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남편하고 잠자리 불만 있어?”

2014-10-28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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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 때나 성희롱 발언 내뱉어

▶ 재판 패소시 ‘명예에 치명타’

기획(2) 성희롱 난무하는 일부 한인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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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 때도 없이 회사 직원들에게 성적 발언을 하는 A 중역. “얼굴이 피곤해 보이는 데, 아내하고 너무 자주 관계 갖는 거 아니야. oo는 남편하고 잠자리에 불만 있어 왜 이렇게 짜증난 얼굴이야.”그는 때론 실실 웃으며, 때론 화를 내며, 직원들에게 아무렇지 않게 성적인 말들을 무차별적으로 퍼붓는다. 회사 밖에서 이런 말을 했다면 뺨을 맞았겠지만 그가 이런 성희롱적 발언을 서슴없이 할 수 있는 데는 상사라는 이유 때문이다.


성희롱 피해자 B씨는 “직장 내 일부 몰지각한 상사는 스스로를 ‘갑’, 부하직원들은 ‘을’이라고 생각한다”며 “직원이기 이전에 여성에게 아무렇지 않게 성희롱 발언을 하는 데 치가 떨릴 정도로 수치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내성적 성격이라 처음에는 상사의 성희롱에 당황해 말을 제대로 못했다”며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정도가 심해졌고 주변에 말 못 할 정도로 창피했다”며 치를 떨었다.

결국 그는 남편에게 그간 당했던 일들을 털어놨고 직장 상사와 회사를 상대로 고소를 준비 중에 있다. 또 다른 피해자 C씨는 “직장 상사가 자신의 말이 아닌 것처럼 ‘누가 그러는 데 너 몸매가 쭉쭉 빵빵 이라고 하던데’라며 제3자가 이렇다고 하더라는 식으로 교묘하게 성희롱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베이지역 한국계 대기업의 경우 온라인을 통해 의무적으로 성희롱 관련 교육을 수강하고 일정시간 이수해야 하기 때문에 성희롱의 범주와 그에 대한 인식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상당수의 중소기업은 성희롱에 대한 교육이 전혀 돼 있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성희롱 및 성범죄 관련 전문변호사는 “일부 한인 직장 상사들이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성희롱을 하고 있다”며 “농담이나 업무 중 빗대어 한 말, 상대방에게 성희롱 할 의사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상대방이 수치심을 느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성폭력 방지 전문가들은 “몸매 좋다. 치마가 짧아 시원해 보인다. 얼굴이 예뻐서 주변에 남자가 많아”등을 비롯해 남편과 아내와의 잠자리 등 극히 개인적이고 민감한 부분에 대한 발언도 모두 성희롱이라며 주의를 경고했다.

또한 만약 성희롱 피해를 당했다고 판단된다면 몇일 몇 시, 회사 내 어디, 당시 혼자 있었는지 주변에 누가 있었는지, 어떤 말을 하던 도중 성희롱성 발언이 나왔는지 등을 자세히 기록했다가 고소 시 사용하면 승소에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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