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부모가 부모와 이야기하는 전화서비스
2014-08-18 (월)
KCS 키즈라인 (KCS Kids Line)은 아이의 발달과정에서 의문점을 가지고 걱정하시는 한인 부모님들에게 좀 더 도움이 되기 위해 KCS 뉴욕한인봉사센터가 개설한 전화서비스이다.
상당수의 한인 부모님들은 문화적 요인과 언어의 불편함으로 인해 아이의 발달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발견해도 선뜻 누구와 상담을 하거나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자폐 아동의 경우, 최대한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아이의 삶을 달라지게 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조기개입서비스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KCS 키즈라인은 자폐아를 키우고 있는 어머니가 직접 다른 부모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다른 서비스들과 차별화된다. 그렇다면 아이의 발달 과정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갓 알게 된 부모의 입장에서 이미 그 과정을 경험한 소위 선배 부모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왜 중요할까?
자폐스펙트럼장애로 의심되는 경우에는 두 가지 상황이 있는데, 그 첫 번째는 아이가 정상적으로 발달하다가 어느 순간 말을 하지 않고 눈 맞춤을 하지 않는 경우이고, 두 번째는 처음부터 말을 더디게 혹은 전혀 하지 않고 사회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이다.
어느 경우이든, 많은 부모들이 제일 힘들었다고 말하는 부분은 아이의 발달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고 자폐에 대해 알아가는 초기단계이다.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부모들이 자폐아를 키우고 있는 다른 부모들과의 교류를 통해 큰 도움을 얻었다고 말한다. 먼저 그 과정을 경험한 부모들에게서 정보를 얻었을 뿐 아니라, 그들과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함으로써 정서적인 안정을 찾을 수 있었던 점이 아이의 진단과 치료를 돕는 데에 힘이 되었다는 것이다.
아무리 친하고 가까운 사이라도 아이의 발달과 관련된 문제들을 주변 사람들에게 터놓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문화적 또는 사회적 요인으로 한인 사회 내에 자폐를 바라보는 시각이 여전히 많이 닫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부모들이 이런 이유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자문을 구하기도 하지만, 온라인이라는 점 때문에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데에 한계를 느끼는 것 또한 사실이다.
따라서 자폐아를 키우면서 이미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한 다른 부모와 직접 통화를 하게 된다면, 아이에게 맞는 서비스와 교육기관 등의 정보를 포함하여 좀 더 즉각적이고 다양한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키즈라인은 관련 정보 및 서비스를 나누는 데에 중점을 두었던 기존의 자폐 관련 전화서비스들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이해와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대화를 제공하는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부모들이 아이의 자폐 증상을 처음 발견하고 알아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극단적인 불안함을 이미 경험한 또 다른 부모와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자폐 아동을 키우다 보면 많이 배우게 되고 요령이 생긴다. 또한, 속도는 더딜지라도 아이가 발전해 나가고 꾸준히 나아지는 것을 보기 때문에 양육 과정이 조금씩 편해지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 이야기했듯이 자폐아를 키우는 데 있어 가장 힘든 순간은 아이가 처음 자폐 진단을 받기까지 그리고 가족들이 그것을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일 것이다. 임신을 했을 때 아이에게 자폐가 있을지 모르니 그에 관련된 지식을 미리 쌓아두려고 공부를 하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가 태어나서 2~3세 무렵에 자폐 진단을 받게 되면 "자폐"라는 어감이 주는 두려움 뿐 아니라, 그 장애에 대해 알아가는 혹독한 과정 또한 겪어야 한다. KCS 키즈라인은 이런 부모들에게 효과적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정서적, 문화적, 언어적 지원을 함으로써, 아이가 자폐 진단을 받는 시점에 겪게 되는 막막한 마음을 좀 더 빨리 추스르고 아이를 위한 교육과 서비스를 보다 적극적으로 그리고 긍정적으로 찾을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