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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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서 합창 꿈 이뤘죠”

2014-12-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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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8년만에 ‘유펜 글리클럽’ 공연 이끈 김세훈 군

아이비리그인 펜실베니아 대학의 전통 깊은 남성 합창단 ‘유펜 글리 클럽(University of Pennsylvania Glee Club)’의 백악관 공연이 88년 만에 최근 다시금 실현돼 학교가 온통 축제 분위기다.

특히 이를 가능케 한 배경에는 뉴저지 레오니아 출신 한인 재학생 김세훈(미국명 저스틴)군의 역할이 컸다. 백악관이 연말에 개최하는 ‘할러데이 탤런트 프로그램’에 맞춰 올해 7월 공연 신청서를 직접 제출한 김군은 최근 대학 신문과 인터뷰에서 “‘유펜 글리 클럽’의 백악관 연말 공연 재현은 개인적인 꿈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일명 ‘프로젝트 1600 펜실베니아 애비뉴’란 특명 아래 남들보다 훨씬 앞서 한창 더운 여름부터 올해 크리스마스를 미리 준비하며 성공적으로 완수해낸 결과다.

이번 백악관 연말 공연에는 전국에서 3,000여개 단체가 신청해 이중 16팀이 최종 선정돼 지난 10일 공연했다. 이중에서도 특히 ‘유펜 글리 클럽’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영부인 미셸 오바마를 위해 노래할 수 있는 유일한 팀으로 선정돼 무려 15분간 대통령 부부만을 위한 특별 공연까지 선보였다.


유펜 와튼 스쿨에서 금융경제학을 전공하고 있는 4학년생으로 글리 클럽에서는 비즈니스 매니저를 맡고 있는 김군은 “백악관 직원으로부터 대통령 부부를 위한 공연 기회까지 갖게 됐다는 소식을 들은 단원들이 모두 숨이 막힐 정도로 기뻐했다”며 “진정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고 대학 신문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유펜 글리 클럽’이 백악관에서 공연한 것은 미국의 제30대 대통령인 캘빈 쿨리지 대통령 재임 시절이던 1926년이 마지막이었다. 무려 88년 만에 백악관을 다시 찾았다는 소식을 들은 오바마 대통령도 공연 당일 단원들에게 찬사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고. 25명의 단원들은 2시간30분 동안 이어진 백악관 공연을 위해 직접 버스를 타고 워싱턴 DC로 이동했고 공연 후에는 관광도 즐겼다.

1862년 창단된 ‘유펜 글리 클럽’은 현재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글리 클럽 중 하나로 손꼽힌다. 클럽은 캠퍼스 공연은 물론 지역사회 행사나 전국 각지는 물론 해외 무대에도 오르고 있다. 올해 여름에는 탄자니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에서도 공연했고 앞서 5월에는 제56회 인터내셔널 투어 일환으로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공화국 등을 방문해 공연하기도 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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