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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국가’ 하나의 킹덤… 문화적 개성 간직

2014-08-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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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평식의 `세계일주 길잡이’

▶ 영국 일주/제국의 영광과 유산

‘4개국가’ 하나의 킹덤… 문화적 개성 간직

용암이 식으며 만들어진 다양한 모양의 기둥들이 절경을 이룬 북아일랜드의 자이언츠 코즈웨이 국립공원.

‘4개국가’ 하나의 킹덤… 문화적 개성 간직

엘리자베스 여왕이 주말과 휴일에 머무는 윈저성. 평소에는 영국 국기가 걸려 있지만 여왕이 성안에 머무를 때는 왕실 깃발이 게양된다.

영국은 유럽 여행의 시작이기도 하고 끝이기도 하다. 패키지여행은 물론이고 배낭여행을 떠나는 관광객의 일정표를 보더라도 영국은 대체로 유럽 여행의 출발지 아니면 마지막 여행지로 자리 잡고 있다. 이것은 유럽여행에서 영국이 차지하고 있는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고, 지리적인 특성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영국은 대륙에서 떨어져 나와 있는 섬나라이기에 중간에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려면 동선의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유럽 여행의 관문이자 최고의 관광지로 꼽히는 영국은 사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라는 4개 나라가 함께 손을 잡은 연합국이다. 그래서 정식 명칭은 ‘그레이트 브리튼 북아일랜드 연합 왕국’(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이고, 줄여서 ‘UK’(United Kingdom)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영국=잉글랜드’(England)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잉글랜드는 영국 연합 왕국을 구성하는 하나의 나라일 뿐이다. 마찬가지로 웨일스나 북아일랜드 역시 미국의 ‘주’나 지방’에 해당하는 개념이 아니라 영국을 구성하는 하나의 ‘국가’라는 점을 알아두면 좋겠다.

4개 국가가 모여서 하나의 왕국을 이루고 있으니 볼거리가 많은 것은 당연하다. 잉글랜드의 중심이 되는 영국 남동부 지역에는 런던을 비롯해서 윈저, 옥스포드, 바이버리, 스트랏포드 어폰 에이번, 맨체스터, 윈드미어 등이 늘 관광객으로 붐빈다. 스코틀랜드에는 옛 수도인 퍼스와 현재 수도인 에딘버러, 경제 중심 도시 글래스고 같은 도시들이 유명하다. 북아일랜드에서는 벨페스트, 로프브리지, 더블린을 만나야 한다.


영국 일주는 잉글랜드를 시작으로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를 거쳐 아일랜드에 이르고,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까지 7개 나라 20개 도시를 돌아보는 일정이다. 여기서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등 영국 연합 3개국만 돌아본다면 6일7일 정도의 일정이 된다.


■ 잉글랜드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영토와 인구를 보유했던 제국이다. 산업혁명 이후 축적된 경제력을 바탕으로 16세기부터 식민지 확장을 시작한 후 19세기 후반에는 지구의 약 4분의 1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영토를 거느렸다. 미주, 아프리카, 남태평양,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지구 전체에 그 영토가 미치지 않은 곳이 없어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 불렸다.

식민지 개척에 열을 올리던 거친 이미지와 다르게 국토는 대체로 낮은 언덕과 평지로 구성돼 있으며 런던 등의 대도시를 벗어나면 온통 푸른빛의 초원과 나무숲이 펼쳐져 목가적이고 서정적인 느낌을 전해 준다.

윈저성은 영국의 상징과도 같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주말과 휴일에 머무는 왕궁으로서, 외국 국가원수를 맞이하는 영빈관 역할도 하고 있다. 원형 타워를 가운데에 두고 양쪽에 건물이 들어선 형태로 지어졌는데, 원형 타워에 왕실 깃발이 게양돼 있다면 여왕이 성 안에 머무르고 있음을 의미한다.

도시 전체에 42개 대학이 흩어져 있는 세계적인 대학 도시 옥스포드에서는 보들리안 도서관, 시청, 쉘도니엄 학위 수여장, 블랙웰 서점 등 석학들의 열기가 느껴지는 학업의 현장을 돌아볼 수 있다. 영국 최고의 사상가이자 예술가인 윌리엄 모리스가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이라고 극찬한 바이버리에서 꽃과 나무와 무채색의 석조건물들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끽한다. 4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바이버리 스완 호텔은 잠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낭만과 휴식을 충전해 준다.

스트랏포드 어폰 에이번은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고향이다. 셰익스피어 생가에서는 그가 태어난 방과 침대도 직접 볼 수 있다. 맑고 선명한 공기, 풍부한 녹음, 넉넉하고 유유히 흘러가는 강, 거기에 오랜 세월 햇볕에도 바래지 않고 똑같은 모습으로 올망졸망 서있는 정겨운 석조 건물들을 보고 있으면 과연 셰익스피어 같은 세기의 작가를 배출할 만한 특별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 스코틀랜드

골프의 원조, 스카치위스키, 에딘버러 축제, 백파이프로 상징되는 스코틀랜드는 영국 연합 전체 국토면적의 3분의 1, 천연자원의 95%를 보유하고 있다. 북해 유전에는 1조5,000억파운드 가치의 석유와 개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328년 잉글랜드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후 독립을 선언했지만, 1603년에 스코틀랜드 군주 제임스 6세가 잉글랜드를 함께 통치하는 왕이 되면서 연합 왕국의 기틀이 놓였고, 1707년 하나의 나라로 합하는데 합의한 후 300년이 넘도록 영국 연합의 일원으로 존재해 왔다.

스코틀랜드는 2014년 9월18일 영국 연합 왕국에서 다시 독립할지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다. 국민들이 독립을 선택하면 2016년 3월24일부터 영국 연합의 일원이 아닌 독립된 국가로 새 출발을 하게 된다. 하지만 실리적인 측면에서 독립을 반대하는 비율이 좀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스코틀랜드 왕국의 수도로 ‘항쟁’이란 뜻을 담고 있는 스털링에는 잉글랜드와의 전쟁과 독립을 위해 싸워온 역사적 유물들이 많이 남아 있다. 스털링성은 스코틀랜드 민병대가 잉글랜드 정규군에 대승을 거두면서 독립을 쟁취한 역사적 공간이다. 위대한 지도자 윌리엄 윌레스 장군의 일대기를 그린 멜 깁슨 주연의 영화 ‘브레이브 하트’도 스털링성을 주 무대로 하고 있다.


■ 북아일랜드

같은 섬에 공존하고 있는 아일랜드와는 선을 긋고 오히려 옆에 있는 그레이트 브리튼섬의 영국 연합 일원으로 살아가는 북아일랜드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이자 장엄한 대자연의 신비를 만끽할 수 있는 자이언츠 코즈웨이 국립공원으로 유명하다. 화산폭발로 쏟아져 내린 용암이 식으면서 4각~6각형의 다양한 기둥으로 굳어진 주상절리가 천하 절경을 선사한다.

섬과 섬 사이를 연결해서 아슬아슬하게 건너가며 발밑으로 바닷물이 넘나드는 해안 절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한 로프브리지는 북아일랜드 최고의 관광지다. 수도인 벨페스트 중심부 도네갈 광장에는 고전 르네상스 스타일로 우뚝 솟은 돔형식의 시 청사가 또 다른 볼거리다.


박평식<아주관광 대표> (213)388-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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