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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 불체학생 몰린다

2014-11-2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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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민개혁 행정명령 영향 가속전망

▶ 교육예산 추가로 납세자 부담 증가

뉴욕시 공립학교에 불법체류 신분의 학생이 몰려들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불법체류 이민자 500만 명의 추방유예를 골자로 한 이민개혁 행정명령을 단행한 가운데 이 같은 불체 학생의 뉴욕시 공립학교 유입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게다가 이에 따른 교육예산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가 첩첩산중이다.

뉴욕시 교육청은 올해 밀입국 아동을 포함한 불법체류 신분의 학생을 최대 2,350명 등록시키는데 이어 앞으로 수년간 더 많은 불체 학생이 유입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뉴욕포스트가 23일 보도했다.

뉴욕주는 주내 전체 공립학교 재학생의 12%를 차지하는 35만명이 불법체류자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번 행정명령 조치로 향후 수년간 더 많은 불체 학생들이 몰려들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에 밀입국한 중미 출신 아동 6만3,00명 가운데에도 무려 5,000명이 이미 뉴욕주로 유입된 상태다.


올해 뉴욕시 공립학교에 등록한 불체 학생 가운데 지역별로는 퀸즈가 732명을 수용해 가장 많았고 브루클린(434명), 브롱스(433명), 맨하탄(63명), 스태튼 아일랜드(50명 이하) 순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불체 학생들의 등록이 대대적으로 증가하면서 교육예산 추가 지출에 따른 부담도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뉴욕시는 2012~13학년도 기준 공립학교 등록생 일인당 연평균 2만749달러의 교육예산을 지출하고 있어 올해 추가 등록한 불체학생 2,350여명에 대한 추가 예산 지출만도 4,870만 달러 이상을 더 떠안게 된 상태다. 여기에 무료 급식과 영어 학습 비용 등 기타 다양한 교육지원 서비스까지 포함하면 교육예산 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어 마냥 환영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하지만 데보라 케이 시교육청 대변인은 “모든 어린이들은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는 만큼 불체 학생들에게도 최상의 교육을 제공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교육당국이 막대한 추가 교육예산을 감당할 수 없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뉴욕시학부모연합은 “대통령이나 주지사, 시장이 지금 즉시 추가 예산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공립학교는 더욱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며 “이미 뉴욕시 공립학교 학생의 70%가 자기 학년의 수준에 맞는 학습능력이 떨어지고 있는데 여기서 수천 명의 불체 학생들까지 몰려오는 상황에서 서비스가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연방법에 따라 체류신분에 상관없이 모든 학생들은 무상으로 공립학교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돼 있다. 아동의 밀입국 반대자들도 오바마 대통령이 20일 발표한 행정명령<본보 11월21일자 A1면 등>이 밀입국 아동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사면 받을 수 있다고 독려한 것이라며 불체자 유입 증가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퓨리서치센터 등도 이번 행정명령으로 초·중·고교에 재학하는 시민권자 학생의 불법 체류 신분 부모 6.9%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뉴욕과 뉴저지에 각각 거주하는 75만명과 51만5,000명의 불체자 가운데 30만명과 21만명이 이번 이민개혁 행정명령의 수혜자를 받을 것으로 추정했다. <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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