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장성 요양원 새벽 방화로
▶ 대부분 치매 등 거동불편 질식사
28일 오전(한국시간) 화재로 21명이 숨진 전남 장성군 삼계면 효사랑 요양병원에서 119 구조대가 부상자들을 바닥에 눕혀 놓은 채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연합>
일부 병상에 손묶인 채 ...중상 6명
전남 장성의 한 요양병원에서 불이나 환자 20명과 간호조무사 1명이 숨지는 대참사가 또 발생했다. 일부는 중상자여서 사망자는 더 늘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화재 6분만에 진화했지만 사망자 다수 발생
한국시간 28일 0시 27분께 장성군 삼계면 효실천사랑나눔요양병원(이하 효사랑병원) 별관 건물 2층에서 불이 나 이날 오전 6시30분 현재 환자 20명과 간호조무사 1명이 사망했다. 6명은 중상, 1명은 경상을 입어 사망자가 더 늘어날 우려도 크다.
불이 날 당시 2층 짜리 별관에는 간호조무사 1명과 70∼80대 환자 34명 등 총 35명이 있었다.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4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다시 2분 만인 0시 33분에 큰불을 잡았으나 21명이 숨지는 참사를 막지 못했다.
■일부 환자 병상에 누워 손이 묶여…유독가스 질식사
불이 나자 1층에 있던 환자 10여명은 급히 대피했지만, 2층에 있던 30여명의 환자는 병상에 누워 있는 채로 병실에 퍼진 유독가스를 들이마실 수밖에 없었다.
환자 대부분의 70~90대의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한 점을 고려할 때 병원 측의 안전 조치가 허술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특히 환자 대부분은 치매, 중풍 등 중증 노인성 질환자로 일부는 병상에 손이 묶인 채 꼼짝 달싹 못하고 숨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81세 치매 노인이 방화
이번 화재의 최초 발화지점은 환자가 없는 별관 2층 맨 남쪽 끝 방인 3006호로 확인됐다. 이 곳은 병실이 아닌 기타 용도로 쓰이는 방이라 당초 전기 누전으로 인한 화재로 추정됐었다.
그러나 누전으로 인한 화재는 보통 불길이 천장 등에서 아래로 타고 내려오는 데 비해 이날 불은 아래에서 위로 번졌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라 경찰이 CCTV를 확인한 결과 치매 남성환자 김(81)모씨가 이날 새벽 0시 25분께 3006호에서 불을 지르고 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다. 김씨는 현재 방화 혐의로 긴급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병원측, “죽을 죄 지었다” 엎드려 사죄
이날 오전 7시경 효사랑병원 관계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사죄의 뜻을 밝혔다. 요양병원 이사장 이사문 씨는 취재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엎드려 "죄송하다. 사죄한다. 죽을 죄를 지었다" 라며 "무엇보다도 귀중한 생명들이 희생된 점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라고 고개를 숙였다.<천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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