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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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스타이브센트 고교 11학년 브라이언 원 군

2014-11-1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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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력.리더십 모두 ‘짱짱’

▶ 한인최초 스타이브센트 고교 야구팀 주장

“스포츠를 통해 스스로 몸과 마음이 성장해가는 제 자신을 발견합니다.”

스타이브센트 고교에 재학 중인 브라이언 원(한국명 승연·16)군은 한인 학생으로는 최초로 이 학교 야구팀의 주장으로 활동 중이다. 스타이브센트 고교에는 저학년 야구팀인 JV(Junior Varsity)와 고학년 야구팀인 바시티(Varsity) 두 팀이 있는데 원군은 올해 감독의 눈에 띄어 바시티팀의 주장으로 발탁됐다.

이 학교 야구팀의 선수는 대부분 백인이고 한인을 비롯해 아시안 선수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현실 속에 한인 학생이 전체 팀을 이끌어가는 리더로 뽑힌 것은 당시 큰 뉴스거리였다는 후문이다. 그는 "고교 야구팀 감독님께서 제가 팀원들과 두루 잘 어울리고 통솔력이 있다고 보시고 주장으로 뽑아주셨다"며 "한 팀의 주장을 맡게 된 것이 제게는 큰 영광이자 학창시절의 잊을 수 없는 선물이 됐다"고 말했다.


6살이던 원군은 우연히 아버지와 TV로 야구경기 보다가 야구 경기의 규칙과 경기의 흐름에 흥미를 느끼고 그 길로 현재 살고 있는 더글라스톤의 어린이 야구팀에서 야구를 시작했다. 특히 외동이었던 원군에게 야구는 또래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사교성과 서로 협력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살아있는 교육이었다.

또래 친구들이 집에서 컴퓨터 게임을 하는 동안에도 원군은 운동장에 나가 흙먼지를 마시며 땀 흘려 운동했다. 한창 연습을 할 때는 하루 2시간 일주일에 2~3일씩 야구에 매진하기도 했다.

원군은 야구에 대한 뛰어난 감각으로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꾸준히 야구 실력을 다지던 원군은 5학년 때 나갔던 지역 대회에서 상대방 팀에 한 개의 안타도, 한 점의 득점도 허용하지 않은 ‘노히트 노런’ 경기를 이끌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고등학생이 된 원군에게 야구는 학업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힐링이 되고 있다.

고교 대항 경기가 진행되는 봄에는 야구 연습을 하느라 하루에 자는 시간이 4~5시간밖에 안되지만 그는 힘들다고 느낀 적이 없다. 원군은 "나 뿐 아니라 주위 친구들이 평소 주어지는 엄청난 과제와 대학 입시 준비 등으로 저마다 걱정거리가 많은데 야구를 하는 동안만큼은 공부를 생각하지 않고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한결 가벼워진다"며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뛰고 구르고 한바탕 연습을 하고 나면 그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다"고 한다.

원군은 오히려 운동을 하는데 시간을 쏟는 만큼 학업에 대한 집중력도 더 강해지는 것 같단다. 이 때문인지 원군은 매 시험마다 평균 95점을 유지할 만큼 학업에도 열심이다. 바쁜 와중에도 어너 소사이어티와 교내 수학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숫자를 좋아한다는 원군은 미래 월가의 금융인을 꿈꾸며 오늘도 열심히 자신의 꿈을 향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원군은 "대학에 가서도 기회가 된다면 야구팀에서 공을 던지고 싶다"며 "야구를 시작한 것은 내 인생의 큰 행운"이라고 미소 지었다.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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