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1학년생 대입 에세이 워밍업
▶ 일찍 시작해서 많이 다듬을수록 좋은 글, ‘나만의 특별함’ 드러내는데 중점둬야 눈길
올 가을학기 MIT 합격률이 사상 최저치인 7.7%를 기록하는 등 갈수록 치열해지는 명문대 입학경쟁 때문에 11학년생들과 학부모들은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학업성적과 대입 학력고사 점수가 완벽에 가까운 학생들이 명문대 입시에서 고배를 마셨다는 소식을 접하면 남의 일 같지가 않기 때문이다.
12학년 가을학기까지 미루다 큰 낭패를 볼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대입원서 에세이다. 에세이는 학업성적과 시험점수가 비슷비슷한 학생들을 차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명문대 입시에서 그 중요성이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고 있다.
명문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 및 학부모들의 준비가 빨라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에세이에 대한 아이디어를 짜내는 일을 굳이 가을까지 미룰 필요는 없다. 나만의 특별함을 확실히 드러낼 수 있는 에세이 작성을 위한 워밍업 전략이 필요하다.
와인도 오랜 기간 숙성했을 때 더 그윽한 맛이 배어 나오듯이 에세이도 오랜 기간 생각하면서 다듬기를 거듭해야 좋은 글이 나올 수 있다.
■차별화에 중요
명문 사립대에 합격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4.0이 넘는 GPA와 2,400점 만점에 2,200~2,300점대의 기본 SAT I 점수를 가지고 있다. 근소한 차이로 입학 문턱에서 고배를 마신 학생들 역시 합격자들과 우열을 가리지 힘들 정도로 아카데믹 스펙이 뛰어난 학생들이어서 무엇이 당락을 가르는 요인이 되었는지 알쏭달쏭할 때가 있다.
대학 입학사정에서 고려되는 요소는 학업성적, 커리큘럼 수준, SAT I·ACT·SAT II·AP 등 표준시험 점수, 과외활동, 에세이 등 5가지로 요약된다. 이 가운데 한인 학생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은 에세이라고 할 수 있다. 에세이 하나만 잘 쓴다고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는 것은 아니지만 에세이는 숫자로 이해할 수 없는 학생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도구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명문대 입시에서 그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유명 사립고교에서는 11학년생들의 작문실력 향상을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에세이는 단순히 글을 쓰는 것보다는 자기 자신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표현하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고 보면 된다. 자신이 새롭게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대입원서 제출 직전까지 에세이에 매달린다. 다른 학생과 차별화할 수 있는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이다.
■여유 있게 준비한다
당장 가장 중요한 것은 여름방학 직전까지 학업에 충실해 최고의 성적을 유지하는 것이다. 또한 오는 5월이나 6월 SAT I 또는 SAT II, 4월이나 6월 ACT가 예정되어 있다면 이들 표준시험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들 시험을 모두 치르고 여름방학에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에세이를 준비하면 된다.
그러나 문제는 많은 학생들이 과외활동에 매달리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여름방학 도중 에세이를 준비하지 못해 12학년 가을학기가 되면 시간에 쫓겨 우왕좌왕한다는 것이다.
특히 조기전형으로 대학에 지원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면 사립대의 경우 10월 말까지 입학원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욱 부족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UC계열 대학 또한 사립대 정시전형보다 한 달가량 빠른 11월 말까지 원서를 제출해야 한다. 학업성적을 최대한 끌어올리거나 표준시험에서 최고의 점수를 얻는 것을 최우선 순위에 둘 경우 목표 달성을 위해 차질 없이 일을 진행시켜야 한다.
어드미션 매스터즈의 지나 김 시니어 디렉터는 “글의 소재를 생각하고 방향을 정하는 데 70% 정도의 시간을 보낸다면 실제로 작성하는 시간은 30% 정도로 배분하는 것이 적당하다”며 “글을 쓰기 전에 많이 생각하고 소재 선택에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통지원서 에세이 토픽 선정과 전략
지난해부터 미국 내 대부분의 사립대 진학을 위해 학생들이 작성해야 하는 공통지원서(Common Application) 기존의 6개 토픽이 5개로 줄었으며 고교시절 학생이 한 과외활동이나 아르바이트 중 하나를 골라 설명하는 ‘짧은 에세이’(short answer)도 사라졌다.
일찌감치 토픽들을 읽어 보고 어떤 토픽을 선택할지, 에세이 내용은 어떻게 만들지 최대한 빨리 전략을 짜야 한다. 2개 이상 토픽을 다뤄본 뒤 그 중에서 가장 맞는 것을 최종적으로 고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초안을 작성한 뒤 다듬고 또 다듬어 파이널 버전을 내놓아야 하며 무엇보다 독창적인 에세이를 써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에세이를 읽는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하고 글에 진정성을 담아내야 한다.
공통 지원서를 쓰는 대학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고 한인 학생들이 선호하는 거의 대부분의 대학이 공용으로 쓰고 있는 지원서인 공통 지원서인 커먼 어플리케이션의 소재는 다음과 같다.
1. Some students have a background or story that is so central to their identity that they believe their application would be incompletewithout it. If this sounds like you, then please share your story.(자신을 소개하는 데 있어 특별한 성장과정이나 배경에 대한 부연설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원자가 많은 데 당신이 그런 경우라면 자신의 이야기를 소개하라.)
- 전략: 5개 토픽 중 가장 주제 범위가 넓은 토픽이다. 기존의 자유토픽을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른 4개의 토픽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바로 이 토픽을 선택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2. Recount an incident or time when you experienced failure. How did it affect you, and what lessons did you learn? (실패를 한 경험이 있다면 이를 통해 얻은 교훈과 자신에게 미친 영향은 무엇인가?)
- 전략: 고교시절 유일하게 B를 받은 것, 다른 학교와의 운동경기에서 아깝게 패한 것 등은 학생의 허약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어 좋은 사례는 아니다. 부정행위, 절도, 음주운전 등을 예로 드는 것도 피해야 한다. 대학이 원하는 학생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학생 본인이 해결한 문제를 예로 드는 것이 좋다.
3. Reflect on a time when you challengeda belief or idea. What prompted you to act? Would you make the same decision again? (어떠한 신념이나 견해에 도전한 적이 있다면 당시 어떤 행동을 취했으며 같은 상황이 되풀이되면 동일한 결정을 내릴 것인가?)
- 전략: 이 토픽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세상을 보는 시각이나 태도가 크게 변한 학생들에게 적합하다. 자신이 예전에 겪었던 변화에 대해 상세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하며 만약 이런 경험을 하지 못했다면 차라리 다른 토픽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
4. Describe a place or environment where you are perfectly content. What do you do or experience there, and why is it meaningful to you? (자신이 가장 만족했던 특정 장소나 환경은 무엇이고 당시 무엇을 했으며 왜 의미가 있었는가?)
- 전략: 학생이 중심에 있어야 하는 토픽이다. 장소나 환경을 묘사하되 주인공은 학생 본인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써야 한다. 많은 학생들이 ‘나의 서재’(My Study Room) 에세이를 쓰며 서재 안에 어떤 물건들이 있고 그것들이 왜 중요한지를 설명할 것이다. 이런 상투적인 내용은 피해야 한다. 뛰어난 창작력이 없으면 말이다.
5. Discuss an accomplishment or event, formal or informal, that marked your transition from childhoodto adulthood within your culture, community, or family. (유년기에서 성년기로 성장하는 변화의 시기에 사회, 문화적 또는 가정에서 성취한 것은 무엇인가.)
- 전략: 4번과 마찬가지로 학생들이 상투적인 내용을 쓰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운전면허 취득’(Getting a driver’s license) 에세이가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 토픽을 선택하면 자기만의 독특한 해석을 내리는 것이 필요하다.
<박흥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