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약대, 치대, 법대 등은 반드시 대학원에 진학해야 하지만 기타 전공은 대학원 진학전에 동기와 이유를 분명히 해야 본인의 커리어에도 도움이 된다. USC 의대생들이 연구실에서 임상실험을 하고 있다.
[대학원 진학전 고려할점]
대학원은 일단 학부와는 ‘어나더 스토리’(another story)이다. 즉 대학과 대학원의 수준은 학력은 물론이고 구성원부터 완전히 틀리다. 학부 때는 어떻게 점수를 잘 받았을지 몰라도 리서치 중심의 대학원에 진학하면 공부의 깊이가 없으면 진도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 그야말로 ‘죽기 아니면 살기 식’으로 사생결단의 의지를 가지고 공부를 하지 않으면 무사히 학위를 받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또한 학생들도 어느 정도 나이가 먹을 대로 먹은 데다 기혼자들도 많아 공부하는 분위기는 더욱 절실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이런 대학원의 분위기를 미리 예감하고 대학원에 진학하기 전에 자신이 과연 잘 버틸 수 있을 지 그리고 졸업 후 커리어에 도움이 될 지 등을 잘 감안해 대학원을 고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대학원 과연 필요한가?
요즘은 학력 인플레 현상으로 웬만하면 대학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학원까지 진학하는 학생들이 증가하는 것이 보편적인 추세이다. 대학원을 진학하는 경우 학사보다 더 높은 학위를 요구하는 특정분야에서는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의대, 약대, 치대, 법대 등은 반드시 대학원에 진학해야 한다.
이밖에도 대학원 학위가 꼭 필요한 기술, 학문분야 등이 있다. 그러나 본인이 정확하게 무엇을 얼마나 더 공부하거나 연구할지 결정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단지 취업이 되지 않았다고 해서 시간을 벌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많은 대학 졸업생들은 취직이 안 될 경우 대학원을 선택하기가 일쑤이다. 그러나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고 해서 더 나은 기회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학비도 대학에 비해 훨씬 비싸기 때문에 대학원 진학은 아무리 신중을 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일단 자신의 커리어를 정하고 확실한 분야에 대한 열정과 비전이 있어야 대학원에 입학해서 공부해도 아깝지가 않을 것이다.
■ 전공에 대한 열정과 헌신이 있어야 한다
대학에서의 공부는 전공에 따라 일부 얼렁뚱땅 넘어갈 수 있지만 대학원 공부는 다르다. 본인이 관심이 없고 열정이 없으면 계속할 수 없다. 이때부터는 리서치는 물론 학습의 심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그 분야를 본인이 좋아하지 않고는 학과 공부를 쫓아갈 수 없다. 대학원 진학에 앞서 내가 이 분야에서 평생 몸 바쳐서 일할 자신이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특히 실무적인 분야의 대학원도 있지만 학문을 깊게 공부하는 대학원도 있다. 자신이 정말 헌신적으로 계속해서 공부를 할 수 있는지 알아본다. 전공에 대한 열정은 기본적으로 있어야 하겠지만 자신의 지속적인 연구로 해당분야의 학문이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희생정신이 수반해야 한다.
■ 동기부여가 중요하다
공부만 무조건 많이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당연히 학업량이 많고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확실한 동기부여를 받아야 한다. 내가 왜 이 공부를 하는지 또한 이 공부가 사회와 어떻게 연관이 되어 있으며 자신이 사회발전에 어떠한 역할을 하게 될지에 대해서도 폭넓고 깊게 생각한다.
직업적인 동기도 무시할 수 없다. 직업에 따라서는 대학원 학위 소지자가 아니면 아예 채용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엔지니어와 심리학자 등은 대학원 학위 소지자가 아니면 해당분야에서 일하기가 힘들다. 이 계통의 학부생은 이미 대학을 다닐 때부터 본인이 대학원까지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따라서 이미 대학 신입생부터 어떤 코스의 공부를 해야 하는 지 정확하게 알고 미리 준비를 하게 된다. 만약에 당신이 이런 그룹에 속해 있다면 다행이다.
만약 석사학위가 필요하지 않은 분야라도 대학원까지 마치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해당 분야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할지라도 이론적인 배경지식을 더 쌓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해서 더 공부를 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특히 교사는 대학원 학위를 권장할 만하다.
또한 영어, 음악, 연극, 과학, 수학 분야의 교사들은 대학원에서 더 많은 지식을 쌓고 자극을 받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하다.
■ 효율적인 시간관리와 논리적인 사고력
대학원은 공부뿐 아니라 리서치 혹은 경우에 따라서 학부생들을 가르쳐야 하는 조교 등의 업무도 주어지기 때문에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않고는 감당을 할 수가 없다. 연구 교수와의 관계 구축에도 시간을 내야 하고 리서치와 연구 논문 등에 들어가는 시간도 무시할 수 없어 효율적인 시간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사고력이 필수이다. 논문이나 리서치 등에서는 평면적인 사고방식이 아니라 입체적인 접근방식이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평상시에 사물을 논리적으로 보고 분석하는 사고력이 필요하다. 또한 대학생을 가르치는 일 등에서는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분석하는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창의적인 교육을 시키기가 힘들다.
■ 분야별로 석사학위를 했다고 연봉이 크게 차이 나진 않는다
실제로 대학원 석사학위는 특별히 필요로 한 분야를 제외하고는 그렇게 효과가 없다.
사실 대학원에 있다 보면 현장에서 경력을 쌓을 시간도 줄어들게 된다. 또한 대학원 학비는 대부분 융자로 하는 데다 갚을 액수도 많기 때문에 여간 부담스럽지 않다.
만약에 전공과 일치되지 않는 분야의 일자리를 잡아야할 경우 해당 업체에서는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고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회사에서 요구하는 것보다 넘치는 자격을 가지고 있을 때는 본인의 구직에도 그렇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대학원만 졸업하면 특별히 연봉이 더 많을 것이라는 환상에서 빠져나올 필요가 있다.
[대학원 진학해야 하는 이유 분석]
"졸업 후 목표·비전 없이 막연한 선택은 낭비"
대학원 진학에 관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자문자답해야 할 사항이 있다. 즉 본인의 커리어와 관련해 특별히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어떤 대학생들은 졸업 후에 무엇을 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한 채로 대학원 진학이라는 대안을 찾는다. 그저 대학원을 졸업하면 무엇인가 할 수 있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에 젖어 쫓기듯이 대학원에 진학한다.
그러나 이것은 돈과 시간을 낭비할 우려가 있다. 대학원은 본인 커리어에 대한 정확한 비전은 물론 미래에 대한 계획이 있는 학생들이 진학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만약에 대학원에 진학할 생각이 있다면 과연 이 학위로 무슨 일을 할 것인지 정확하게 결정해야 한다.
대학교 때와는 달리 대학원의 모든 학과목은 전공과 아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고 전공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학부에 비해 더 많은 학자금이 들기 때문에 제대로 투자하지 않을 경우 시간은 물론 재정적인 측면에서도 큰 낭비가 될 수 있다.
경영대학원의 경우 보통 학부를 졸업하고 취업을 한 후 일을 하면서 현장 경험을 어느 정도 익힌 후에 진학하는 것이 보통 더 유리한 편이다. 학부를 졸업하자마자 대학원에 진학할 경우 이론에 치우친 공부를 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박흥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