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 넘는 직장 내 언어폭력
▶ 분 풀릴 때까지 무시와 욕설
하루하루가 ‘살얼음 판’
■기획- 언어폭력 난무하는 한인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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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이리와 봐. 너 빨리 안와. 뭐하는 인간이야. 일 그따위 밖에 못해 ××짜증나게.”
오늘도 어긴 없이 날아온 직장 상사의 언어폭력에 가슴은 터질 듯이 방망이질 한다. 손이 떨리고 마른 침이 넘어갔다. 퇴근 시간이 코앞인데 일시키는 건 기본이다. 정시에 퇴근해 본 게 언제인지도 가물가물하다.
그래도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주면 나아지겠지 라는 마음에 군소리 없이 나름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작은 실수라도 하는 날이며 어김없이 동료들 앞에서 무시와 욕설을 퍼부었다. 머리가 하얘졌다. 이런 욕지거리를 일주일이면 기본 3~4번 30분에서 1시간을 듣는다.
자신의 기분이 나쁠 땐 훈계(?)가 끝도 없이 이어진다. 그리곤 “네가 계속 실수하니까 바로잡아 주고 가르치려고 이러는 거야. 가봐.” 분이 풀릴 때 까지 고함을 지르고 내뱉은 말이다. 이젠 “이리 와봐”라고 부르는 소리만 나도 진저리가 난다. 베이지역의 한 한인회사에 다니는 여사원 A씨가 털어 놓은 내용이다.
또 다른 한인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B씨는 상사로 인해 불면증까지 생겼다.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김씨에게 듣지 못하거나 설명이 마음에 들지 않는 날이며 어김없이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 그러니까 네가 안 되는거야. 이러려면 회사 그만둬”라며 눈앞에 있는 서류를 집어던진다. 세 살 난 딸과 아내를 둔 가장인 김씨는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오늘도 ‘인간 샌드백’이 되도 참는다.
그는 “‘어떻게 하면 상사에게 칭찬을 들을까 보다 이젠 어떻게 하면 욕을 안 먹고 하루를 지낼까’라는 생각이 앞선다”며 “어쩔 땐 상사를 향한 살의가 느껴져 나 자신도 깜짝 놀랐 때가 있다”고 말했다.
욕설, 면박, 비꼬기 등 폭언과 함께 직장 내 성희롱성 발언도 문제가 되고 있다. C씨는 남성 직원들의 몸매 등 성적인 발언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자신을 향한 말은 아니지만 옆에 버젓이 있는 데 “누구 몸매가 좋다”는 식으로 말하곤 킬킬거린다.
C씨는 “기분이 나빠도 상사가 그런 말 한적 없다고 발뺌하면 끝이고 나중에 ‘뭐 저런 일로 난리냐’며 오히려 왕따를 당할 수 있어 꾹 참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회사 내 언어 및 성폭력 방지단체들은 “언어폭력이라는 게 확인만 되면 고소가 가능하다”며 “최근 들어 회사 내 스트레스로 인해 총기난사나 무기를 휘두르는 경우가 늘고 있어 법원에서도 회사 내 언어폭력에 대한 처벌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 한인 변호사는 “특히 한인 1세들이 모인 직장에서의 언어폭력이 1.5-2세 직장보다 높다”며 “한국식 사고방식으로 욕설, 성희롱 등을 하다가 민사소송에 휘말려 거액을 내놓는 경우도 있다”며 주의를 경고했다.
<김판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