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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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형 인생

2014-10-1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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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효섭 / 아동문학가·목사

뉴욕 양키스의 데렉 지터(40) 선수가 지난 9월25일 경기를 마지막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그는 여러 구단을 옮겨 다니지 않고 오직 뉴욕 양키스에서만 꼬박 20년을 뛰었다. 오래 동안 뉴저지에 거주하였던 관계로 그는 뉴욕과 뉴저지 두 주민의 사랑을 모두 받아왔다.

지터 선수의 기록은 경이적이다. 여섯 개 부문의 최다 기록을 가졌는데 최다 출루, 최다 타격, 최다 1루타, 최다 2루타, 최다 도루, 최다 경기출전 등 눈부시다. 올스타전에 열네 번이나 선발되었으니 정말 꾸준한 노력형 인생의 본을 보였다.

요즘 다람쥐들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겨울을 나기 위하여 도토리 저장에 빨리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큰 구멍을 파서 여러 개를 무더기로 묻지 않는다. 한 구멍에 하나씩만 묻는다. 동물학자들이 그들의 노력을 관찰하였다.


우선 앞발로 구멍을 깊숙이 파고, 주둥이로 도토리를 구멍 밑바닥에 정성스럽게 놓는다. 그리고 흙을 덮고 다시 흙 위에 마른 잎들을 얹는다. 다람쥐 한 마리 당 약 2,000개의 구멍을 파고 도토리를 저장한다고 하니 다람쥐의 생존 노력에 고개가 숙여진다.

인생은 자전거 타기와 같다. 부지런히 페달을 밟으면 쓰러지지 않고 전진한다. 그러나 페달 밟기를 멈추거나 천천히 밟으면 중심이 안 잡혀 쓰러진다. 어떠한 발명이나 개발도 우연히 된 것은 없다. 그 속에 꾸준한 노력이 쌓인 결과이다. 요행을 바라는 것은 불한당의 백일몽이다. 땀 없이 이룩된 훌륭한 역사란 없다.

USA투데이지는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란 주제의 기획기사에서 노력형 직장인들의 정신 상태를 분석하였다. 몸과 시간을 남보다 더 투입하는 소위 ‘노력형‘은 직장에서 소외감이나 지루함을 덜 느끼며 자기평가를 높게 하고 신체도 건강한 편이며 침울해하지 않는다고 한다. 노력형 직장인이 정신적으로도 건강하다는 것이다.

같은 조사에 의하면 자신의 목표가 뚜렷할수록 노력도 많이 한다고 한다. 열심히 일한다는 것은 나 자신이 행복한 것이고 창조자의 뜻에도 맞는 일이다.

출발이 너무 늦었다고 초조해 할 필요는 없다. 빅토르 위고는 60세에 ‘레미제라블’을 쓰기 시작하였고, 토스토에프스키는 57세나 되어 대작 ‘카라마조프의 형제’를 착수하였다. 미완성 교향악처럼 도중에 쓰러져도 좋다. 하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꾸준히 끝까지 밀고 나가는 것, 그것이 정력적인 삶이며 성공이다. 그렇게 살아야 피곤하지 않다.

인생의 기쁨은 어렵고 고달픈 과정 속에 있다. 결과에 턱걸이를 하고 허우적거리는 것이 가장 불행한 인생이다. 파랑새는 언제나 멀리에 있지 않고 가까이에 있다. 수고 속에 수확이 약속 되어 있고, 고통 속에 희망이 약속되어 있다. 그러니 땀 흘리는 것이 즐거운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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