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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화의 거장’ ‘몰골화의 진수’ 만난다

2014-02-2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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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북화가 정창모 화백‘통일은 대박.한반도의 꿈’전

▶ 15일부터 뉴저지 해켄색 리버사이드 갤러리

‘조선화의 거장’ ‘몰골화의 진수’ 만난다

고향을 그리워하다 2010년 작고한 정창모 화백(사진 위) . 닭들과 병아리들의 정겨운 모습을 그린 ‘깊은 정’.

조선미술협회 신동훈 회장 수집품
화조.풍경화 등 몰골기법 작품 20여점 선봬

북한 조선화의 거장 정창모 화백의 작품전이 뉴저지 한인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미국 조선미술협회가 지난 15일부터 2개월여 동안 뉴저지 해켄색에 위치한 리버사이드 갤러리에서 정 화백의 작품 20여점을 선보이는 ‘통일은 대박-한반도의 꿈’ 전시회를 연다.

전라북도 전주에서 출생, 한국전쟁 때 월북한 정창모 화백(1931~2010)은 생전 남쪽 고향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고향집’과 ‘보금자리를 찾아서’, 부전호의 락조‘ 등의 이번 작품속에 담아냈다. 조선화의 전 기간에 걸쳐 모두가 공인하는 최고거장으로, 몰골화조분야에서 가장 우수한 업적을 보여주며 현대 조선화발전에 중요한 기여를 했던 인물이다.


화조화·인물화·풍경화·정물화 등 조선화의 각 장르는 물론, 미술 이론에도 두루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북만의 봄’, ‘금강산계곡’, ‘만경대의 봄’, ‘비봉폭포의 가을’, ‘백두산의 봄’, ‘금부리의 가을’, ‘분계선의 옛집터’ 외에도 이번에 전시되는 ‘묘향산 상원동의 아침’, ‘고양이‘, ‘모란‘, ‘보덕암‘, ‘비상‘, ‘그윽한 향기‘, ‘깊은 정‘ 등 3,000여점이 넘는 작품을 남겼다. 현재 100여 점이 북한의 국보급으로 인정받아 조선미술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대부분의 작품이 부드럽고 간결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회화 기법으로 묘사되어 있다. 특히 1966년 제9차 국가미술전람회에 출품한 ‘북만의 봄’은 국제미술전람회에서 10여 회의 금상과 특별상을 받는 등 국제적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이번 뉴저지 개인전에는 경기도 일산 출신으로 1977년 미국으로 이주해 북한 그림에 관심을 갖고 수집해 온 조선미술협회의 신동훈 회장이 수집해온 그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남북분단이라는 비극적인 운명과 험난하고도 고단한 삶을 버티며 치열하게 예술혼을 불살랐던 정 화백은 한국전쟁이라는 참화속에서 붓을 들고 절규했던 박수근(1914~1965)이나 이중섭(1916-1956)에 버금가는 주요 걸작들을 남겼다.

조선의 천재화가 장승업을 잇는 몰골화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그는 한국화 고유의 몰골법(밑그림 없이 일필휘지로 한번에 그리는 화법)을 현대적 미감에 맞게 발전시켜 활달한 필치와 선명한 색상, 시적인 정서가 짙게 배인 작품을 그렸다.

부드럽고 유연한 조화로 통일된 그림은 자그마한 부분과 세부까지도 빈틈없이 실상 그대로의 모습으로 재치있게 그려짐으로써 친근감을 줄뿐만 아니라 커라단 미적정서를 불러일으킨다.

그의 그림은 사색을 불러일으키는 예술적형상으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특히 풍경화에서 남다른 재능을 보여줌으로써 주요 미술대상은 물론 미술전람회 작품창작에서 혁혁한 성과를 이룩했다.

‘남강의 겨울’이 2005년 제8회 베이징 국제미술제에서 최고상인 금상을 받으며 이름을 세계에 알렸다. ‘대한민국 5만원 권 신사임당’을 그린 이종상(1938~)과 정창모가 남북분단시대를 통탄하며 약속했던 2인전은 정 화백이 2010년 갑자기 세상을 뜨는 바람에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정창모 개인전에는 강렬한 채색의 거칠고 힘이 솟는 고인의 붓놀림과 기운을 느낄 수 있다.

<갤러리 정보>▲장소: Riverside Gallery, Suite 201 One Riverside Square(리버사이드몰내), 390 Hackensack Avenue, Hackensack, NJ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9시(월~토요일) ▲문의: 201-488-3005(B), 201-359-5522(C)<김진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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