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 가이드] 트윈 픽스 (7,761피트 & 7,596피트)
▶ 산불의 상처 간직한 아름다운 산악, 왕복 14마일 8시간, 등반고도 3천피트
산불의 상처를 간직한 트윈 픽스는 걷기에 편한 흙길로 왕복 14마일에 8시간이 소요되며 순등반고도는 3,000피트가 되는 산행코스이다.
어쩌면 산에 간다는 것은 수목과 풀의 세계로 간다는 말과도 동일할 것인데 근래에 읽게 된 ‘식물들의 정신세계’라는 책으로 하여 전혀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게 된 기분이다. 식물들도 의식과 감정 등을 풍부히 가지고 있다 한다. 단지 우리들 미개한 인간이 그들을 잘 이해하지 못함으로써 우리 인류는 자칭 고등동물이고 다른 존재들은 하등생물로 분류하고 있는데 이것은 크게 잘못된 일일 수가 있다고 느끼게 됐다.
소나무나 Yucca를 보면 그들의 키가 자랄 때 충분히 중력을 견딜 수 있게끔 밑줄기가 비탈의 각도에 맞추어 적절히 휘어지거나 비바람에 능히 견딜 수 있게끔 위로 갈수록 얇고 가늘어지는 등의 정교한 구조공학적 성장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식물들도 희로애락의 감정을 가진다는 것과 식물의 꽃이나 잎이나 열매가 그리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은 이들이 진선미의 의식을 가지고 창조적 사고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웅변하고 있는 것일 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2009년에 샌개브리엘 산맥에서 사람에 의한 화재(station fire)로 16만 에이커(약 2억평)의 숲이 타버린 일은 실로 인간이 그 숲을 보금자리로 하여 살아가던 의식이 있는 동식물에게 준 엄청난 재앙이었다고 하겠다. 동시에 또 다른 면목을 보여주는 곳인 Twin Peaks를 찾아가 보기로 한다. 트윈픽스는 청량한 공기가 두드러지는 산행코스이다.
▲가는 길
Angeles Crest Highway(2번 도로)의 Milemarker 52.8마일 지점(La Canada 기점으로는 28.5마일 지점)에 이르면 ‘Sulphur Springs & Santa Clara Divide’라는 표지판이 나온다. 여기서 좌회전하여 100m쯤 들어가면 왼쪽으로 화장실이 있는 주차장이 있다. 2번 하이웨이선상의 유일한 레스토랑인 Newcomb Ranch를 지나 동쪽으로 1마일쯤 더 간 곳이다.
▲등산코스
주차장 입구에서 2번 하이웨이를 따라 서쪽으로 100m 쯤을 가면 SulphurSprings를 안내하는 표지판이 있는데 바로 그 표지판 남쪽 뒤로 등산로가 있다. 이곳은 PCT와 오늘 우리가 주로 이용하게 될 Mt. Waterman Trail이 중첩되는 곳이다.
등산로는 완만하게 산비탈을 올라가며 시작되는데 대략 250m쯤을 가면 등산로 오른쪽(남쪽)에 제법 큰 이정표가 있어 직진하는 길이 PCT와 Silver Moccasin Trail 임을 알리고 있다.
우리는 바로 이 이정표 앞에서 길이 없는 듯한 희미한 발자취의 흔적을 따라 오른쪽으로 꺾어 올라가야 한다. 대략 30m 쯤을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불에 타 쓰러진 큰 나무 뒤로 비로소 Mt. Waterman Trail이 확실하게 드러난다.
어찌 보면 바위를 소재로 자연이라는 예술가가 빚어낸 조각공원을 걷고 있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 크고 작고 부드럽고 둥글둥글한 바위들이 이곳저곳에 널려 있고 불에 탄 크고 작은 수목들이 잎사귀를 다 잃고 줄기들만 새까만 숯이 된 채로 서있어 애처롭기만 한데, 그렇기에 바위들의 모습은 더 잘 드러나고 있다고 하겠다.
등산로 오른쪽으로는 깊은 계곡 Devil’s Canyon이 굽이굽이 뻗어 내리는 모습이 유장하고 그 끝간 데쯤의 왼쪽으로는 Monrovia Peak, 오른쪽으로는 Mt. Wilson과 San Gabriel Peak 등의 연봉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다.
등산로 입구에서 약 3.5마일 지점에 이르면 길이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해발고도 7,300피트의 Twin Peaks Trail Junction이 된다. 직진으로 나아가는 Mt. Waterman Trail을 벗어나 오른쪽 길을 택해 꼬불꼬불 내려간다.
Twin Peaks의 봉우리는 이제 바로 눈앞이다. 소나무와 전나무가 무성한 가운데 드문드문 있는 거구의 SequoiaTree 지대를 지나가면 Twin Peaks Saddle이라는 안내판이 있다. 해발고도 6,550피트이다. 여기서 부터는 다시 오름길이 되는데 곧이어 Heliport 0.25마일이라고 쓰인 이정표를 지난다.
정상은 이제 0.8마일의 거리에 1,200피트 정도의 등반고도가 남았다. 이따금 경사가 급하고 흙이 무른 곳에서는 발이 뒤로 밀리기도 한다. 이윽고 동봉과 서봉 사이의 Saddle에 닿는다.
해발고도 7,761피트의 동봉 정상은 그리 넓지도 좁지도 않은 다소 평평한 지형이며 소나무들과 바위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데, 지금 우리가 서있는 이곳이 San Gabriel 산맥의 가장 중심 위치이며 가장 인적이 드문 곳이라고 알려져 있다.
정진옥 <재미한인산악회 등반이사>
(310)259-6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