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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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권리?

2014-10-1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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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의견

▶ 박수진 / 건강상담가

얼마 전 벨기에에 사는 80대 노부부의 동반 안락사 계획에 관한 기사를 접했다. 내용인즉 내년 2월 결혼 64주년을 맞는 노부부가 상대방이 떠난 후 혼자 남는 것을 두려워해서 동반 안락사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안락사는 한국에서는 허용되지 않고, 미국에서도 단 5개 주에서만 까다로운 조건하에 불치병 환자에 한해서 치사량의 약물처방을 허용하고 있다고 한다. 세계적으로는 벨기에와 네덜란드 정도가 안락사를 합법화했을 뿐이다.

앞의 노부부는 남편이 20년간 전립선암으로 치료받아왔고 부인은 청력을 거의 상실했고 시력이 약해진 상태라고는 하지만 치명적인 상태는 아니라고 한다. 세 자녀가 노부모의 요청을 받아들인 후, 벨기에 안락사의 80% 이상이 이루어지고 있는 한 병원에 아들이 적극 요청해 안락사를 허락받았다며 노부부는 아들에게 고맙다는 말까지 전했다고 한다.


많은 사람이 “짧고 굵게 살다 가고 싶다” “아픈 채로 오래 사는 게 두렵다” 등의 말들은 하지만 이렇게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안락사를 선택하는 경우는 세계적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살아있는 것이 그렇게 힘들고 고통스러운 걸까? 여러 가지로 그들을 이해해보려고 해도 내 마음이 무거워지는 건 살아서 지낼 모래알처럼 많은 시간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죽음이 가져다주는 단절은 모든 희망을 잃어버리게 한다.

과연 내 맘대로 죽을 수 있는 권리를 운운하며 나에게 맡겨진 귀중한 생명을 내던질 수 있는 권리가 나 자신에게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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