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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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퀸즈 베이사이드고교 12학년 이승현 군

2015-01-1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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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춤.금융투자가 꿈 둘다 포기 못해요”

11살때 K팝에 푹~ 친구들과 영상보며 춤 연습
고교 힙합클럽 결성, 내달 페스티벌 창립 공연

K팝 가수들의 춤추는 모습이 멋있어 혼자 따라했던 게 계기가 돼 교내 댄스클럽까지 직접 만든 한인 춤꾼 고교생이 있다.

퀸즈 베이사이드고교 12학년에 재학 중인 이승현(사진·미국명 션)군은 지난해 말 교내 댄스 동아리 ‘힙합 클럽’을 결성했다. 이 군은 클럽에서 활동하는 10여명의 학생들과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K팝 가수들은 물론 미국 힙합 가수들의 춤을 연구하고 연습한다.


이군은 "11살 때 인터넷을 통해 K팝을 처음 접하게 됐는데 막연히 흥미롭고 재미있다는 생각에 따라하다 8학년 때부터 K팝에 관심 있는 친구들과 집에서 영상을 보며 춤을 연습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 바쁜 학업 중에서도 춤은 이 군에게 활력소가 됐다.
"시험 준비, 과제 등 학업 때문에 바쁘지만 춤을 추는 동안만큼은 모든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어 좋아요. 고교시절 내내 춤은 빡빡한 학교생활 중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 주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 고등학교에 입학했을 때는 비보이 댄스클럽에서 활동을 했었다. 그러나 비보이 댄스는 고난이도의 기술을 익혀야 하는데다 연습량을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이군처럼 가요나 팝의 대중적인 춤을 즐기려는 학생들의 취향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이 같은 고민을 하던 이군은 친구들의 클럽 결성 제안에 용기를 내 평소 가깝게 지내던 한국어 선생님과 상의 끝에 ‘힙합 클럽’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꼭 춤 솜씨가 없더라도 춤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함께 춤을 즐길만한 곳이 없다는 게 늘 안타까웠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가 춤을 추는 모습을 본 친구들이 ‘한번 클럽을 만들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의한 게 동기가 돼 선생님의 도움을 얻어 클럽 결성을 추진하게 됐습니다."

현재 이군은 클럽에서 친구들에게 춤의 기본기를 가르치고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춤 동작을 응용해 새 안무를 개발하고 있다. 힙합 클럽은 내달 교내에서 열리는 한국 문화 페스티벌에서 창립 후 첫 공연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춤 솜씨 못지않게 학업 능력도 뛰어난 이군의 장래 희망은 최고의 춤꾼이 되는 것 외에도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금융투자가가 되는 것이다.

올해 대학 새내기가 되는 이군은 이 같은 이유로 대학 전공과목도 파이낸스를 선택했다.이 군은 실제 수개월 전부터 새벽 4시에 일어나 2시간씩 런던에 기반을 둔 세계 최대 외환거래시장 ‘포렉스’(forex) 사이트에서 실전 외환투자까지 해가며 열공(?)을 하고 있다.

외환 투자를 경험할수록 금융의 매력에 푹 빠지고 있다는 이 군은 “오후에는 힙합 클럽 활동하랴, 새벽에는 외환투자 하랴 바쁘고 힘들지만 반드시 두 가지 목표를 다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할 작정입니다”라면서 환하게 웃었다. 춤과 자신의 꿈에 대한 이군의 열정은 겨울 추위도 녹일 만큼 뜨겁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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