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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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답이 우선이다

2014-05-1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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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라이언 김 경영칼럼

▶ 터보에어 그룹 회장

1905년 천재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은 질량과 에너지는 같다는 특수 상대성 이론을 발표했다.

질량과 에너지 관계 공식 ‘E=mc²’를 기반으로 핵폭탄이 개발됐음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상식이다.

방사성 물질인 우라늄의 분열 전 질량과 분열 후 방사선이 방출되면서 줄어든 미세한 질량의 차이로 생성된 엄청난 에너지를 E=mc² 공식으로 산출할 수 있으며, 이 공식을 적용하면 어느 곳에서 누가 계산을 하여도 똑같은 정답을 얻는다.


이렇듯 수학이나 과학계에선 정해진 공식으로 원하는 정답을 구할 수 있으며, 미세한 수치라도 오차를 허용하지 않음으로 정답 아니면 오답으로 모든 게 분명하다.

비즈니스 세계에도 정답 도출을 위한 공식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공식은 존재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있다고 해도 상황에 따라 다른 답이 필요하니 활용하기도 어렵다.

동일한 상품에 같은 가격과 서비스를 제공해도 만족하는 고객과 불평하는 고객으로 나뉜다.

많은 투자와 노력을 들인 자사 제품이 품질과 디자인, 그리고 가격, 서비스 등 모든 부분에서 경쟁사보다 우위에 있다 확신 하지만, 판매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

첫째는 이 정도면 경쟁자를 충분히 압도하고 남는다는 지나친 주관적 사고를 갖기 때문이다. 경영자가 긍정적 사고를 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만, 과도한 자신감으로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아무리 귀한 재료를 사용하여 맛있는 요리를 준비했어도, 상대가 이미 식사를 했거나 싫어하는 음식이라면 먹지 않는다. 이렇듯 고객의 상황과 철학, 그리고 습관은 제품 구입에서 중요한 요소를 차지한다. 이는 소비자가 상품을 선택할 때 철저히 자신의 주관적 가치 판단에 따르기 때문이다.


둘째는 지나친 전문가적 사고로 평가의 기준을 삼기 때문이다. 자동차나 전자제품 회사들이 막대한 재원을 투입해 개발한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신제품들이 판매부진으로 실패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반면에 특별한 상품이 아니라도 소비자의 감성을 터치하는 마케팅으로 성공하는 사례가 흔히 있음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전문가 입장에선 힘들게 개발한 자사 제품이 경쟁사 제품보다 모든 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차이를 실감하는 소비자가 많지 않는 게 현실이다. 대부분 소비자들이 특수한 기술이나 개선된 성능보다 자신들을 특별하게 생각해 주는 마케팅에 더 호감을 보였음을 경영자들이 놓쳐선 안 될 것이 무엇인지를 말해 준다.

현대 교육의 핵심은 이성과 논리로 모든 사물을 판단할 수 있음을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소비자, 즉 인간은 결코 이성과 논리만으로 판단하고 이해하는 건 불가능하다. 어떤 정답을 들이대도 소비자가 고개를 저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주위를 돌아보면 성실한 남편이 원칙에 따라 행동하지만, 아내가 불만을 갖고 있는 가정도 많다. 논리적으로 따진다면 남편의 입장에서 억울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 문제는 남편의 배려와 존중 부족에서 기인한다. 이런 경우 아내가 느끼는 감정을 이성적 접근으로 해결은 오히려 문제만 악화시킬 뿐이다.

세상이 변하고 유행이 오감에 따라 사람들의 행동양식도 다르게 나타나지만, 존중받고 싶어 하는 인간의 본능은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

논리와 이성이 원칙이라면 배려는 유연성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건 자신의 상황에 맞는 해답이지 기업이 주장하는 정답이 아니다. 지켜야 할 원칙도 중요 하지만 기업에 있어 고객 만족은 더 소중한 가치이며, 그 핵심은 고객에 대한 따뜻한 배려와 존중임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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