9만명의 남성과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은 하루 6잔까지 마셨던 것으로 나타났는데, 남성은 제2형 당뇨병을 54%나 발병위험을 줄여주고, 여성은 30% 정도 발병위험이 낮았던 것으로 보고됐다.
또 여러 연구들에서도 카페인을 줄인 디캐프(decaf) 커피 역시 일반 커피처럼 제2형 당뇨병 위험을 줄이는 데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자들은 커피에 들어 있는 항산화 물질이 활성산소로 인한 세포 손상을 막는데 도움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커피에 들어 있는 마그네슘, 크롬 등은 체내 인슐린 분비 조절에 도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심장건강은
커피를 마시면 심장이 두근거린다는 사람들도 물론 있다.
13만명의 카이저 퍼머넨티 헬스플랜 멤버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는 하루 1~3잔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부정맥으로 병원에 입원할 확률이 20%나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성은 뇌졸중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09년에 발표된 대규모 임상연구인 ‘간호사 건강연구’(Nurses’ Health Study)에 따르면, 하루 2잔 이상 마시는 여성은 그보다 적게 마시거나 아예 마시지 않는 여성보다 20%까지 뇌졸중 발생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한 여성은 평균 연령 55세로 연구팀은 8만700명의 1980~2004년 간의 건강상태, 생활습관 등 자료를 분석했다.
# 그밖의 장점은
16온스 커피에 들어 있는 카페인은 운동 스피드를 높여주고, 근육 피로를 줄여준다. 카페인이 중추신경계를 자극하고 아드레날린 분비를 활성화시켜 운동효과를 높이는 것.
또 여러 연구 결과 대장암, 피부암 예방에 도움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담석증은 약 50%나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킨슨병, 치매 예방에도 도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핀란드와 스웨덴 공동 연구팀에 따르면 하루 3~5잔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 1,400명을 20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거나 가끔 마시는 사람보다 치매와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65%나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파킨슨병 위험을 80%나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여러 연구 결과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은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간견병 위험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최근 연구 결과로는 피부암 관련이다. 예일대학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국립보건원(NIH)과 미은퇴자협회(AARP)가 진행하는 ‘식습관 건강연구’에 참여한 44만7,400명을 평균 10년간 조사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커피를 하루 4잔 이상 마시는 사람은 피부암인 악성 흑생종에 걸릴 위험이 2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하루 1~3잔 마시는 사람은 흑색종 위험이 10% 낮았다. 이 연구는 국립암연구소 저널(Journal of the National Cancer Institute) 1월20일자 최신호에 게재됐다.
또 커피의 카페인은 두통약을 더 빨리 흡수시키는 효과가 있다.
# 커피의 단점은
그러나 커피가 누구에게나 다 건강한 것은 아니다.
뜨거운 물을 직접 들이붓는 프렌치 프레스나, 또 스웨덴, 노르웨이에서 마시는 달걀이 들어가는 스칸디나비아식 커피는 커피콩을 직접 끓여 오히려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을 증가시킬 수 있다.
또 커피의 카페인은 혈압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 심장 고혈압 환자 및 골다공증 위험이 있는 사람은 커피 섭취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특히 커피를 마시면 초조하고, 잠을 못 자거나 혹은 심장박동이 빨리 뛰는 것을 경험하면 너무 지나치게 마신 것.
또한 유산위험 증가를 막기 위해서는 임신한 여성은 커피 섭취량을 제한해야 한다.
미산부인과학회(ACOG)에서는 2010년 적당한 카페인 음료를 마시는 것은 유산이나 조산위험 및 태아 성장과 무관하다 밝힌 바 있다. 적당한 카페인 섭취는 하루에 약 200mg 이하로 이는 약 12온스 정도에 해당한다. 임신했어도 하루 1잔 정도는 괜찮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 연구에 따르면 커피를 많이 마시는 임신부는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유산위험이 높았다.
위염 증상을 악화시키는 단점도 커피에 있다. 또 카페인은 식도와 위장 사이를 막는 밸브를 느슨하게 하는데, 위식도 역류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위궤양 치료를 하는 사람은 커피를 피하는 것이 좋다. 카페인은 위궤양의 원인이 되는 헬리코박터균을 증가시킨다.
또 커피를 볶을 때는 벤조피렌 같은 발암물질이 나온다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커피 섭취가 유방암, 췌장암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도 나오기도 했다. 또 대량 생산을 위한 커피 경작지의 제초제, 농약 사용도 고려해 봐야 한다.
또한 커피에도 칼로리가 있음도 주의해야 한다. 6온스 커피 한 잔의 열량은 7칼로리다. 해프 앤 해프(half & half)를 넣으면 46칼로리로 올라간다. 여기에 설탕 한 스푼을 추가하면 또 23칼로리가 추가된다. 만약 크림, 설탕에 휘핑크림까지 얹어 커피 3잔을 마시면 커피만으로 하루 1,500칼로리를 섭취하게 된다.
# 카페인은 중독성이 있나?
그렇지 않다. 물론 뇌 중추신경을 자극하며 뇌를 깨우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중독성이 있는 니코틴이나 알콜 같지는 않다. 물론 매일 꾸준히 마시면 커피 의존성이 생길 수는 있다. 매일 마시다가 중단하면 두통이나 피로감, 집중력 저하, 근육통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카페인은 8~10시간 지나면 75%는 체내에서 사라진다. 커피의 카페인 효과가 지속되는 시간은 5시간 이상. 불면증이 걱정되면 오전에 마시는 것이 좋다.
또 카페인의 함량이 하루 744mg 정도로 커피를 많이 마시면 소변으로 칼슘과 마그네슘을 배출하게 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커피를 많이 마셔도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면 골 감소 위험을 증가시키지는 않는 것으로 보고됐다. 또 골 감소 예방을 위해서 칼슘이 풍부한 우유를 소량 첨가하면 된다.
# 커피가 좋다면…
카페인 섭취의 적정량은 바로 하루 200~300mg으로 커피 2~3잔 정도다.
전문가 중에서는 농약이 우려된다면 오개닉(organic) 커피를 마실 것을 조언하기도 한다. 또 그늘에서 경작한(shade-grown) 커피콩으로 미디엄 로스트(medium-roast) 커피를 마시는 것이 추천된다. 또 커피를 데운다고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건강에 좋은 성분이 파괴될 우려가 있다.
또 커피 자체로 즐기는 것이 좋다. 크림이나 설탕, 시럽 등을 첨가하게 되면 열량이 추가되므로 피한다.
■ 녹차는 어떤가?
"고혈압 예방하고 혈액순환·다이어트 도움‘건강음료’"
녹차는 ‘카테킨’(catechin) 성분 때문에 건강음료로 각광받고 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복부 지방을 태우는데 녹차가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녹차에 들어있는 파이토케미컬 성분인 카테킨이 신진대사에 작용하기 때문.
또 2013년 여러 연구들을 종합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고혈압, 울혈성 심부전 예방에 도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액순환 및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 때문.
또 치매예방에도 도움된다. 뇌 건강에도 혈액순환이 중요한데, 스위스 연구에 따르면 녹차를 마시는 사람들의 뇌를 MRI 영상으로 찍어 분석한 결과, 녹차를 마신 사람들의 뇌는 기억력과 관련된 뇌 분야의 혈액순환이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녹차의 카테킨은 콜레스테롤과 혈압을 낮추는데 도움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녹차를 마실 때 레몬을 추가하면 비타민 C 성분이 카테킨 흡수를 돕는다. 그러나 우유 등 유제품은 카테킨 흡수를 어렵게 한다.
<정이온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