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불황에 영주권 꿈도 ‘물거품’

2014-08-27 (수) 12:00:00
크게 작게

▶ 스폰서 업체 경영 악화로 자격박탈 속출

▶ 새 직장 구하기도 어려워 ‘착잡한 귀국’

#사례1.뉴저지에 거주하는 30대 후반 박모씨는 요즘 말 그대로 죽을 맛이다. 얼마 전 이민국으로부터 영주권 신청이 기각됐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 지난 2010년 미국에 온 뒤 맨하탄의 한 식당에서 주방 직원으로 취업이민 수속을 밟았던 이씨는 영주권문호 적체로 시간이 지연되다가 취업한 식당이 경기 침체로 재정이 악화되자 이민국으로부터 영주권 스폰서 자격을 박탈당한 게 문제였다.

#사례2.취업이민 수속에 들어간 지 4년이 가까이 된 김모(42)씨도 결국 영주권을 받지 못해 내달께 한국에 귀국하기로 했다. 김씨는 한인사회에서 소규모 업체에 취업해 영주권 신청에 들어갔으나 결국 직장이 경영난으로 세금보고 문제에 걸려 영주권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김씨는 “여전한 경기불황으로 다른 일자리를 찾기도 쉽지 않은데다 다시 영주권을 처음부터 시작하려니 도무지 엄두가 나질 않아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며 웃음을 지었다.


이처럼 최근 들어 수년 전 취업 영주권을 신청했다가 끝내 취득하지 못하고 곤란한 지경에 처하는 한인 이민 대기자들이 늘고 있다. 여전히 경기가 살아나지 못하면서 영주권 수속도중 스폰서 업체의 재정상태 악화로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되거나 영주권 신청 자격이 미달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인 이민변호사들에 따르면 취업이민 신청을 접수한 후 3~5년 이상 기다린 한인 취업 3순위 대기자 10명 중 1명은 불경기에 따른 회사재정 상황 악화로 불가피하게 영주권 수속을 중단하거나 포기하고 있다.

박동규 이민전문 변호사는 “다행히 취업 영주권 신청서를 접수하고 180일 지난 경우에는 다른 스폰서를 찾아서 영주권 신청을 이어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한국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이민 변호사들에 따르면 취업 3순위 숙련공 부문 신청자가 감사에 걸리지 않을 경우 1단계(노동허가서, 구인광고 포함) 9~10개월, 2단계(이민페티션 I-140) 3~4개월, 3단계(영주권 신청, 문호오픈 대기 포함) 약 2년 등 처리기간이 3년 안팎 걸리고 있다.<김노열 기자>A1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