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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펜실베니아 라드너 고교 10학년 에릭 스터러 군

2014-10-2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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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어는 새로운 세계로의 통로죠”

▶ 온라인 강좌 통해 2년간 한국어 독학

“언어를 통해 세상을 더욱 잘 알고 싶어요.”

지난 4일 맨하탄에서 열린 코리안 퍼레이드에서 만난 에릭 스터러(16, 펜실베니아 라드너고 10학년)군. 스터러 군은 한국일보 부스를 찾아 유창한 한국말로 신문 한 부를 부탁했다. 파란 눈의 외모가 무색할 정도로 한국어가 유창한 스터러군은 놀랍게도 선생님이 아닌 온라인 강좌를 통해 지난 2년간 한국어 실력을 키웠다.

‘내가 좋아하는 소녀(The girl I like)’처럼 형용사의 어순이 영어와 다른 점이 한국어를 배우면서 가장 어려웠다는 스터러군은 “선생님들이 없어서 부족한 부분은 한국 친구와 대화하고, 문법에 대한 질문을 하면서 극복하고 있다”며 “한국을 방문해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더 배우고, 한국말도 유창해지고 싶다”고 말했다.

스터러 군이 한국어를 배우게 된 계기는 주변에 친한 친구들이 한인이었기 때문. 독일계로 한국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스터러군은 한국어가 모국어인 사람의 빨리하는 말에 익숙해지고 한국의 인기트렌드를 배우기 위해 요즘은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와 예능 프로그램인 ‘런닝맨’, ‘뮤직뱅크’를 꼭 챙겨볼 정도로 한국어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영어 다음으로 잘하는 언어가 한국어라는 스터러군은 독일어와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공부까지 더하고 있다. 지난해는 전국 독일어 시험에서 3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스터러 군의 이같은 외국어 실력은 남들보다 몇배나 쉴 틈 없이 바쁜 생활속에서 쌓았기에 더욱 놀랍다.

스터러 군은 영상제작, 보이스카웃, 교내 클라리넷 주자 등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쁘게 생활하고 있는 것. 특히 영상 제작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비영리교육기관 FBLA(Future Business Leaders of America) 주최 영상 프로젝트 대회에서 장기 기증에 대한 2분짜리 다큐멘터리 영상으로 친구 2명과 함께 참가, 펜실베니아주 1등을 차지했다.

이에 앞서 6학년 때는 자신의 1인 프러덕션 ‘에릭 스터러 프로덕션’을 운영, 지역의 토니 블라하 컴패니와 함께 공동으로 웨딩과 스포츠게임 등 비디오 제작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8학년에 오르면서 학교생활이 바빠지면서 프로덕션 활동은 접었지만 최근 학자금 융자를 주제로 영상을 제작하는 등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해 보이스카웃의 최고봉인 이글 스카우트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전체 보이스카우트 중 2% 정도에게만 주어지는 이글스카우트는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21개 이상의 공훈 배지를 받아야만 가능하다.

교내에서는 클라리넷 주자로 마칭밴드와 콘서트 밴드를 하고 있으며 원반던지기까지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스터러군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언어다. 그는 자신처럼 외국어를 배우는 이들에게 단순하게 문법이나 어휘를 외우는 데에만 급급하지 말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표현할 수 있는데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외국어를 배우면서 느낀 것은 실생활에서 사용해야 하는 말을 결국 기억하게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롤 모델로, 한국어를 배우는데 도움을 준 한인 친구들을 꼽았다. 그는 “친구들로부터 받은 이 도움을 꼭 다른 것으로 갚고 싶다”며 “한국어 실력을 쌓아서 한국에서 살고 일도 성공적으로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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