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는 온 몸을 긁으며 밤잠 설치는 분들이 많은데, 이는 건조한 날씨와 난방으로 수분 복원력이 떨어져 피부가 메마르기 때문이다.
피부건조증이란 정상적인 피부 상태에 비해 수분이 10% 이하로 부족한 상태를 말하나 원인과 상관없이 피부에 윤기가 없거나, 버석거리고, 트고, 갈라지고, 비늘이 생기고, 각질이 일어나고 건조해지고, 가렵고, 따갑고, 더 심해지만 붉어지고 화끈거리는 증상을 호소하면 피부건조증으로 본다.
50대 이상의 20%가 피부건조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주로 허벅지, 복부, 팔, 다리 등 피지 분비가 적은 부위에 나타난다.
원인으로는 유전적인 요인과 폐경기 이후 호르몬 부족, 그리고 건조피부를 동반하는 아토피 피부염, 어린선, 건피증, 만성 습진 등의 피부 질환이 있으면 피부 건조증이 생길 수 있다. 또한 피부 노화에 의해 65세 이상의 연령대에서 심한 소양증과 함께 나타날 수 있고, 건조한 환경이나 잦은 세안, 자외선 노출 등의 외부적 요인에 의해 피부 건조증이 유발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피부건조증을 위장, 췌장, 폐와 대장의 기능 장애와 연관시켜 치료하고 있다. 피부가 건조한 경우 대부분 대변의 상태가 좋지 않은데, 만성 변비를 가지고 있거나 변상태가 일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위장과 췌장이 좋지 않아 예민하여 자주 체하고 소화를 잘 시키지 못하거나 쉽게 배가 고픈 경우를 많은 환자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
위와 췌장은 인체의 지방의 흡수와 대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렇게 흡수된 지방은 피부의 수분을 머금고 있게 하는 지질막을 형성하는 핵심적인 요인이 된다. 또한 대장에서는 인체의 수분 흡수가 이루어지고 폐는 호흡을 통해 인체의 열을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이러한 이유로 치료시에 대장기능과 췌장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곡지혈과 삼음교혈을 많이 사용하는데 곡지혈은 팔을 접으면 사이에 생기는 주횡문의 끝에 위치하고, 삼음교혈은 다리 안쪽의 복사뼈에서 9cm 정도 올라간 지점에 위치한다. 혈 자리마다 약 5~10분간 눌러주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한약재 중 피부의 열기를 내리고 마른 것을 촉촉하게 하는 효능을 가진 천문동, 맥문동, 오미자, 패모, 길경, 귤피, 행인 등을 끓여서 복용한다면 피부에 생기를 불어넣어줄 수 있다.
특히 오미자는 자양, 강장 및 혈액순환 개선, 기침 해소 등의 효과가 있고 신 맛을 내는 구연산과 주석산 등은 인체 내 땀샘의 분비 작용을 조절해 주며 침샘의 분비를 촉진시켜 갈증을 풀어주는 역할을 함으로써 겨울철 피부건조증 및 기침 감기에도 효과가 좋다.
더불어 피부에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우선 물을 하루에 8잔 이상, 대략 1.5 ~ 2L 정도 섭취해야 하며 보습에 좋은 성분이 함유된 다시마와 호두, 율무, 시금치를 섭취해 주는 것이 좋다. 다시마는 미네랄이 풍부하며 요오드의 함량이 많아 미백, 보습, 피지생성 억제 등의 효능이 있고, 시금치의 경우는 비타민 A와 C를 다량 함유해 신진대사를 높여주며 피부의 수분 유지에도 도움을 준다.
일상생활에서 유의할 점은 샤워는 되도록이면 10분이내 간단하게 끝내고 미지근한 물로 씻는 등의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장시간의 잦은 샤워는 피부의 천연보습인자(natural moisturizing factor)를 손상시켜 유?수분 불균형으로 인해 피부 건조증을 악화시키고, 뜨거운 물은 피부 조직을 더욱 건조시킨다.
또한 보습제를 잘 사용하는 것도 중요한데 세안 및 목욕 후 바로 보습제나 로션을 바르는 것이 좋으며 참고로 호호바 오일을 소량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호호바 오일은 이스라엘, 캘리포니아, 멕시코 북부 지역의 사막에서 나는 호호바에서 추출한 기름으로 피지와 가장 유사한 성분을 지니고 있어 피부 유·수분 밸런스 조절에 아주 효과적이며, 항원성이 없어서 피부 문제를 야기하지 않아 안전하며, 피지선에서 피지의 분비를 억제해 여드름 치료에도 좋다.
<
황민섭 / LA 동국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