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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준비 상속 ‘인테스터시’와 프로베이트를 피하는 방법

2014-07-1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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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홍 변호사의 생활법률 상식

무준비 상속, 즉 ‘인테스터시’(Intestacy)란 무엇이며 어떤 뜻인가 살펴보자.

여러분이 트러스트나 유언서를 준비했다면 재산분배에 관한 본인의 의사표시를 이미 문서화 했을 것이다. 또한 공동명의로 부동산 명의가 되어 있는 경우도 그 특정한 부동산에 관한한 본인의 의사대로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재산분배와 관련해 아무 준비도 안 했을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


이렇게 본인의 재산 분배에 대한 의사 표시 없이 사망하는 경우를 인테스터시라고 한다.

인테스터시란 아무런 상속계획을 해 놓지 않은 경우 주 정부에서 수혜자와 상속내용 등을 결정한다는 뜻이다. 보통 수혜자는 사망한 사람의 자녀, 부모, 삼촌, 이모, 사촌, 또는 조카까지 될 수 있다. 어떤 때는 전혀 알지도 못하는 먼 친척이 여러분의 재산을 상속받을 수도 있다.

바바라란 여인의 케이스를 인테스터시의 예로 들어 그녀가 사망하기 전 그녀의 백그라운드와 원하는 바와 결과를 비교해 보자.

1. 3명의 자녀들과 5명의 손자들이 있고 그녀의 남편은 몇 년 전에 세상을 떠남.

2. 맏딸은 45세 모니카, 둘째 아들은 43세 데이빗, 막내는 16세 제니퍼가 있음.

3. 모니카와 데이빗으로부터 도합 5명의 손자들이 있음.

4. 본인이 사망 후에 원하던 그녀의 상속 계획 내용은:


(1) 다니던 교회에 10만달러를 현찰로 기증.

(2) 잘 사는 아들 데이빗과 손자들에게 각각 5만달러씩을 상속.

(3) 16세 제니퍼에겐 남은 총 재산의 3분의 1을 상속.

(4) 지병이 있고 가난한 맏딸 모니카에겐 나머지 재산의 3분의 2를 상속.

그런데 안타깝게도 바바라는 미처 준비하지 못하고 홀연히 세상을 등졌고 인테스터시 법에 의해 재산이 분배되었다. 따라서 세 자녀가 각 3분의 1씩 유산을 받게 되었고 맏딸 모니카한테는 더 물려주지 못했고 손자들에게는 한 푼도 상속되지 않았다.

그리고 아직 미성년인 제니퍼는 법정에서 정하는 후견인(guardianship)절차를 밟아 18세가 될 때까지 후견인 절차과정을 거쳤다. 게다가 트러스트가 없으니 당연히 프로베이트를 거쳐야 했고 어마어마한 변호사 비용과 그 외 다른 경비가 들었고 3년이 경과한 후에야 자녀들에게 재산이 돌아갈 수 있었다.

이렇게 아무런 준비 없이 세상을 떠나면 정부가 법 규정에 따라 상속 처리하게 하는 것을 인테스터시라 한다.

세금과 마찬가지로 죽음은 누구나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준비하는 삶은 여러분의 선택이며 몫인 것이다.

프로베이트 제도가 지니는 단점은 이밖에도 더 많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제도를 효율적인 상속의 최대 걸림돌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소유한 주택이 본인 사망 당시 70만달러이고, 이 중에서 은행 융자금 등을 뺀 순수한 자기 몫의 재산, 즉 에퀴티(equity)가 7만달러에 불과하다고 해도 프로베이트 비용은 7만달러가 아니라 70만달러를 기준으로 부과된다. 게다가 이 비용을 프로베이트 과정 중에 지불해야 비로소 법정상속이 완료되므로 유가족들은 종종 단순히 상속비 납부를 위해 불가불 부모의 재산을 급매하게 된다. 여러분들도 간혹 ‘프로베이트 세일’ 이라는 광고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준비 없이 부모가 사망한 경우에 자녀들이 법이 정한 비용을 내느라고 헐값에 부동산을 내놓는 경우를 일컫는 말이다.

또 프로베이트 진행과정에서 본인이 모든 재산과 상속자 내역이 낱낱이 일반에 공개되므로 재산상의 비밀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상속계획(estate planning)을 편의상 두 부분으로 나눠 생각한다면 하나는 사망 때 본인의 의사대로 유산이 상속되길 결정해 놓는 것이다.

여기엔 유산을 주고 싶은 사람들과 자선단체들이 포함되며 수혜자에게 돌아가는 자산의 종류와 액수가 명시되며 유산을 금방 줄 것인지 일정한 기간 후에 줄 것인지가 결정된다.

또 하나는 유산을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적은 경비를 지불하면서, 효율적으로 상속자에게 전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프로베이트를 공식적으로 피할 수 있는 방법의 몇 가지 예를 들자면, 공동명의(joint tenancy) 소유권인 경우, 수혜자 지정 구좌(beneficiary designation accounts)를 정하는 방법, 리보커블 리빙 트러스트(revocable living trust) 설정이다.

프로베이트를 피하는 방법들을 설명해 나갈 때 왜 트러스트 설정이 생존 때 부모님의 재산권 행사에는 아무런 장애가 없는지 등을 되도록 쉽게 풀어보기로 하겠다.

첫째, 재산이 다른 사람과 공동명의로 돼 있을 경우 일반적으로 프로베이트를 피할 수 있다. 공동명의로 된 재산은 한 사람이 사망한 후 남은 생존자가 주인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부부가 공동명의로 집을 가지고 있다가 한 배우자가 사망할 경우 다른 배우자가 그 집의 100% 소유권을 갖게 되고 비교적 간단한 절차를 카운티 등기소(County Recorder’s Office)에 밟으면 된다.

은행계좌도 공동명의인 경우 남은 배우자가 100% 권리행사를 할 수 있다. 그래서 공동명의가 프로베이트를 피하는 방법은 되지만 부부 동시 사망 때는 적용이 안 되고 세금상의 불이익을 다할 수도 있는 허점이 많다.

예를 들어 집 명의에 자녀 둘의 이름을 넣었다고 가정하면, 부모가 사망한 후 프로베이트를 피할지는 몰라도 부모 생존 때 자식이 고소를 당해 판결이 나오면 그 집에 차압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또 결혼한 자녀가 이혼을 하면 이혼하는 자식의 배우자가 그 집의 일부를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일들이 여러분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문의 (714)534-4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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