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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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기억 쌓아가기

2014-12-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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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P.E.T(효과적인 부모역할 훈련) 워크샵을 진행했다. 이 워크샵은 토마스 고든 박사에 의해 개발되고 보급된 프로그램으로 부모와 자녀간의 관계를 개선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교육하는 데 주된 초점을 맞췄다.

P.E.T에서는 자녀에 대한 부모의 반응에 항상 일관성이 있어야만 한다는 일반적인 주장은 매우 비합리적인 것이므로 이러한 입장을 따를 수 없다고 본다. 대신 부모 개인이나 자녀, 환경의 조건에 따라 부모의 태도가 계속해서 변화하면서 자녀의 행동을 수용할 수도 있고, 거부할 수도 있게 되므로 그 상태를 인정하고 솔직하게 반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P.E.T에서는 이렇게 때에 따라 변화하는 수용-거부 관계 속에서 부모에게도 문제가 되지 않고 자녀에게도 문제가 되지 않는 행동(예를 들면 부모가 차 한 잔을 마시면서 편안하게 쉬고 있는 상태에서 자녀가 학교에서 있었던 즐거웠던 일을 말하는 것)은 ‘문제없는 영역’에 속한다고 보고, 궁극적으로는 나 전달법, 반영적 경청 등의 다양한 의사소통 기술들을 사용하여 이 영역을 증대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또한 부모와 자녀가 ‘문제없는 영역’에 속하는 관계를 맺고 있을 때 그 관계를 더욱 깊고 단단하게 다져나갈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즉 부모와 자녀 간에 별다른 갈등이 없고 서로가 서로를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서 긍정적으로 상호작용을 맺을 수 있을 때 더 많은 추억거리들을 쌓아서 이후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게 될 때 그 기억들을 꺼내볼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다.

나의 성장기를 돌아보면 부모님 그리고 동생과 함께한 소박한 추억거리들이 많다. 여름에는 수박을 먹다가 마루에 신문지를 깔아놓고 수박씨를 누가 멀리 뱉는지 시합도 했었고, 겨울에는 천원짜리 한 장을 1등상으로 걸어놓고 윷놀이를 하기도 했다.

대학로를 걸으면서 포장마차에서 파는 떡볶이를 사먹으면서 깔깔거리기도 했고, 재미있다는 영화가 나오면 가족들이 함께 극장에 가기도 했다. 무엇보다 한 달에 한 번 용돈과 함께 봉투에 넣어주셨던 아버지의 손 편지는 바쁜 아버지와 자주 얼굴을 마주하며 이야기 나눌 수는 없어도 서로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매우 소중한 통로이기도 했다.

당신이 가정에서 자녀들과 함께하고 있는 시간들은 어떤 내용들로 채워져 있는가? 부모와 자녀간의 대화가 거의 없고, 있다고 하더라도 성적 이야기, 대학 이야기가 주된 대화의 소재인가?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부모는 부모끼리 따로 따로 여가시간을 보내고 있는가?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서 고민하고 있는가? 주변을 돌아보면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활동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식사를 하면서 이곳에 담겨있는 몇 가지 질문을 던지는 것만으로도 아이들과 생각지 못했던 풍성한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된다. 또 인터넷 검색창에 ‘Family Fun Activity’를 입력만하면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수십 가지의 아이디어들을 발견할 수 있다.

할 수 있을 때, 가족들이 함께 있을 때, 서로 얼굴을 마주볼 수 있을 때 그 소중한 순간을 놓치지 말자. 두고두고 서로의 마음에 담아놓고 힘들 때, 외로울 때 꺼내어 가족들의 사랑과 웃음을 떠올리며 다시 한 번 힘내서 살아갈 수 있도록 오늘부터 아이들과 추억들을 쌓아가 보자. 행복한 기억을 쌓아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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