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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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학년 끝날 때까진 끝난게 아니다

2014-03-0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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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입 합격자 발표시즌 주의사항

▶ 성적 추락·폭력 등 연루 ‘합격취소’ 될 수도, AP시험 준비·과외활동에 계속 최선 다해야

3월은 12학년 학생들에게는 잔인한 달이다. 지원했던 대학에서 합격 통보가 날아오면 다행이지만 그 반대로 불합격 통보를 받게 되면 아무래도 좌절하고 낙망하기 쉽다. 조기 지원한 학생들 가운데 일부는 이미 자신이 진학할 대학을 결정했겠지만 정시로 대학에 지원한 12학년생들은 대학들로부터 곧 합격여부 통보를 받게 된다. 학생들이 꼭 알아야 할 것은 합격 통보를 받더라도 가을에 캠퍼스 입학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12학년 때 성적이 떨어진 이유로 대학들이 합격을 취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렵게 이룬 드림스쿨 합격이 취소되는 것은 학생, 학부모들에게는 청천병력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대학에 입학하는 그 순간까지 방심해서는 안 된다.

한편 원하던 학교에서 입학허가를 받지 못한 수험생들도 실망은 금물이다. 미국은 기회의 나라이다. 한번 대학 입시에서 실패했다고 해서 인생이 끝난 것처럼 절망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자기 수준보다 낮은 대학에 들어가서 장학생으로 학교를 다닐 수도 있고 여러 가지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보내는 합격 통지서를 꼼꼼히 읽어보면 ‘조건부’(conditional)라는 단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가을에 대학 캠퍼스에 입성하기 전까지 할 일이 남아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된다. 대입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긴장해 있을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을 위한 최종 대입 전략을 점검한다.


■졸업하는 날까지 성적관리에 최선을 다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졸업식 날까지 최선을 다해 11학년까지 얻어낸 우수한 학업성적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다. ‘12학년 병’에 걸려 학업을 게을리 하고 친구들과 놀자 분위기에 휩쓸리면 공든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

대학들이 합격을 취소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성적이다. 일부 학생들은 대학 입학원서 제출을 마무리한 뒤 긴장이 풀어져 12학년 성적관리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행동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한 남학생은 수년 전 한 UC계열 대학에 합격했으나 12학년 가을학기 때 택한 AP 화학 클래스에서 낙제점인 ‘F’를 받아 대학으로부터 왜 그런 성적을 받았는지 해명하라는 내용의 편지를 받았다.

당시 부모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관계가 악화돼 별거에 들어간 것이 자신의 심리상태에 악영향을 끼쳐 학교 공부를 충실히 할 수 없었다는 내용의 해명서를 제출해서 간신히 합격이 취소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미 전국 대학 카운슬링협회(NACAC)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8년 미국 대학의 21%가 일부 학생들의 합격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으며 합격 취소 건수는 대학 당 10건이었다.

대학들이 합격을 취소한 이유는 ▲12학년 때 학업성적 저조(65%) ▲규율문제(35%) ▲입학원서 내용 허위 기재(29%) 등으로 나타났다. 규율위반에는 폭력과 마약, 그리고 음주 등 여러 형태가 있는데 특히 폭력을 휘두른 학생의 51.2%가 철회 통보를 받았으며 시험 때 부정행위를 저지른 학생의 34.5%가 합격이 취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립대학(59%)보다는 공립대학(83%)에서 성적 추락에 대한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여긴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AP 과목들을 택하고 있을 경우 오는 5월에 있을 AP 시험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지금까지 해온 과외활동도 열심히 하도록 한다.


아이비 드림의 이정석 대표는 “보통 12학년 2학기에 접어들고 대입 합격 소식이 들려오면 정신이 해이해져 AP 과목을 수강하고도 시험엔 정작 응시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AP에서 4점 이상의 좋은 점수를 받아 대학 크레딧도 면제 받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5월1일까지 등록의사를 표시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여러 대학으로부터 합격 통지를 받게 된다. 합격의 기쁨도 잠시일 뿐 몇 주간 학생들은 두툼한 합격 통지서를 보내온 대학들 가운데 어디로 진학할 지에 대해 머리를 싸매고 고민해야 한다. 학부모와 자녀들의 고민은 과연 어느 대학에 입학했을 때 자녀의 미래에 더욱 도움이 되는 것인지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험생 자신의 의지이다. 그러나 살면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학부모의 조언도 무시할 수 없다.

요즘처럼 대학을 졸업하고도 제대로 된 일자리를 잡기가 힘들 때에는 학부만 마치고 취업을 할 것인지 아니면 대학원까지 진학을 할 것인지 미리 검토하고 이에 근거해서 최소한 10년 앞을 내다본 결정을 할 필요가 있다.

4월에 있는 일주일의 봄방학 기간에 합격한 대학들을 방문하는 것도 최종 결정을 내리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학들은 5월1일까지 학생들이 등록의사(SIR)를 표시하길 요구한다. SIR 표시와 함께 일정액의 디파짓도 대학에 보내야 한다.


■재정보조를 점검한다

요즘은 대학 입학에 가장 중요한 변수가 바로 재정보조이다.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비록 합격했다 할지라도 재정보조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면 심각하게 고민할 문제이다.

물론 이 대학이 아니면 안 된다는 어떤 특별한 요인이 있다면 모르지만 특정 대학을 가야만 직성이 풀리는 ‘명문대 병’이 있다면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은 대학의 서열이 매겨져 있거나 학벌로 인해 사회활동의 지장을 초래하는 나라는 아니다. 물론 US 뉴스월드&리포트 등 언론과 기관에서 매해 명문대 순위를 나름대로 기준에 맞춰 발표하지만 이것은 단지 참고사항일 뿐 명문 사립대나 공립대를 나왔다고 해서 사회적인 출세가 보장되진 않는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실력이다.

따라서 부모의 경제적 형편이 여유가 있지 않는 한 가능하면 재정보조가 후한 대학을 선택하는 편이 현명하다. 장학금을 준다면 더 말할 나위 없다.

전공인지 대학원까지 입학해야 하는 전공인지에 따라 재정보조를 심각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어쨌든 대학 측에서 보내오는 재정보조나 장학금의 내용이 들어 있는 재정보조 통지서를 꼼꼼히 읽어본다. 일단 재정보조 내용에 만족하면 이 편지를 사인해 보낸다.

또한 캠퍼스 기숙사 신청서 등도 보내야 할 경우 서두르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신입생들은 기숙사에서 지내는 것을 원하는데 보통 대학들은 입학 정원보다 기숙사 자리가 다소 부족한 경우가 많다.


■더블 디파짓을 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여러 대학에서 합격했을 경우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을 하게 마련이다. 정말 어느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것인지 충분히 고려하는 것까지 좋지만 진학할 대학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2개 이상의 대학에 디파짓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더블 디파짓을 할 경우 해당 대학 대기자 명단에 올라 있는 지원자 중 합격할 가능성이 있는 학생의 앞길을 막아버리는 것으로 간주돼 대학으로부터 합격을 취소 당할 수도 있다.


■소셜네트웍 사이트의 부적절한 정보를 삭제한다

요즘은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도 소셜네트웍에서 평소 본인의 소비 및 생활습관을 첵업하는 세상이 되었다.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친구들만 볼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대학 입학사정관들도 들여다볼 수 있다. 친구들과 술을 마신다거나 부적절한 사진을 사이트에 올려놓을 경우 이를 보는 대학 관계자가 어떤 생각을 할지 너무 뻔하다.


■재기를 노린다

만약에 원하는 드림 대학에 합격하지 못했을 경우 편입을 노리는 것도 괜찮다. 편입을 위해 신입생 때 학과공부를 더욱 더 열심히 할 것이고 또한 목표의식이 뚜렷해지면 시간을 절약해서 쓸 것이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도 옥시덴탈 칼리지에서 컬럼비아대로 편입한 후 하버드 법대에 진학했다.

학부에서 편입에 실패했다 할지라도 명문 대학원을 목표로 공부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사실 요즘은 대학원에 많이 진학하는 추세이다. 경쟁이 좀 덜한 대학에서 좋은 학점을 이수한 후 명문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이 경쟁이 심한 대학에서 학점을 제대로 받지 못해 명문 대학원 진학에 실패하는 것보다 나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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