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청약에서 평균 5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부산‘사직역 삼정 그린코아’ 모델하우스 앞에 방문객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조그만 시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요즘 중견 건설사들 개발사업 담당자들의 전화를 받느라 정신이 없다. 수도권의 한 택지를 분양 받는데 A씨가 운영하는 시행사의 명의를 빌려 함께 참여하자는 것. 자신들의 자회사들을 입찰에 총동원시켜 참여했지만 요즘에는 워낙 경쟁률이 높아 낙찰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높여보자는 의도에서다.
A씨는 “입찰금액이 만만찮지만 일단 좋은 택지일 경우 5~6개의 자회사까지 참여시키기도 한다”며 “특히 최근 분양시장 분위기가 좋아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고 말했다. 아파트 분양시장 분위기가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분양 시즌 전임에도 분양물량이 늘고 청약 성적도 좋은 편이다. 분양시장에 온기가 돌자 한동안 투자를 주저했던 건설사들이 서둘러 사업부지를 사들이는 등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비수기 맞아? 잇따른 분양 성공
6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분양한 아파트 14개 단지(임대 제외) 중 7개 단지가 순위 내 청약을 마감했다. 또 미달된 7개 단지 중 2곳도 일부 한두 개 주택형을 제외하고는 모두 입주자를 채웠다. 비록 일부 미분양단지가 발생하기는 했지만 비수기인데다 전달에 한개 단지만 순위 내 마감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하게 달라진 성적이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2개 단지, 2,101가구가 일반에 분양돼 모두 순위 내 마감했으며 부산에서 분양된 ‘사직역 삼정그린코아’는 232가구 모집에 1만1,680명이 몰려 평균 50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부산 연산동 일동미라주 △부산 정관신도시 이지더원 5차 △양산 물금 ‘대방 노블랜드’까지 순위 내 마감했다.
◇택지 확보전도 치열
아파트 분양시장 분위기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자 건설사들도 알짜 택지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올 초 김천혁신도시 3-1블록 택지 분양에는 총 387개 업체가 참여해 문전성시를 이뤘다.
또 잇따른 유찰로 3년째 외면 받았던 광명역세권 주상복합용지도 지난달 주인을 찾았으며 용인 서천지구 내 마지막 공동주택 용지인 5블록 입찰에는 19개 중대형 건설사가 몰리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는 호반건설·중흥건설 등 기존 중견 건설사 외에도 대형 건설사와 한동안 택지지구사업 비중을 줄였던 건설사들까지 가세하고 있어 경쟁이 더욱 심해지는 모습이다.
J건설 관계자는 “민간개발사업과 달리 공공택지는 위험이 적어 시장 분위기가 좋아지자 건설사들의 관심도 높아지는 모습”이라며 “어차피 추첨으로 낙찰자가 결정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주택건설사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월 성적이 분수령될 듯
업계에서는 이달 분양시장 상황이 올 상반기 시장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이달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전국 37곳, 2만5,443가구로 부동산시장 호황기였던 지난 2005년 이후 3월 분양물량으로는 가장 많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8,000가구 이상 늘어난 물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