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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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비 아끼며 4년제로 가는 징검다리

2014-01-2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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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뮤니티 칼리지

▶ 강의 스케줄 유연·규모 작아 교수 접촉 용이, 과외활동 등 캠퍼스 라이프 즐기기는 힘들어

2014년 가을학기 UC계열 지원자수가 역대 최고를 기록한 가운데 올 가을학기 신입 및 편입생 지원 현황에 따르면 신입은 14만8,450명, 편입은 3만4,822명으로 신입과 편입을 포함해 역대 최고인 18만3,272명이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자 가운데 편입은 19%의 비율을 차지해 지원자 가운데 10명에 2명꼴로 편입생이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커뮤니티 칼리지의 비중이 이제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인 학생들의 경우 편입은 899명이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는 데 이 가운데 커뮤니티 칼리지를 통한 편입이 태반을 차지할 것으로 추산된다. 그만큼 커뮤니티 칼리지에 재학하는 한인 학생수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2년동안 필수과목을 공부한 후 4년제 대학으로 편입하면 학비가 절약된다는 점에서 날이 갈수록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커뮤니티 칼리지의 장단점에 대해 알아본다.


■커뮤니티 칼리지는

커뮤니티 칼리지는 한국식으로 표현하면 2년제 전문대학으로 비유할 수 있다. 그렇지만 미국의 커뮤니티 칼리지는 보통 4년제 대학의 편입 통로로 활용되기도 하고 직업교육 장소가 되기도 한다. 때로는 12학년 학생들이 여름방학에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받은 학점을 대학에 제출하기도 하는 등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이용할 수 있는 실용학문의 전당 역할을 한다. 또한 전공을 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여러 교양과목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수강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경제위기 이후 교육예산 삭감으로 여름에 강좌를 폐쇄하기도 하고 또한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듣지 못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뮤니티 칼리지는 미국 교육의 실용적인 정신이 가장 잘 표현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부자들은 자녀들이 4학년제 대학에 입학허가를 받아도 일부러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에 입학해서 학비와 생활비를 절감하게 하는 방법을 익히게도 한다. 최근에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이 여의치않아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취업에 도움이 되는 실용교육을 받기도 하는 등 커뮤니티의 활용도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장점

1. 편입에 용이

수많은 신입생들이 대학입학 1년 후 이런 저런 이유로 전학을 한다. 커뮤니티 칼리지에 재학할 경우에는 4년제 대학으로 전학하기 전에 본인이 필요한 과목을 2년 동안 이수할 수 있다. 물론 4년제 대학 편입에 필요한 과목을 들을 필요가 있다.

LA의 대표적인 커뮤니티 칼리지인 샌타모니카 칼리지의 경우 매해 UC 편입인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요즘은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라도 일부러 커뮤니티 칼리지를 선택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러나 자칫 학업의 흐름을 놓쳐서 4년제 대학으로의 편입 기회를 놓치는 것은 중대한 실수임에 틀립없다.


2. 저렴한 학비


대부분의 학생들이 커뮤니티 칼리지에 진학하는 이유는 재정적인 이점 때문이다. 4년제 대학학자금의 폭등 속에서도 커뮤니티 칼리지의 학비는 학기당 풀타임으로 등록한다고 해도 2,000여달러 이하이다. 4년제 대학에 처음부터 입학해서 연간 5만달러 안팎의 등록금과 기숙사비를 부담하느니 차라리 커뮤니티 칼리지에 입학해서 5,000달러 안팎의 저렴한 학비와 용돈으로 공부를 한다면 이보다 더 경제적일 수 없다. 어떤 전공이 결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한 과목에 수천달러씩 투자하면서 듣는 4년제 대학의 학과목보다 한 과목에 수십~수백달러씩만 들여도 수강할 있는 커뮤니티 칼리지를 비교하면 어느 것이 더 경제적인지 물어보나 마나이다.


3. 유연한 스케쥴

많은 대학생들이 학교에 재학하면서 일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왜냐하면 낮에 클래스가 대부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커뮤니티 칼리지는 밤에도 클래스가 많기 때문에 주경야독 스타일로 낮에 일하고 밤에 공부할 수 있다. 즉 클래스 스케쥴이 매우 유연하다. 또한 이 과목, 저 과목을 수강하면서 무엇을 전공해야 할지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도 있다.


4. 작은 클래스 규모

클래스 규모가 등록금에 비해 작아서 교수들과 일 대 일 접촉이 가능하다. 4년제 종합대학의 경우 교양과목을 수백명의 학생들이 대강당에서 수강하는 경우도 있어 교수와의 접촉은 사실상 쉽지 않은 데다가 교수보다는 조교들이 강의하는 경우가 더 많아 학생들 입장에서는 손해라고 볼 수도 있다.


5. 교수와의 접촉 용이

명문 종합 대학에 좋은 교수가 많은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강의보다 리서치에 치중하는 경우가 많으며 강의를 한다고 해도 대학원이나 박사과정에서 하기 때문에 대학생들이 유명 교수를 접하기는 쉽지 않다. 커뮤니티 칼리지는 이에 비해 학생들이 양질의 교수들을 쉽게 접촉할 수 있다. 많은 교수들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시간을 내서 점검해 준다.


■단점

1. 4년제 대학의 편입이 보장된 것 아니다

흔히들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열심히 공부하면 4년제 대학으로의 편입은 ‘따놓은 당상’으로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실제로 4년제 대학의 편입에 성공하는 학생의 비율은 30~40%에 불과하다. 즉 안이한 생각을 가지고 커뮤니티 칼리지에 입학했다가는 큰 코 다치기 십상이라는 이야기이다.


2. 제한된 커리큘럼

커뮤니티 칼리지는 2년제 대학이다. 4년제 학사학위를 원한다면 어떤 시점에 4년제 종합대학으로 편입을 해야 한다. 즉 어떻게 보면 거쳐가는 자리이지 정착하는 자리는 아닌 셈이다.

강좌도 4년제 종합대학에 비해서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편입을 할려고 마음먹었다면 필수과목들을 제때에 등록해서 강의를 놓치지 않도록 신경을 바짝 써야 한다.


3. 적은 학습량

학습량이 4년제 대학에 비해 매우 적다. 물론 기말고사나 중간고사 등 중요한 시험을 볼 때는 많겠지만 말이다. 따라서 학업의 동기요인이 제공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스스로 공부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본인이 스케줄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4년제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학습량이 적기 때문에 해이해지기 쉽다.


4. 과외활동의 제한

학생활동이 아무래도 4년제 대학에 비해서는 저조할 수밖에 없다. 학생회나 서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다지 활발하기 힘들다. 학생들과 교수 사이의 활발한 토론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일부 우수한 학생의 경우 교수가 관심을 갖고 지도해 줄 수 있는 기회도 있다.


5. 캠퍼스 라이프가 없다

4년제 대학은 운동팀도 있고 서클활동도 있으며 기숙사가 있어 학생들 간에 어울릴 기회가 많다.

그러나 커뮤니티 칼리지의 경우 일하는 학생들이 많아 사실상 학생들끼리 어울릴 기회가 많지 않다. 또래 학생들 간에 어울리면서 캠퍼스 라이프를 즐기고 학창시절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는 커뮤니티 칼리지는 적당치 않다.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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