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솔베이지 송(Solveig’s Song) 을 자주 듣는다. 워낙 좋아하기도 했지만, 그리그(Grieg)가 자랐던 노르웨이 생가에서 본 피아노, 작업실, 그의 악보, 사촌이자 아내였던 니나의 모습, 또 예쁜 구름 속, 하얀 하늘과 빙하로 인한 골짜기가 어우러진 환상적인 주변의 모습이 오버랩 되면서 그 곡이 더 아름답게 들리고 있다.
얼마전 러시아와 북유럽을 다녀왔다. 아직도 돌로 잘 다듬어진 길, 생피터스버그의 거리를 걷는 듯하고, 꿈속에서는 피터대제에 의해 만들어진 여름궁전 속 호박(Ambers)으로 장식된 화려한 방들과 수십개의 분수 속을 거닐고 있다.
그리그는 아름다운 음악을 남기고 피터대제는 멋진 건물들을 남기면서, 후세에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주고 있다. 또 예수님을 위시해 열두제자들을 색칠해 장식한 성당이며 선과 악을 상징한 천사와 사탄의 벽화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같이 간 일행 중엔 역사와 문화 등에 해박하신 박사님들도 많았고, 재치 있게 웃으면서 부드러운 분위기를 이끄신 목사님도 계셨다. 모두가 장거리 버스여행에서는 서로 자리도 양보하며 교양 있게 행동하셨다.
나이가 들면 돈, 명예, 학력 등이 평준화된다고 한다. 아침에도 일찍 일어나시고 노후에 가장 중요한, 건강에 신경쓰며 마음을 밝게 하시는 걸 보고 많이 배웠다. 나보다 남을 위하고, 내가 조금 손해 보면 된다는 생각으로 솔선수범하며 행복을 전하고 계셨다.
늙어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매일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만드시는 분들 같았다.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지만, 행복은 의외로 가까이에 있다. 비록 겉모습이 따라줄 수는 없어도, 어린애들 처럼 즐거워하시는 모습에서 나는 행복을 보았다.
노르웨이의 웅장한 빙하산에서는, 그 빙하가 녹아 쏟아지는 폭포속에서 함께 함성을 지르며 신이 주신 세계를 마음껏 찬양했다. 천지를 호령하며 흐르는 물이 마음의 청량제가 되어 시원하게 온 몸을 관통하고 있고 어느새 어려서 부르던 “옛날에 금잔디 동산에 매기같이 앉아서 놀던 곳…”을 노래하며 두 눈을 적시고 있었다. 러시아에서 동상으로 본 푸시킨의 시 “삶이 그대를 속이더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 하지마라…”를 음미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