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정상 불에 검게 탄 관목들
▶ 동서남북 사방 전망은 장관
스트로베리 피크는 샌게브리엘 산맥의 앞기를 이루는 봉우리 가운데 가장 높다.
스트로베리 피크의 정상 모습.
[스트로베리 피크]
오늘 안내할 산은 우리말로는 딸기봉이라 부를 수 있을 ‘스트로베리 피크’ (Strawberry Peak)인데 식물명을 산의 이름으로 채택한 많지 않은 경우라 하겠다. 스트로베리 피크라는 이름의 산이 남가주에는 2개가 있는데 샌버나디노 산맥에 있는 봉은 그 곳에 산딸기가 많이 자생하고 있는 이유로, 또 오늘 소개하려는 샌개브리엘 산맥에 있는 봉은 그 생김새가 멀리서 보면 딸기를 닮았다고 하여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샌개브리엘 산맥은 LA의 북쪽에 인접해동서로 68마일, 남북으로 23마일에 걸쳐있는 동고서저 형국의 산악지역을 일컬음인데 대체로 그 안에 있는 산들이 동서로 뻗어가는 여러 겹의 줄기를 따라 군데군데 솟아나 있는데 스트로베리 피크는 이 샌개브리엘 산맥의 앞줄기를 이루는 다수의 산들 가운데 가장 높은 산이다.
스트로베리 피크를 오르는 루트는 3가지다. SR-2의 Mile-marker 34.9 쯤에 있는 Colby Canyon Trailhead 에서 시작하여 Josephine Saddle 에 오른 후에 동쪽으로 산줄기를 타는, 스트로베리 피크의 서쪽 능선을 오르는 것인데 마지막 구간에서 Class 3수준의 바위를 타야하므로, 위험이 따를 수 있어 권하고 싶지 않다.
가장 일반적으로는 Red Box Gap에 주차하고 스트로베리피크 트레일을 따라서 산행하는 루트인데, 가장 안전하고 전망도 좋으며, 왕복 6마일에 5시간이 걸리면서, 순등반고도가1,500´로 크게 어렵지 않아, 오늘은 이 루트로의 산행을 안내한다.
마지막으로 Angeles Forest Highway의 Mile-marker 8.2 지점에 있는 Colby Camp Road 로 들어가 북쪽 스트로베리 피크 트레일 헤드에서 시작하여 이 산의 북쪽 면을 오르는데, Mt.
Lawlor와 스트로베리 피크 사이의 Saddle에 이른 후에는 스트로베리 피크의 동쪽 능선을 따라 정상에 오르는 루트로 녹음이 짙은 숲길을 따라오르는 청량함이 있으나 등산로 입구까지의 접근성이 불편하고, 다른 루트에 비해 전망이 다소 떨어지는 등 각기 장단점이 있다.
■ 가는 길
Fwy 210에서 SR-2 East로 나와서 14마일을 달리면 Red Box Gap(4,600´)에닿는다. Mile-marker 38.4 지점으로 이곳에 주차한다. 1908년께부터 이곳에 산불진화용 장비를 보관하는 붉은 색의 큰 박스를 비치하고 있기에 이런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고 한다.
이곳 Red Box 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또는 자동차로 드라이브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게 되는 SR-2 의 Main Hub 인 셈인데, 이곳 주차장의 바로 서쪽에서 시작되는 계곡에 모이는 물은 Arroyo Seco의 시작점으로 Los Angeles River 로 유입되어지고, San Gabriel Fault 에 해당되는 남쪽의 함몰된 계곡으로 모이는 물은 West Fork 의 시작점으로 종국엔 San Gabriel River 로 유입되어지는, 두 강물의 분기점이기도 하다.
■ 등산 코스
Red Box 주차장의 북쪽 끝에서 SR-2 East 로 50m쯤을 가면 길 왼쪽으로 스트로베리 피크 트레일 입구를 알리는 표지판이 얼굴이 떨어져나간 채 기둥부분만으로 서있다.
북쪽을 향하여 나아가는 등산로는 걷기에 편한 완만한 경사의 흙길로 왼쪽의 높지 않은 산줄기의 기슭을 따라 조성되어 있다.
대략 20여분을 나아가면 완만한 산줄기를 동서로 내려뜨리며 우뚝 솟아있는 봉우리가 정면 가까이에 나타난다. 스트로베리 피크의 동쪽 이웃인 Mt. Lawlor(5,957´)이다. 여기에서 5분여를 더 가면 등산로가 왼쪽으로 굽었다가 다시 Mt. Lawlor 쪽으로 다가가게 되고 다시 5분여를 나아가면 3거리가 나온다. Red Box에서 바로 산줄기로 올라서서 이어져 오는 길이 왼쪽에서 합류되어지는 것인데 물론 우리는 직진한다.
여기서 부터는 길이 바로 북쪽에 있는 Mt. Lawlor 의 서쪽 기슭을 굽이굽이 돌면서 아주 완만하게 펼쳐진다. 왼쪽으로는 발 아래로 구불구불이어지는 Highway SR-2 가 아득하게 보이며, 그 건너편으로는 Wilson, Occidental, San Gabriel, Disappointment, Deception 등의 봉우리들이 자못 험준한 산세를 자랑하고 있는 형국이다.
등산로는 Mt. Lawlor 에서 서쪽으로 흘러내리는 산줄기의 기슭을 따라 나아간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키가 큰 나무들은 거의 없고, 주로 키가 낮은 Chaparral 덤불 숲 일색이다.
대략 1시간이 지나갈 무렵이 되면 서쪽으로 우뚝 솟은 봉우리, 스트로베리 피크가 눈에 들어온다. 한동안 Mt. Lawlor 에서 서쪽으로 흘러내리는 줄기의 남쪽 기슭을 굽이돌던 등산로가 이제 낮아진 산줄기의 위로 성큼 올라서게 된다. 스트로베리 피크와 Mt. Lawlor가 동서로 이어지는줄기의 Saddle(5,200)로서 등산 시작점에서 약 2.2마일을 온 지점으로 여기까지는 대략 1시간 반이 소요된다.
이 Saddle에 올라서고 나서야 비로소 북쪽으로 펼쳐져 있는 첩첩한 산줄기들을 볼 수 있는데, 그 중에 저 멀리 가장 높은 산은 Mt. Pacifico ( 7,124´) 이다.
이곳 Saddle 에서는 길이 네 갈래로 나뉜다. 바로 오른쪽으로 급하게 꺾어지며 동쪽으로 발자취가 나있는 능선은 Mt. Lawlor 로 올라가는 루트이며, 앞쪽에서 갈라지는 두 길은, 왼쪽은 스트로베리 피크로 올라가는 루트이고 오른쪽의 직진로는 Colby Canyon Trail 과 만나게 되는 스트로베리 피크의 북쪽 코스로, Josephine Peak 으로 갈 수도 있고 Colby Camp& Retreat Center 로 갈 수도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스트로베리 피크를 오르내리는 루트이며 종국엔 Angeles Forest Highway의 Mile-marker 8.2마일 지점으로 연결되어지는, 나무그늘이 있는 아름다운 길이다.
우리는 서쪽의 스트로베리피크로 이어지는 왼쪽 길을 따라 올라 가는데 그리 크진 않지만 그래도 10여개나 되는 돌출봉들을 통과하며 약 0.8마일의 거리에 1,000´쯤의 고도를 올라가야 하므로, 사람에 따라서는 1시간 가까이 걸리기도 한다.
정상에 임박한 능선에는 참혹하게 불에 탄 채, 다소 스산하고 칙칙한 느낌을 주는 큰 나무 2~3그루가 드문드문 서있어 안타깝다.
최정상은 여러 바윗돌들이 검게 타숯이 된 작은 관목들 사이로 여기저기흩어져 있는 모습으로, 마치 적군의 공격으로 초토화된 방어진지를 연상시키는데, 그러나 눈을 들어보면 동서남북 사방의 전망은 참으로 장관이다.
동쪽으로는 Mt. Lawlor 가 바로 지척으로 선명하고 그 너머로 Wilson, San Gabriel 등이 있고 그 바로 왼쪽으로는 Mt. Baldy와 그 주변의 고산들을 식별할 수 있으며 서쪽으로는 Josephine이 또한 가깝고 그 오른쪽 뒤로는 다소 황량한 모습의 Fox, Condor, Iron 등을 볼 수 있다.
남쪽으로는 Markham과 Deception에서 각기 뻗어 내린 낮은 능선들 너머로 태평양과 카탈리니 아일랜드가 흐릿하지만 완연하게 그 존재를 드러내고 있고, 북쪽으로는 벌집인 양 빽빽하게 만학천봉이 넓게 펼쳐져 있다.
<정진옥 / 재미한인산악회원>
(310)259-6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