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자리 증가로 잠재수요 풀릴듯
▶ 모기지 금리 안정 여부가 관건, 소비자심리 개선 시장환경 좋아
올해 신규 주택시장 전망이 매우 밝다. 지난해 이미 큰 폭으로 증가한 신규 주택 판매가 올해도 약 4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방 센서스국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된 신규 주택 물량은 약 42만8,000채. 2012년에 비해 약 16.4% 증가한 수치로 3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전반적인 경제 여건에 큰 변화만 없다면 올해 신규 주택 판매는 작년보다 약 40% 늘어난 약 60만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신규 주택 시장이 본격적으로 살아나려면 일자리 증가, 신용경색 완화, 소비자 신뢰 개선 등이 뒷받침 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속적인 일자리 증가
올해 신규 주택 판매가 늘어나기 위해서는 일자리 증가가 관건이다. 이미 지난해 만족스러운 실적을 보인 고용시장이 올해까지 이어진다면 신규 주택 시장의 전망은 매우 밝다. 지난해 신규 고용이 늘었지만 대개 바로 신규 주택 판매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 취직된 기업이 계속 고용을 늘려가는 등 고용시장에서 전반적으로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야 이에 안심이 된 잠재 주택 수요가 직접 주택 구입에 나서기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올해 일자리 증가에 따른 신규 주택 판매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연방 노동국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시장은 월평균 약 18만2,000개의 일자리를 추가하는 데 성공했다. 기업들이 경제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커질 것으로 기대되는 올해는 신규 고용이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월스트릿 저널이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올해 일자리는 월평균 약 20만개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고용시장 전망이 매우 밝은 편이다.
‘전국주택건설업협회’(NAHB) 데이빗 크로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도 고용시장이 회복세가 이어지면 그동안 억제된 주택구입 수요가 풀릴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월스트릿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전망했다.
■크레딧 점수 기준 완화
올해 모기지 대출 기준 강화로 주택시장과 융자시장이 잔뜩 긴장 중이다. 모기지 대출심사 기준 중 하나인 부채 비율이 대폭 강화됐으며 수수료도 줄줄이 오를 예정이다. 여기에 모기지 금리까지 상승할 전망이어서 주택 시장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그러나 다행히 모기지 금리 상승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소폭 하락 중이다. 또 크레딧 점수 기준이 완화되는 추세여서 신규 주택 판매 업체가 여기에 희망을 걸고 있다.
크레딧 점수 기준은 완화 추세는 이미 지난해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월스트릿 저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발급된 컨벤셔널 융자에 적용된 평균 크레딧 점수는 약 756점으로 1년 전 761점보다 소폭 떨어졌다. 컨벤셔널 융자는 국영 모기지 기관인 프레디맥이나 패니매가 보증하는 융자로 대부분의 은행이 두 기관의 발급기준에 맞춰 대출을 심사한다.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재융자 수요가 급감하면서 신규 모기지 대출 발급 때 크레딧 점수 등 대출기준 완화에 나서는 은행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마크 잰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금리 상승이 확실시 되는 올해 주택 융자 시장에서의 신용 완화 여부가 올해 신규 주택 시장 판매 실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모기지 금리 서서히 올라줘야
올해 안에 현재보다 약 1%포인트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모기지 금리의 상승 속도도 신규 주택 판매 실적에 관건이다. 주택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신규 주택 판매가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모기지 금리 상승 속도에 따라 얼마든지 제자리걸음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조건을 달고 있다.
지난해 초 주택매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자 주택 구입 수요가 대거 신규 주택 시장으로 흡수된 바 있다. 수년간 잠잠했던 신규 주택 시장은 덕분에 큰 폭의 판매 증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5월부터 9월 사이 모기지 금리가 약 1%포인트 오르자 신규 주택 시장이 다시 잠잠해지는 등 금리 상승 여파로 판매 실적이 저조해졌다.
올해 초부터는 신규 주택 분양업체들이 경쟁적으로 판매가를 인상하면서 신규 주택 수요는 더욱 감소한 상태다. 현재까지 이렇다 할 모기지 금리상승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연방정부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투자기관과 은행 측이 조금만 민감하게 반응해도 모기지 금리는 순식간에 오를 수 있다. 모기지 금리가 약 1%포인트 오르면 신규 주택에 적용되는 모기지 페이먼트 비용도 월 약 100달러씩 상승하는 결과가 발생한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로렌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말까지 모기지 금리가 약 5.3%대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문제는 금리 상승폭이 아니라 상승 속도로 지난해와 같은 급격한 상승만 없다면 신규 주택 판매가 원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신축 속도도 관건
지난해 주택 신축이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여전히 과거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주택 신축 물량(단독주택, 다세대주택 포함)은 약 92만3,400채로 2012년(약 78만600채)에 비해 크게 늘었다.
그러나 연간 약 160만~170만채에 달하는 과거 평균 물량과 비교하면 신축 물량은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여전히 부족한 신규 주택 공급량이 증가하면 생애 첫 주택 구입자들의 주택 시장 진입이 원활해지는 효과가 기대된다. 아직까지도 주택 매물 부족으로 첫 주택 구입자들은 주택 구입 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주택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신규 주택 착공 실적은 약 100만~120만채로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택시장이 회복되면서 그동안 부족했던 신축 부지 매물이 최근 쏟아져 나와 주택 신축 증가가 가능해졌다. 재판매 주택 매물이 부족한 점도 주택 건축 업체들이 주택 신축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NAR에 따르면 지난해 재판매 주택 매물의 시장 대기기간은 약 4.6개월로 공급이 정상일 때의 약 6.5개월에 비해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소비자심리 안정 수준
지난해 모기지 금리 상승과 정부 폐쇄 등의 사태로 소비자 심리가 일시에 추락한 바 있다. 신규 주택시장도 이에 큰 타격을 입고 회복 모멘텀이 사라질 뻔한 위기를 겪었다. 만약 소비자 심리를 흔들만한 현상이 발생하면 신규 주택 판매가 다시 정체를 겪을 수도 있다. 다행히 고용시장 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고 경제 지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어 신규 주택 시장에는 희소식이다.
마크 잰디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 회복이 지속되면서 소비자 심리가 안정적으로 개선중이다”라며 “가주, 텍사스, 플로리다 등에서는 다시 투자 목적으로 주택 구입에 나서려는 심리가 확산중이다”라고 분석했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