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요절한 추상표현작가 존 알툰의 세계를 만난다

2014-06-11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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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CMA 특별전 2제 ◆존 알툰 회고전 (BCAM 2층)

▶ 강렬한 열정·카리스마, 1960년대 LA 화단 총아, 특이 스타일 70점 전시

1950~60년대 LA 화단의 총아였으나 44세에 요절한 추상표현주의 화가 존 알툰(John Altoon, 1925~1969)은 요즘 현대미술계와 경매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아티스트의 한 명이다.

잭슨 폴락과 마크 로스코 같은 거장들과 동시대 화가로, 그들처럼 특징적인 스타일을 보이지 않고 다양한 형태의 작업을 펼침으로써 당대에 이름을 날리지는 않았지만, LA에서는 ‘화가들의 화가’로 불리며 래리 벨, 프랭크 게리, 로버트 어윈, 에드 루섀, 바바라 스미스 등 수많은 작가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무모하면서도 강렬한 카리스마와 로맨틱한 열정으로 많은 동료들의 사랑을 받았던 그는 우울증과 편집증에 시달렸으며 종국에는 심장마비로 급사함으로써 전설이 돼 버렸다.

아르메니아 이민자의 아들로 글렌데일에서 성장, 오티스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공부한 그는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으며 후에 아트센터 스쿨(패사디나)과 추이나르 아트 인스티튜트(현재의 칼아츠)에서 파인아트를 전공했다. 뉴욕과 유럽에서도 잠시 활동했으나 남가주로 돌아온 알툰은 1957년부터 63년까지 유명한 페러스 갤러리의 전속화가로 활발하게 작업했다.


여자를 좋아했던 그는 여성의 이미지와 남근을 비롯한 마초적 섹슈얼 이미지에 탐미했으며 여권운동에도 열의를 보였다.

그는 앤디 워홀처럼 상업적 일러스트레이터로 커리어를 시작해 광고 같은 이미지를 종종 작품에 사용했는데 워홀의 팝아트가 점잖고 이지적인데 비해 알툰의 그것은 풍자적이고 훨씬 본능적인 것이라고 평가된다. 그는 또 일상적 사물들을 특이한 스타일로 드로잉 했으며 잉크, 에어브러싱, 파스텔, 수채화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여 작업한 작품들을 광범위하게 볼 수 있다.

이 전시는 추상과 구상이 독특하게 접목된 존 알툰의 작품 약 70점을 통해 그의 작품세계를 총체적으로 깊이 있게 조명하고 있다. 요절한 데다 전방위로 작업한 화가였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작품을 한 자리에 모은 것 자체가 대단한 일로 여겨진다.

라크마 소장품 7점과 브랜다이스 대학교 로즈아트 뮤지엄 컬렉션을 연대기 별로 정리한 이 회고전은 라크마 전시가 끝난 후 로즈아트 미술관으로 옮겨가 올해 말까지 전시된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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