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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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고 푸짐하고…‘사람 사는 곳’ 느낀다

2014-06-0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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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재래시장들

▶ LA 사이공 플라자, 마치 남대문 시장, 그랜드 센트럴 마켓엔 저렴한 먹거리들, 시애틀 파이크 플레이스, 해산물 풍성

어린 시절 어머니의 손을 잡고 찾았던 재래시장은 언제나 흥미로운 곳이었다. 손님들의 발길을 이끌기 위한 가게 주인들의 커다란 목소리에는 활기가 넘쳤고, 싱싱한 채소와 과일, 생선과 해산물, 고기 등을 그 자리에서 다듬어주는 주인들의 손놀림은 달인열전을 연상시킬 정도로 날렵했으며, 가격을 흥정하는 주인과 손님들의 실랑이는 누가 이기나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단골손님에게는 옷 하나를 사도 깎아주거나 덤으로 여러 아이템을 얹어주던 인심 좋은 주인아주머니의 모습에서는 아이템마다 정찰제 가격표가 붙어 있어 조금의 ‘에누리’도 없는 백화점과 대조돼 인간미마저 느껴졌다. 한인들의 DNA 속에 박혀 있는 우리 고유의 정서인 에누리와 정, 그리고 희로애락이 녹아 있던 삶의 터전 재래시장. 오늘날 하나둘씩 자취를 감추던 차라 안타까웠는데 이곳 미국에도 몇몇 재래시장이 자리 잡고 있어 반가운 마음이다. LA 다운타운 소재 그랜드 센트럴 마켓(Grand Central Market), 차이나타운에 자리 잡고 있는 사이공 플라자(Saigonf Plaza), 또한 시애틀 파이크 마켓(Pike Market) 등… 활력이 넘치는 미국의 재래시장을 구경해 보자.


■사이공 플라자 & 다이너스티 센터

중국의 한 마을을 고스란히 옮겨온 듯한 다운타운 LA 소재 차이나타운. 이곳에 자리 잡고 있는 활기찬 재래시장 ‘사이공 플라자 & 다이너스티 센터’(Saigon Plaza & Dynasty Center)는 다양한 물건을 엄청나게 싼 가격에 ‘건질’ 수 있는 재미있는 장소다.


이곳에는 중국과 베트남, 캄보디아와 라오스 출신의 이민자들이 주로 운영하는 약 120여개의 가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마치 한국의 남대문, 혹은 동대문 시장을 방문한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화려한 중국 전통의상과 수공예품은 물론 어린이들의 장난감 및 생필품과 스트릿 푸드 등을 판매하는 다양한 가게들 안에는 친절해 보이는 주인들이 손님들을 반기며, 질 좋은 제품들을 엄청 ‘착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으니 운이 좋으면 엄청난 ‘득템’을 경험할 수도 있다.

한편 사이공 플라자 내 서쪽으로 걷다 보면 다양한 보석가게들이 상주하며, 역시 각종 보석과 액세서리, 14K와 18K 금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한편 차이나타운은 또한 음력설은 물론 추석 등 동양의 명절들을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축제가 열린다. 이때 시즌에 맞춰 방문하면 중국의 명절 문화와 전통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으니 더욱 재미있을 것이다.

▲주요 판매 아이템
옷, 신발, 장난감, 학용품, 액세서리와 보석, 일반 생필품

▲주소
800 North Broadway, Los Angeles


■그랜드 센트럴 마켓


다운타운 LA의 그랜드 센트럴 마켓(Grand Central Market)은 LA 내 가장 역동적이고 생동감이 넘치는 장소라 할 수 있다. 1917년 개장, 3년 뒤면 개장 100주년을 맞이하는 이 유서 깊은 시장은 3만스퀘어피트의 넓은 공간에 다양한 가게들이 빼곡히 상주하고 있는 실내 재래시장이다.

가게들은 전 세계 곳곳에서 들어온 신선한 과일과 채소로부터 길거리 음식까지 각종 아이템들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고 있으며, 이탈리안과 히스패닉, 중국, 일본 등 다양한 문화와 종류의 음식들을 선보인다. 관광객들은 물론 로컬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언제나 활기가 넘친다. 대부분의 간판이 영어와 스패니시로 표기되어 있는데, 한국의 재래시장처럼 상인과 흥정하는 훈훈한 장면이 연출된다.

한편 그랜드 센트럴 마켓은 캘리포니아 최고의 재료와 셰프가 선보이는 다양한 요리의 향연을 맛볼 수 있는 곳이라 더욱 정이 간다. 고메이 푸드 가게들을 찬찬히 구경하다 보면 마음씨 좋은 상인들이 무료로 건네주는 과일을 한 조각을 맛볼 수도 있고, 또한 무료로 시식요리를 얻어먹을 수도 있다. 셰프들이 요리를 만드는 장면을 관람할 수도 있어 음식 매니아들의 흥미를 끈다.

요리에 그다지 관심이 없더라도 신선한 재료로 만든 다양한 음식을 맛 보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될 것이다. 점심시간에는 인근 오피스에서 간단한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찾아온 직장인들이 줄을 선다.

▲주요 판매 아이템
고메이 푸드, 싱싱한 야채와 과일 , 커피와 요거트 등 음료수

▲주소와 전화번호
317 S. Broadway, (213)624-2378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시애틀의 다운타운의 해안선을 따라 파이크 스트릿(Pike St.)과 버지니아 스트릿(Virginia St.) 사이에 형성된 재래시장으로 1970년 들어선 이후로 다이내믹한 지역 내 활력소로 자리 잡고 있다.

바닷가에 위치한 만큼 풍부한 해산물이 가득하며, 해산물 이외에도 신선한 과일과 야채, 고기 등 다양한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다. 도시적이면서도 재래시장의 정겨움이 공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바닷가 바로 옆에 위치하는 만큼 갓 잡아 올린 생선과 싱싱한 해산물들이 매우 ‘착한’ 가격에 판매되는데, 예를 들어 큼지막한 던지네스 크랩은 한 마리에 20달러선에 구입할 수 있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서는 길 한복판에서 라이브 공연이 펼쳐지거나 이벤트가 펼쳐지는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한 예로 생선을 파는 가게 주인들은 순진(?)하게 보이는 관광객들에게 갑자기 “받아요”라고 소리치며 큼지막한 생선을 던져주기도 한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깜짝 놀라 생선을 피하거나 받다가 놓치기 일쑤. 사실 알고 보면 생선 모양의 인형을 던진 것으로,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배꼽잡고 웃게 되며, 이는 이 지역의 유명한 해프닝이자 구경거리다.

한편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옆으로는 그 유명한 스타벅스 1호점이 위치한다. 사실 1호점이라 해도 별다를 것 없지만, 이곳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선다. 가게 안팎에서 ‘인증 샷’을 찍어대는 관광객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테이블 없이 ‘테이크 아웃’ 커피만 판매하지만, 스타벅스 1호점(the First Starbucks Store)이라는 상표가 붙어 있는 머그컵과 텀블러 등을 판매하기 때문에 여행 기념품을 구입하기 위한 관광객들로 늘 북새통을 이룬다.

▲주요 판매 아이템
해산물, 과일과 야채, 꽃

▲주소와 전화번호
85 Pike St. Seattle, (206)682-7453


<홍지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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