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스포라의 고민·갈등 예술로
2014-03-14 (금) 12:00:00
▶ 민영순·조숙진·윤진미 3인 고국 초대전
▶ 서울시립미술관 기획전
조숙진의 작품(Frame).
민영순의 작품(Wearing History).
민영순 UC어바인 교수와 카파미술상 수상작가 조숙진씨가 캐나다에서 활동하는 윤진미 작가와 함께 서울시립미술관 초대로 ‘노바디’(Nobody) 전을 열고 있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중견 여성작가 3인을 초대한 이 전시회는 자의든 타의든 어린 시절 고국을 떠나 타지에서 생활해온 예술가의 작업에 스며 있는, 디아스포라의 상황에서 겪는 치열한 고민과 갈등의 흔적을 살펴보는 기획전이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매체를 넘나들며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해 발언해온 민영순 교수는 이 전시에서는 1931년부터 현재까지의 연도를 하나씩 적은 옷을 입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위안부 문제에 대해 얘기하는 퍼포먼스(‘Wearing History’)를 벌이거나, 자신이 바라본 한국 내 외국인 노동자의 모습을 영상에 담은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윤진미 작가는 이민자의 나라인데도 인종차별이 존재하는 캐나다를 표현한 작품 ‘6-7 그룹’을 선보인다. 에밀리 카 등 캐나다를 대표하는 화가가 그린 자연풍경 앞에 한국인 이민자 67명(1967년은 캐나다가 아시아계의 이민을 허용한 해)을 앉혀놓고 앞·뒷모습을 각각 촬영한 작품으로, 전시장 양쪽 벽에 데칼코마니처럼 걸린 밴쿠버 아트갤러리의 소장품이다.
조숙진은 서양 조형의 어법으로 재해석한 동양적인 작업을 소개한다. 대표적 서양가구인 의자에서 다리 부분을 잘라내 동양적인 오브제로 바꿔놓은 작업으로 주목받아온 그는 버려진 나무를 모아 만든 작품 ‘비석 풍경’과 작가가 서울 근교에서 모은 빈 액자 200여개로 이뤄진 작품 ‘노바디’를 통해 버려지고 쓸모없는 것에서 누군가의 삶의 흔적을 보여주는 ‘존재와 비존재의 접점’에 있는 작업들을 소개한다.
전시는 5월18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