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패 통해 희망 배워요”
▶ 학생회장 낙방에도 자신감 넘쳐
“내년에 또 도전할거에요.”
뉴저지 팰리세이즈팍 린드버그 초등학교의 학생회장을 뽑는 선거에 출마해 얼마 전 당선의 기쁨을 누리지 못한 황지윤(12·7학년)양은 괜찮다고 말했다. 아까운 표차로 패배를 했지만 그녀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스스로를 위안하는 ‘괜찮다’가 아닌 정말 괜찮음을 의미하는 ‘괜찮다’가 입에서 나왔다. 심지어 내년에 또 한 번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힐 정도였다.
사실 이번 당선의 기쁨을 누리지 못한 건 지난해 학생회 회계(Treasurer)직 출마에서 낙방한 뒤 경험하는 두 번째 실패다. 지난해에도 학생회 회계에 도전했지만 아까운 표차가 말 그대로 아쉬운 상황이 펼쳐졌었다.
연이어 맛보는 실패에 좌절할 법도 하지만 황양은 “실패를 통해 포기를 배우지 않고, 오히려 언젠가 뜻한바가 이뤄진다는 희망을 배운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실패가 쌓이면 그것은 단순히 경험을 넘어 실력이 된다. 이 실력은 훗날 무서운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황양은 깨달은 것 같았다.
다섯 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 온 황양은 줄곧 우수한 학업성적을 유지해왔다. 현재는 4.0 만점의 학점(GPA)에서 3.9점을 받고 있고, 전교 10위권에 이름을 올려놓고도 있다.
이런 우수한 성적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실패를 실패로 받아들이지 않는 정신 때문인 것으로 보였다. 실패해도 또 다시 도전하고, 넘어져도 털고 일어나기를 반복하다 보니 남들 보다 한 걸음 앞서 있을 때가 많다고 주변 어른들은 황양을 칭찬한다.
이번에 회장 낙방 경험을 통해 그녀가 얻은 건 단순히 ‘실패’의 소중한 경험만이 아니었다. 사람도 얻었다. 많은 친구들이 선거운동원으로 함께 응원하고 뛰다보니 이들과는 더욱 가까워진 것이다. 그 어떤 것보다도 소중한 재산, 바로 친구의 소중함을 깨달은 게 이번 선거를 통해 얻은 교훈 중 하나라고 고백했다. 황양의 꿈은 꽤 명확하다. 세상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것.
그렇게 하기 위해서 소아과 전문의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소아과 전문의가 되기까지 현재 살고 있는 버겐카운티의 명문 버겐아카데미 고교 진학과 하버드 대학 입학을 중요한 과정으로 삼았다.
황양은 “물론 쉽진 않겠지만 지금처럼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서 꼭 꿈을 이룰 것”이라면서 “이런 꿈을 이뤄가는 모습 또한 많은 이들에게 보여줘 ‘포기하지 않는 삶’을 많은 사람들에게 일깨워주고 싶다”고 수줍게 말했다. 특히 어린 아이들을 좋아하는 황양이 소아과 전문의가 되는 날, 병상에 누워있는 아이들에게도 용기와 희망을 불어 넣겠다고도 했다.
이렇게 살다 보면 정말 그녀가 꿈 꾼대로 이 세상은 더 살기 좋은 곳이 돼 있을 것이다. 적어도 황양은 그렇게 믿고 있었다. 굳게. <함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