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가진 능력으로 세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뉴욕 롱아일랜드 그레잇넥 사우스 고등학교 10학년에 재학 중인 이수한(16세·미국명 조수아)군.
이군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기로 결심한 것은 의사란 직업이 사회적 지위와 명예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남을 위해 봉사할 수 있고 존경받을 수 있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또한 의사의 길이 환자 한 사람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족과 주위 사람들 모두의 삶에 웃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2년 전 아이티에서 선교 활동을 하다가 굶거나 질병으로 고생하는 아이티의 어린이들의 모습을 보며 이 같은 결심은 더욱 굳어졌다고.
의사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이군은 “의사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의사의 사회봉사 역할과 이를 통한 보람이 다른 어떤 직업보다 크기 때문입니다.”
이군이 의사로서 가장 본받고 싶어 하는 인물은 바로 슈바이처 박사다.
그는 신학자이며 의사, 음악가로 아프리카 흑인들이 의사가 없어 고통을 당한다는 말을 듣고 의학을 공부한 뒤 아프리카 가봉에서 병원을 짓고 전도활동을 하면서 진료활동을 한 인물이다.
“슈바이처 박사는 여러 방면에서 다재다능했으나 모든 명예를 접고 빈민국 아프리카에서 흑인 구제에 생애를 바쳤습니다. 그의 헌신을 따라갈 수는 없겠지만 그가 가졌던 생명에 대한 존엄성은 평생 마음에 담고 싶습니다.”
슈바이처를 닮고 싶어 하는 이군은 실제 그와 같이 인성도 좋고 예술분야에도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 어머니 밑에서 늘 음악을 접했던 이군은 당시 피아노 교사의 권유로 6세 때부터 첼로를 시작해 지난 10여 년간 쟁쟁한 무대에 오른 베테랑 첼리스트다.
2년 전에는 링컨센터에서 열리는 ‘월드 피스 오케스트라’에서 한국인 대표로 연주를 선보였다. 매년 개최되는 월드 피스 오케스트라는 50여개 국가에서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15~22세 연령의 학생 134명만이 무대에 오르는 유명한 음악회이다.
6세 때 이민 온 이군은 한인으로의 자긍심도 잃지 않고 있다. 작년 12월 이군은 ‘제27회 독립기념관 관람 감상문 공모대회’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다. 이군은 한국청소년미주연맹에서 주최한 ‘차세대 한민족 지도자 여름캠프’를 통해 한국을 방문해 독립기념관을 관람한 감상문을 제출해 유일하게 특별상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된 것이다.
또한 이군은 작년 11월 뉴욕한인회와 퀸즈보로커뮤니티칼리지 쿠퍼버그 홀로코스트 센터가 개최한 위안부 영구 전시실 개관을 위한 기금모금 행사에서 연주를 펼치기도 했다.
이군은 8학년 때 이미 SAT와 SSAT를 2,400점 만점에 각각 2,000점, 2,340점을 받고 존스홉킨스대학의 영재학생 서머프로그램인 ‘CTY’에도 참가할 만큼 우수한 학생이다. 이군은 "고교 졸업 후에는 아픈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메디컬 테크놀로지에 대해 공부하고 싶다"며 "어떤 일을 하던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는 일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군은 롱아일랜드에 거주하는 이동환·윤상은씨의 2남 중 장남이다. <이경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