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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타운 경기는 어떤가?

2014-12-02 (화) 안병찬 / ABC회계법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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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대부분의 회계사들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요즘 경기가 어떠냐는 질문일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다른 비즈니스들은 어떤지, 그리고 코리아타운 경기는 어떤지가 궁금한 것이다. 코리아타운 경기는 미국 경제, 캘리포니아주 경제, LA 다운타운 경제, 한국 경제까지 어우러져서 돌아가는 복합적이면서도 국지적인 특성을 가진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미국 경제가 좋지 않아도 한국 경제가 좋으면 그 영향으로 코리아타운 경기는 좋을 수도 있다.

코리아타운에는 아직도 전설처럼 회자되는 말이 있다. 다운타운 경기가 코리아타운 경기를 좌우한다는 말이다.

이 말은 예전에는 맞았다. 그러나 요즘은 이 말에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이들은 줄고 있다. 즉, 영향은 있을 수 있지만 절대적은 아니라는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지금도 다운타운 경기에 영향을 받는 코리아타운 내에 비즈니스가 있지만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비즈니스가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코리아타운은 많이 변해 왔고, 지금도 변화의 진행형이다. 가장 간단히 증명될 수 있는 것은 코리아타운 내 요식업소 고객들의 변화를 볼 수 있다.

예전에는 코리아타운이 미국에 있으면서도 타운 내 한식당에서 외국인을 보는 것이 쉽지 않았다. 오히려 외국인을 겨냥한 식당들은 대부분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철수하거나 문을 닫았다. 그런데 요즘은 상황이 바뀌었다. 웬만한 코리아타운 한식당은 외국인이 없으면 운영이 어려울 정도로 그 비중이 높아졌다.

코리아타운의 구이집들 중에는 이곳이 한식당인지 외국 음식점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외국인 고객이 부쩍 늘었다.

한식당에 가면 늘 한국말만 들렸던 시기는 이제는 역사의 한 줄을 장식하고, 이제는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등 다양한 언어가 식당을 가득 메우고 있다.

예전에는 한인들만 즐기는 특정 음식점들이 성업하는 것으로 이곳 LA는 한인들만으로도 경제가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더 이상은 아니다. 이제는 샌타모니카나 멜로즈 길에서 흔히 보는 멜팅팟의 모습이 이곳 코리아타운에서도 느껴지고 있다.

그렇다면, 기존의 한인들이 그대로 있고, 여기에 더해서 외국인이 늘고 있다면, 코리아타운 경기가 좋아져야 하는 것은 아닌가?


그런데 타운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은 장사가 잘 안된다고 볼멘소리가 가득하다.

왜 그럴까? 이것은 또 다른 시대의 변화가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주지의 사실처럼 한국으로부터의 이주가 줄고 있다.

한국으로부터 이주하는 한인이 줄어든다는 것은 코리아타운 발전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특히 이민 초기의 한인들의 경우 미국생활이 어느 정도 익숙해질 때까지 코리아타운에 거주하는 이들이 많은데 그 수가 줄고 있고, 그나마 미국으로 이주하는 이들은 교육목적의 이주이어서 코리아타운 보다는 학군을 찾아 LA 외곽의 좋은 지역으로 이주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미국에 이민온지 오래된 한인들은 한인사회 경제규모의 성장에 따라 코리아타운을 떠나 LA 주변 좋은 지역으로 거주지를 이전해 왔고, 주변의 각 지역에는 대형마켓 등이 유치되는 등 또 다른 코리아타운이 형성됨에 따라 그 지역에 사는 한인들이 타운에 나올 필요가 없어졌다.

뿐만 아니라 주거 지역의 이전은 낮에는 코리아타운에서 일하지만, 저녁에는 모두 타운을 빠져나가는 도심공동화 현상으로 타운 공동화 현상이 이미 만들어지고 있다.

이렇게 코리아타운 외곽지역 거주자가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코리아타운에는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은 마켓과 샤핑몰이 들어섰다.

이것은 코리아타운을 찾는 고객들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고, 이로 인해 모두 어려워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최근 모든 소매업에 영향을 주고 있는 인터넷 샤핑 역시 타운 소매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코리아타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런 시대의 변화를 읽고 아날로그 방식에서 탈피해서 시대의 변화에 따른 고객 눈높이에 맞춘 디지털적인 변화를 꾀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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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찬 / ABC회계법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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