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 면죄부 받았으나 직원 15명은 추후 기소될 가능성
아시아나항공이 미주노선 화물운임 담합 혐의로 미 연방법원에 제기된 집단소송에서 최근 5,520만 달러 배상금 지급을 합의한 이유는 반독점법 ‘셔먼법’(Sherman Act)에 따라 처벌되는 ‘상거래 제한 공모’ 죄는 유죄 판결 경우 개인은 건당 최고 10년 실형과 100만 달러 벌금, 회사는 1억 달러 벌금과 최고 2~10년간의 영업 보호관찰형(범행 건당 1∼5년)이 선고될 수 있는 형사재판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 법무부는 항공사들이 미국에서 여객 항공권과 화물운임을 조작하는 범죄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수사를 벌인 뒤 2009년 4월9일 연방 콜롬비아(워싱턴 D.C.) 지방법원에 아시아나를 2건의 ‘상거래 제한 공모’(Conspiracy to Restrain Trade)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여객 항공권과 화물운임 가격의 담합 행위를 각각 별개의 범죄로 분류해 고소한 것이다.
법무부는 고소장에서 아시아나는 반도체 장비, 식품, 소비제품 등을 정기적으로 운송하면서 2000년 1월1일~2006년 2월14일 경쟁을 억제, 회피할 목적으로 공범들과 함께 소비자들에게 부과하는 국제 항공운임 담합을 공모했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구체적으로 아시아나가 공범들과 회의, 대화, 교신을 통해 미주-태평양 노선 항공운임을 결정했는가 하면 이같이 정한 가격이 실제로 지켜지고 있는지를 서로 확인하고 유지하기 위해 계속 공모했다고 밝혔다.
고소장에 따르면 여객 항공권에 대해서도 아시아나는 미국에서 한국행 항공권을 고객에게 직접, 또는 미주 한인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미국내 여행사들에게 판매하면서 2000년 1월1일∼2006년 7월16일 공범들과 가격 담합을 공모했다.
법무부는 특히 아시아나는 공범들과 함께 직판 항공권 가격뿐 아니라 미국내 특정 공항에서 출발하는 한인 고객대상(H 급) 한국행 티켓을 미국내 여행사들에게 판매하는 도매가격(wholesale price)도 담합해 미주 한인 그룹을 대상으로 범행을 꾀했다고 지적했다.
법무부가 고소하자마자 아시아나는 고소 당일 모든 혐의에 유죄를 시인, 형사벌금 5,000만 달러를 지불하고 법무부의 추가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합의했다.
본보가 법무부로부터 입수한 합의서에 따르면 아시아나는 벌금을 법원의 유죄판결이 내려진 이후 30일 이내에 400만 달러, 1년 이후 400만 달러, 2년 이후 800만 달러, 3년 이후 1,400만 달러, 4년 이후 1,000만 달러, 5년 이후 1,000만 달러 등 6차례 나눠 할부키로 했다. 한편 법무부는 아시아나의 유죄 시인을 받아들이고 고소한 혐의에 대해 회사를 형사 처벌하지 않기로 합의했으나 강주안, 박근식, 김재일, 강신철, 김병윤, 송석원, 홍용기, 케빈 커미스키(Kevin Cummiskey), 박성준, 박근후, 이춘성, 안성학, 최홍진, 류광희 등 전현직 간부 15명에 대해서는 면죄부를 주지 않아 추후 이들 개인을 별도로 형사기소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시카고 한국일보 신용일 뉴욕특파원> yishin@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