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시간 서로 약속· 부모가 픽업
데이트상대·친구 연락처 알아둬야
# 졸업을 앞둔 딸을 둔 한인 최모씨는 프롬파티로 고심하고 있다. 프롬파티에서 딸이 행여 탈선이나 사고에 연루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아직까지 딸의 프롬파티 참석을 허락하지 못하고 있다. 최씨는 “딸은 프롬파티를 앞두고 설레고 있는 것 같지만 부모로서 걱정이 앞선다”며“ 프롬파티에서 음주 탈선사고나 남자 친구와 성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 속이 탄다”고 말했다.
# 12학년 아들을 둔 김모씨는 아들에게 프롬파티는 참석을 허락했으나 운전을 절대 하지 못하도록 금지령을 내렸다. 프롬파티에서 12학년 학생들이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아 아예 운전대를 잡지 못하게 미리 단속한 것. 김씨는“ 파티장에서 술을 마실 아들이 음주운전이나 과속을 하지 못하게 손을 썼다”며“ 가격은 부담되지만 안전을 생각해 택시를 이용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본격적인 고등학교 졸업파티 ‘프롬’시즌이 다가오면서 한인 청소년 탈선주의보가 내려졌다. 일종의 ‘성인식’ 관문으로 졸업을 앞둔 수많은 고교생들의 마음을 한껏 들뜨게 하는 프롬 파티는 당사자에게는 이벤트인 반면 부모들은 “우리 아이가 탈선하지 않을까” 하고 마음을 졸이게 만들기도 한다. 이 때문에 자녀들이 음주, 마약, 성 문제 등과 관련,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학부모들의 관심과 지도가 필요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연방교통당국에 따르면 해마다 프롬기간에 전국 평균 5,000여명의 10대가 부상당하고 50여명이 교통사고로 숨지고 있으며 16~20세 음주운전 사망사고가 전체의 1/3을 차지할 정도로 10대 운전자들의 대형 교통사고가 집중되고 있다. 음주운전 외에도 프롬과 관련 청소년들이 저지르는 범죄는 마약복용, 폭력사건 등을 꼽을 수 있다.
2011년에는 뉴저지주 포트리의 집에서 졸업파티를 열던 한인 학생 20여명을 비롯해 고등학생 50여명이 마약복용 및 소지 혐의 등으로 무더기 체포된바 있으며, 2008년도에는 롱아일랜드 낫소카운티의 한인 청소년 집에서 술파티 도중 10대 여학생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일부 한인 학부모들은 호텔을 비롯한 외부 장소에서 발생하는 자녀들의 탈선 위험을 낮추기 위해 아예 집을 비워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21세 미만 청소년들이 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경찰에 적발되면 주택 소유주에게 책임을 물어 부모에게 형사 및 민사소송이 제기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5월 뉴욕주 터커호에서 한인 신모씨가 고교생 자녀의 부탁으로 친구 50여명을 집으로 초대해 프롬 하우스 음주파티를 열어줬다가 이웃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체포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청소년 상담 전문가들은 프롬에서청소년들의 사고나 탈선을 막기 위해서는 프롬에 앞서 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충분한 대화를 나눌 것을 조언한다. 한인 청소년선도기관 유스&패밀리 포커스의 이상숙 대표는 “부모가 파티 참석여부를 놓고 일방적으로 자녀에게 언성을 높이고 금지하기 보다는 시간을 지켜야 하는 이유, 건전하게 파티를 즐겨야 하는 이유 등을 대화를 통해 차근차근 설명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이외에 ▲자녀의 데이트 상대를 미리 알아둘 것 ▲자녀와 함께 파티에 참석하는 친구들이 누구인지 파악하고 이들의 연락처를 확보할 것 ▲자녀와 진지한 대화를 통해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상기시켜 줄 것 ▲귀가시간을 설정할 것 등을 조언했다.<함지하 기자> A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