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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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되지 않고 순수하며 광대한 자연

2014-06-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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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평식의 `세계일주 길잡이’ - 알래스카

▶ 국립공원 6개·호수 3백만개·화산 29개, 항구도시 발데즈는‘알래스카의 리틀 스위스’ 거대한 컬럼비아 빙하·스워드 기차 꼭 경험을

오염되지 않고 순수하며 광대한 자연

스워드 기차는 아름다운 풍경을 경험할수 있다.

오염되지 않고 순수하며 광대한 자연

거대한 규모의 컬럼비아 빙하 유람선 관광 모습.

“토지 거래 역사상 제일 큰 땅을 사고 판 기록은 어디서 만들어졌을까?“

정답은 1867년 3월30일 있었던 미국과 러시아간 알래스카 매매 계약이다. 이날 미국이 러시아로부터 720만달러에 사들인 알래스카는 그 크기가 150만제곱킬로미터, 3억6500만에이커 규모다. 미국 본토의 20%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땅이다. 미국 본토에서 제일 크다는 텍사스주보다 2배나 크고, 가장 작은 로드아일랜드주의 425배나 된다.

미국의 윌리엄 슈워드(William H. Seward) 국무장관이 알래스카 땅 구매를 추진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지 않았다. 쓸모 없는 얼음덩어리 땅을 거금을 주고 살 필요가 있냐며 ‘바보 같은 슈워드(Seward’s folly)’라 조롱하고 비웃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어떤가? 알래스카는 미국에게 ‘대박’을 안겨주었다. 눈과 얼음만 있는 줄 알았던 알래스카는 자원의 보고였다. 이전까지 모피 생산 기지 정도로 여겨졌던 알래스카에서 1880년대에 금광이 발견돼 골드러시가 있었고, 1957년에는 유전 개발로 인한 오일러시가 이어졌다. 석탄과 천연개스, 구리 등 풍부한 천연자원과 해양자원이 가득했다. 전략적 요충지이자 군사 기지로서도 크게 기여했다.

여기에 모두를 감동시킨 또 하나의 경이로움이 있었으니, 오염되지 않고 순수하며 광대하고 장엄한 자연환경이 그것이다. 지금 알래스카는 지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중 하나로 평가받으며 언젠가 꼭 한번 가보고 싶은 최고의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알래스카가 자랑하는 매력은 수없이 많다. 세계에서 가장 큰 육지 빙하와 거대한 바다 빙하, 수많은 유빙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북미 최고봉인 맥킨리산을 비롯해서 6개의 국립공원과 5개의 주립공원이 있고 세계 어디서도 보기 힘든 완벽한 야생동물 보호구역이 존재한다.

호수가 300여만개, 강이 3,00여개, 화산이 29개나 있다. 인구는 2012년 기준으로 약 73만명에 불과한데, 곰이 워낙 많아서 인구 대비 곰의 숫자가 주민 1명당 곰 1마리 꼴이라는 말이 전해진다. 눈, 오로라, 스키, 개썰매, 에스키모, 연어, 곰, 고래, 빙하 등 끝없는 볼거리가 이어진다.


■ 진짜 알래스카는 ‘발데즈’에서 시작

알래스카 투어의 진수는 발데즈에서 시작된다. 발데즈는 ‘알래스카의 리틀 스위스’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항구 도시다. 도시도 아름답지만 그곳에 이르기까지 과정은 더 황홀하다.

앵커리지에서 발데즈에 이르는 45마일 도로는 세계 3대 드라이브 코스로 선정됐을 만큼 절경을 자랑한다.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훌륭한 관광코스이기에 발데즈가 아니라 발데즈까지 가는 길을 즐기러 알래스카에 간다는 여행객도 줄을 잇는다.

무게 45킬로그램 이상의 양배추가 자라는 알래스카 유일의 농장지대인 팔머시, 해발 850미터 탐슨 패스의 절경, 50미터 높이의 말꼬리 폭포와 면사포 폭포가 차례로 관광객을 맞는다. 탐슨 고개를 넘어서면 계곡을 가득 메운 워딩턴 빙하가 나타난다. 빙하는 마치 산 전체에 병풍을 두른 듯 신비롭고 장엄하다.

알래스카 노스슬로프에서 발데즈까지 800마일에 걸쳐 연결돼 있는 송유관과, 원유를 유조선에 옮겨싣기 위해 건설된 발데즈 항구의 대형 설비들도 인상깊다. 자연훼손을 최소화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기울인 노력이 느껴진다. 해마다 산란철이 되면 수백만 마리 연어떼가 몰려오는 연어 부화장과, 그 연어를 잡기 위해 곰이 내려와 맨 손으로 사냥하는 모습도 오직 발데즈 알래스카에서만 만날 수 있는 장관이다.


■ 바다의 신비 만나는 컬럼비아 빙하 크르즈

흔히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숨겨져 있는 부분이 더 클 때 ‘빙산의 일각’이라는 말을 쓴다. ‘빙산의 일각’을 눈앞에서 직접 보여주는 바다 빙하는 알래스카를 상징하는 대명사 중 하나다.

발데즈항에서 크루즈를 타고 나가면 1만년 역사를 자랑하며 최고의 비경 추기애치 산맥을 품고 있는 컬럼비아 대빙하를 만날 수 있다. 알래스카의 바다 빙하로는 위디어 빙하도 유명하지만 규모 면에서 컬럼비아 빙하가 더 크고 화려하다. 거대한 컬럼비아 빙하는 마치 바다 전체가 얼음벽이 된 듯한 환상적인 풍경을 보여준다. 바다에 떠있는 크고 작은 유빙들 앞에서는 안전을 위해 유람선도 속도를 늦춘다.

7시간 동안 진행되는 컬럼비아 빙하 크루즈는 바다 빙하뿐 아니라 다양한 야생 생태계도 보여준다. 험프백 고래, 희귀종 대머리독수리, 전설의 새 퍼핀, 범고래, 수백 마리 바다사자가 집단서식하는 ‘바다사자섬’이 숨쉴 틈 없이 관광객의 감탄을 자아낸다.


■ 웽글즈국립공원과 세계 최대 육지 빙하 마타누스카

알래스카의 산을 얘기하자면 웽글즈국립공원을 빼놓을 수 없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 문화유산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국립공원이기 때문이다. 옐로스톤이 그랜드 캐년보다 3배 큰데, 그 옐로스톤보다 무려 6배나 더 크다. 알래스카는 눈과 얼음으로 덮인 혹한의 오지일 것이라는 오해를 단숨에 깨뜨리는 엄청난 규모의 푸른 숲과 산봉우리들이 그 속에 있다.

멀리 만년설이 쌓인 산들을 바라보며 녹음이 우거진 공원을 산책하는 기분은 마치 아무도 살지 않는 다른 별에 온 듯한 환상을 준다.

알래스카의 산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든 또 하나의 작품은 마타누스카 빙하다. 인간이 접근할 수 있는 육지 빙하로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 폭이 6.4킬로미터, 길이는 42킬로미터에 이른다. 두께도 1킬로미터가 넘는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지난 400년 동안 약 300미터가 녹아버렸다고 학자들은 분석하지만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견고한 빙하로 꼽힌다. 푸른 얼음에 올라가 끝없이 펼쳐진 대빙하를 바라보는 즐거움은 알래스카 관광의 하이라이트라고 볼 수 있다.


■ 매킨리산, 스워드 기차 그리고 끝나지 않는 이야기

높이 6,194미터로 북미 최고를 자랑하는 맥킨리산이 있기에 알래스카는 전세계 산악인들의 동경의 대상이자 경외의 대상이다. “여기는 정상!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다”는 말과 함께 대한민국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았던 산악인 고상돈 씨가 불의의 사고를 당한 곳도 바로 이 곳이다. 그의 묘역이 조성돼 있다.

추기애치 산맥을 배경으로 바다, 산, 빙하를 감상하며 달려가는 스워드 기차는 알래스카의 매력을 집약해서 보여주는 종합선물 세트다. 산 빙하로는 세계 최대인 엑시트 빙하도 놓칠 수 없다. 엑시트 빙하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빙하가 사라지고 있는 흔적을 연도별로 표시해 보여준다. 이 아름다운 빙하가 앞으로 몇십년 혹은 몇백년 후에 사라질 것이란 말없는 경고가 담겨 있다.

세계 최대의 수상 경비행장인 레익 후드도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다. 앵커리지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캡틴쿡 공원, 세계 최대의 초컬릿 분수가 있는 와일드베리 공장, 알래스카의 변천과정과 역사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앵커리지 박물관도 필수코스다.


박평식<아주관광 대표> (213)388-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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