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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학부모와 한국 학부모의 교육철학

2015-01-12 (월) 수지 오 칼럼 / LAUSD 교장, 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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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방학엔 2주 동안 한국에 가서 다문화 교육, 영어교육, 영재교육, 학부모 교육 등에 대해 강연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그 중 한국 교육방송 ‘EBS 초대석’에 초대되어 제가 경험한 유대인 학부모와 한국 학부모 교육철학에 대해 저의 생각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실제 방영은 1월28일 오후 12시10분 EBS 채널, 재방영은 1월30일 밤 12시 EBS Plus Channel에서 방송된다고 합니다. 오늘 칼럼은 EBS Interview 내용을 토대로 썼습니다.

제가 22년째 교장으로 일하고 있는 학교는 Los Angeles의 Hancock Park 지역에 있는데 본래는 유대인 동네이지만 지난 20여년 동안 한국 부모들이 자녀를 많이 보내고 있습니다. 이제는 학교 학생들도 30% 백인(주로 유대인), 50% 동양인(주로 한국인), 8% 라티노, 8% 흑인등으로 다양한 학생들이 재학하고 있습니다.


유대인 학부모들은 예외는 있지만 주로 대화와 논쟁의 힘, 즉 묻고 토론하는 환경을 자녀에게 제공하려고 애쓰고, 호기심은 창의력의 밑거름이라고 믿습니다. 자녀의 개성과 재능을 발견하여 살리려고 노력합니다. 자녀의 장점, 자녀의 행복, 자녀의 가능성을 자녀와 시간을 내어 늘 대화 하려고 노력합니다. 부모 자신들도 독서를 하고 신문을 읽으며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 자녀와 토론합니다.

저는 모든 학부모들에게 저의 미국 교육계에서의 40년 일한 경험을 살려 다음과 같은 조언과 제안을 합니다.


1. 자녀에게 ‘최고’를 기대하지 말고 자녀가 ‘최선’을 다 하라고 하세요.

Malcolm Gladwell의 책 ‘Outliers’에서 하는 일에 1만시간 투자하면 잘할 수 있다고 한 것처럼.


2. 자녀의 선택 (choice)과 목소리(voice)를 반영하세요.


3. Carole Dweck(캐롤 드웩) 박사가 그녀의 책 ‘Mindset’에서 말하는 것처럼 자녀의 능력이 아니라 자녀의 노력(effort)을 칭찬하세요.

“You are smart."(너는 똑똑하다)라고 하지 말고 “You must have worked really hard."(너는 무척 노력하며 열심이 일했구나)라고 말하세요.



4. ‘듣는’ 부모와 ‘말하는’ 자녀가 되세요. 흔히 부모가 다 말하고 자녀가 말할 수 있는 기회는 별로 주지 않습니다.


5. 자녀에게만 독서하라, 공부하라 하지 말고 부모도 독서하고 늘 배우는 모습을 자녀가 볼 수 있도록 하세요.


6. 자녀의 돈과 출세만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나중에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공부를 해야 됩니다.


7. 자녀를 형제나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말고 자녀를 자녀 자신과 시간을 다르게 해서 비교하세요.

또 실패를 감당할 수 있는 자녀를 키우세요. 인생을 살아가면서 성공만 맛볼 수는 없으니까요.

좌절감을 이기는 힘도 있어야 됩니다.


8. 자녀의 미래 준비는 4C’s(Communication 의사소통 스킬, Collaboration 협동, Creativity 창의력, Critical Thinking 사고력)를 강조하는 배움이어야 합니다.


9. Paul Tough는 그의 책 ‘How Children Succeed’에서 Curiosity(호기심), Grit(끈기), 인성(Character)이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했습니다.


10. 대학 진학에만 관심을 둘 것이 아니라 대학과 대학원 적응, 사회에 나아가 직장생활 적응 등에 필요한 ‘soft skills’ 즉 갈등 해소력, 인간관계 기술, 문제 해결력, 유머감각 문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는 능력, 사회에 자신의 배움과 능력을 환원하는 태도가 글로벌 시민이 가져야 할 기본적인 양식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교육상담 : drsuzieoh@gmail.com

<수지 오 칼럼 / LAUSD 교장, 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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