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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두암

2014-12-02 (화) 안상훈 / 암 전문의, 엘에이 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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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세 남성 환자가 약 1년 전 목소리가 쉰다는 호소를 하며 필자를 찾아 왔다. 점점 목의 전면 중앙 부위에 통증이 생기고 음식을 삼키기가 불편해졌다.

목 부위 자기공명 영상촬영(MRI) 검사상 후두 부위에 종양이 보였고, 이비인후과 의사가 후두경을 통해 조직검사를 시행했다. 우려했던 대로 후두암(laryngeal cancer)으로 진단됐다.

후두는 목 중앙에 위치하는 기관으로 다양한 모양의 연골로 구성되어 있다. 이 연골 중 갑상연골은 넓적한 방패 모양으로 중앙부가 튀어나와 우리가 소위 아담의 사과(Adam’s apple)라고 불리는 부위이다. 후두는 발성을 하는 기관이고 기도로서의 역할도 한다. 성대도 후두의 한 부분이다.


후두에서 발생하는 암은 대개 ‘편평상피세포 암’(squamous cell carcinoma)이다. 후두암은 주로 흡연, 심한 음주, 여러 공해물질의 자극이나 바이러스 감염 등에 의해 발생한다.

일반 대중들에게 권고되는 조기검진 안은 없지만 심한 흡연 혹은 음주를 하는 분들은 1년에 한 번은 후두암을 포함한 두경부 암 전반에 관한 검진을 받는 것이 권고된다. 후두암은 앞서 언급한 환자에서처럼 대개 목소리의 변화로 진단된다. 이유 없이 목소리가 쉰 채로 수주 이상 지속된다면 일단 이비인후과 의사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그 밖에도 목에서 혹이 만져진다든지 숨을 크게 들이 마실 때 목에서 소리가 나는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다.

후두암이 의심되면 일단 이비인후과 의사가 후두내시경 검사를 통해 후두를 관찰한다.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혹이 있으면 이를 떼어 내는 조직검사를 하게 된다. 후두가 어디까지 퍼져 있는지를 보기 위해 경부 전산화 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 영상촬영 등을 하게 된다.

특히 목 부위를 벗어나 신체의 다른 부위에 원격전이가 되어 있는지를 보기 위해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 등을 하기도 한다.

후두에 혹이 있다고 모두 암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암보다는 양성 질환들이 더 흔하다. 여기에는 성대 결절 및 폴립이 있다. 그밖에도 역류성 식도염이나 후두염 등으로 인해 암으로 오해될 증상들이 발생할 수 있다.

후두암은 어떻게 치료할까? 후두암 중에서도 특히 성대에 생기는 암은 많은 환자들의 관심사이다. 왜냐하면 성대는 목소리를 내는데 있어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성대에 진행된 암이 생기면 수술을 해서 성대를 잘라냈다. 안타깝게도 이런 분들은 평생 본인의 자연스런 목소리를 잃게 된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MD Anderson 암센터의 한국계 의사인 홍완기 박사에 의해 항암제와 방사선 병행치료가 수술과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후두암 환자들이 목소리를 보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조기 후두암의 경우는 목소리를 보존하는 간단한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만으로도 완치할 수 있으나 대부분의 3기 이상의 후두암은 항암제와 방사선 복합치료를 하게 된다.

후두암은 금연과 과량의 음주를 피하는 것으로 상당 부분 예방이 가능하다. 또한 색색가지 채소와 과일, 곡물을 많이 섭취하고 항산화 효과가 있는 비타민 A, C, E 등을 적당량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문의 (213)388-0908

<안상훈 / 암 전문의, 엘에이 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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