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웃을 생각하는 성탄절

2014-12-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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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과 생각

오늘은 성탄절이다. 성탄절은 기독교 최대 절기다. 모든 인류가 즐거워하고 기뻐하는 날이다. 기독교인들은 믿음의 근본인 예수탄생 기념일이다. 그러니 기뻐하는 게 당연하다. 비신자들도 성탄절은 덩달아 기분이 들뜨고 흥분된다. 종교와 상관없이 전 인류가 기뻐하는 날이다.

그런데 기쁨의 날에 의미를 두지 않는 이들도 있다. 심지어 우상숭배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이들은 12월25일 예수가 탄생하지 않음을 내 세운다. 그날은 로마의 태양신 축제일이라고 그 근거를 삼는다. 이교도의 풍습에서 유래한 날이라는 것이다.

기독교인들은 이런 이유로 성탄절이 문제될게 없다고 한다. 12월25일은 예수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이기 때문이란다. 다시 말해 성탄절은 예수가 태어난 날이 아니라 그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이라는 얘기다.


기독교사전은 성탄절을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기념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예수가 언제 태어났는지 그 정확한 날짜를 아는 사람은 없다. 대개의 기독교인들은 12월25일을 예수의 출생일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는 의미가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예수가 태어난 날도 아닌데 왜 성탄절로 삼게 됐을까? 기독학자들은 성탄절의 시작을 로마인들이 태양신을 축하하는 미트라 축제일과 긴밀한 연관관계를 지녔다고 보고 있다. 페르시아에서 시작한 태양신인 미트라교가 로마에 전파된 것은 기원전 1세기다. 그리고 이 종교의 축제일이 바로 12월25일이었기 때문이란다.

그럼, 어찌해서 그 날을 예수탄생 기념일로 삼은 것일까? 기독교인들은 이날을 우상숭배의 날이 아닌 ‘기독교의 날’로 만들고자 예수 탄생을 축하하는 날로 삼게 됐다고 한다. 성탄절은 우상숭배가 아닌 우상을 타파하고 배격하기 위해 기독교인들을 위한 대안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결국 성탄절은 태양신을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날을 타파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념일이란 얘기다. 이유야 여하튼, 현대인들은 성탄절을 예수가 태어난 날이나 그의 탄생 기념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막12:31)” 기독교인들 대부분은 성탄절을 생각할 때마다 새삼 불우이웃을 먼저 생각한다. 많은 한인교회들도 그 어느 때보다 이웃사랑 실천에 열심이다. 아기 예수는 탄생부터 화려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탄절은 오늘을 사는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삶의 희망이며 마음의 안식이 돼야 한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이웃에 대한 관심은 더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일부교회들은 그렇지 않다. 성탄절을 단순히 감사헌금을 수확하는 날로 생각한다. 감사헌금을 그토록 강조한다. 그러면서도 불우이웃 돕기에는 인색하기 그지없다. 헌금은 복음 선교를 위한 것이라는 게 신앙적인 설명이다. 가장 중요한 헌금사용은 불우하고 고통 받는 이웃을 돕는 일이다. 이것이 예수가 가르친 가르침이고 사명인 것이다.

매년 한인교회들이 성탄절 감사헌금 전액을 불우이웃돕기에 사용하면 어떨까? 그렇게 된다면 ‘기쁘다 구주 오셨네, 만백성 맞으라’는 성탄의 찬송소리가 교회에 가득찰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인사회 곳곳에도 감동적으로 울려 퍼지지 않겠는가.

성탄절을 맞아 ‘즐거운 마음으로 예수를 경배하자’는 의미인 “Merry Christmas”가 한인교회와 기독교인 모두에게 넘쳐흐르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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