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도미 첫 시집 ‘몸’ 출간
▶ 자기성찰적 시어의 수작
이도미 시인이 낸 첫 시집 ‘몸’.
이도미 시인이 낸 첫 시집 ‘몸’에는 드물게 보는 좋은 시들이 많이 있다. 여기 소개한 ‘아무 날도 아닌 날에’와 같이 아주 간결하고 절제된 표현으로 상실과 죽음을 노래하기도 하고, ‘쓸쓸한 키스’와 같이 쓸쓸한 사랑이 감미로워 쌉쌀한 맛까지 나는 낭만의 노래도있다.
시평을 쓴 김승희 시인(서강대교수)은 이도미 시인이 박남수, 김영태, 노향림 시인의 뒤를 잇는 이미지스트라고 평하고 “세련된 이미지스트이지만 추상적이지 않고,객관적 묘사에 능하지만 서정이 잘 녹아 있는 수준 높은 시 세계”를 보여준다고 평했다.
또한 시각적 기교의 빼어남, 찌르는 듯한 돌연성의 미적 감동, 매우 섬세하며 건조할 정도로 투명한 감각, 최소의 언어로 최대의 삶을 잡아내는 시인이라고 칭찬하면서 “자기 억제적인 묘사에 자기 성찰적인 내적 고백이 어울릴 때 그의 시는 윤동주 시인 같은 청순한 순결성과 내적 윤리성을 획득하게 된다”고 극찬했다.
2007년과 2013년 본보 문예공모 시 부문에 입상한 이도미 시인은 ‘시와 사람들’ 동인으로 10년넘게 공부한 후에야 시집 한 권을 상재했을 만큼 정선된 시어들을 사려내고 있다.
문인귀 시인(미주한국문인협회회장)은 발문에 이렇게 썼다. “그가 오랜 세월 사진을 찍어 왔다는 점은 시를 씀에 있어서 실사를 통해 사물의 가치관을 역동적으로 형상화해 내는 남다른 비밀통로가 되었으리라 여겨지기도 하지만 그는 섬세한 오감의 잠망을 통해 찾아낸 꺼리를 다루기가 마치 편당 10년을 소비한 것처럼 끈질김으로 대했기에 그의 시 한편 한편은 각각 10년씩은 만지작거린 손때가 묻어 있다고 거짓말을 좀 보태고싶다”
시집 ‘몸’의 출판기념회는 11일 오후 6시 슈마우리 장로교회에서열린다.
10660 Western Ave. #9 Stanton, CA 90680, (213)793-3088
●아무 날도 아닌 날에
아무 날도 아닌
날에
떠나시는
어머니 등 뒤로
자동차 불빛들
어디로 가는 걸까
아무 날도 아닌
날
저녁
아버지 가신 곳
어머니도 가신
다들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