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제화씨가 자신의 스튜디오에 걸린 독일 뮤지엄 전시 출품작들을 보여주고 있다.
화가 유제화씨가 독일 빌헬름 모르그너하우스 뮤지엄 초대로 LA작가 18인전에 참가한다.
‘트랜스 앤젤스’(Trans Angels)란 제목으로 오는 4월13일부터 5월28일까지 열리는 이 그룹전에 유일한 한인작가로 참여하는 유제화씨는 회화 대작 3점과 소품 7점, 대형 캔버스 설치 3점, 나무소재의 소품들 등 총 14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트랜스 앤젤스’는 독일을 시작으로 앞으로 3년 동안 유럽 여러 도시의 뮤지엄을 순회하며 전시가 계속될 예정이다.
7세 때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홍익대 미대(BFA)와 칼스테이트 LA(MFA)를 졸업하고 평생 화가로서 외길을 걸어온 유제화씨는 ‘아무 것도 치장하지 않은 상태의 자연과 우주’가 그의 오랜 화두로 무한한 공간, 자연의 순수, 치열하고 원초적인 힘이 가득한 작업을 하고 있다.
언제나 거침없는 자유가 펼쳐지는 대작으로 자연과 우주를 표현하는 그의 작품은 가득 채워졌다가 종국에는 텅 비워진 공간을 보여준다. 모든 것이 쌓이고 또 쌓이다가 결국 지워지고 소멸돼 흔적조차 거의 없어진 공허만이 남은 작품이다.
검은 색이 쌓여 큰 블랙홀을 이룬 ‘보이드’(Void)는 모든 기억과 과거를 지우고 다 삼켜버린 거대한 동공이다. 그렇게 지우고 삼키다가 다시 공간이 그리워져 다시 흔적을 계속 지워나간 것이 ‘스페이스’(Space).
바닥에 설치한 캔버스작품 ‘힐스’(Hills)는 사막을 좋아하는 그가 사막에서 자주 만나는 언덕의 신측오묘한 색들을 표현한 작품이고, 버려진 나무쪼가리들을 모아다 장난치듯 만들어본 ‘윈드 시티’(Wind City)는 사라져가는 도시를 표현해본 설치 소품이다.
<정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